생활속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

돈 없이도 베풀 수 있는 일곱 가지

허슬똑띠 2022. 4. 20.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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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재칠시(無財七施)는 삶의 윤활유이다.

베풀고 나누는 것은 있고 없음의 문제가 아니다. '광에서 인심 난다'하여 우리는 흔히 가진 것이 충분해야 남에게 보시할 수 있다고 여긴다. 하지만 돈이 없어도 베풀 수 있고 나눌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이보다 더 좋은 것이 어디 있을까? 꼭 무엇을 바라고 베푼 다기 보다는 베풀면서 스스로를 충족시킴과 동시에 남에게도 같은 느낌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복이 흘러들어오며 하는 일마다 슬슬 잘 풀릴 것이다. 과연 그렇게 될까라는 의구심을 버리고 자주 시도해봄이 어떨까? 없이도 베풀 수 방법에는 일곱 가지가 있는데 바로 무재칠시(無財七施)이다.

첫째, 화안시(和顔施)다. 부드러운 얼굴로 베풀라는 것이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 밝게 웃는데 대적할 장사 없다. 얼굴빛이 좋으면 만사가 좋은 법이다. 부모에게나 자식에게나 배우자에게나 상사에게나 웃는 낯빛과 부드러운 얼굴은 최상의 존중이요, 대화법이다. 아침을 부드러운 얼굴로 시작하는 사람은 하루가 좋고, 하루를 좋은 얼굴로 사는 사람은 인생이 피기 마련이다. 얼굴 성형을 하는 것은 돈과 위험부담이 수반되지만 자기 얼굴에 미소를 머금는 것은 내 마음의 선택만으로 가능하다. 그러니 스스로 부드러운 얼굴을 선택하라. 그리고 부드러운 얼굴로 베풀라. 그러면 만사가 풀린다.

둘째, 언사시(言辭施)다. 좋은 말씨로 베풀라는 말이다. 좋은 말씨란 상대를 배려하는 말 씀씀이다. 말을 잘못하면 칼이 되고, 말을 잘 쓰면 천 냥 빚도 감는다. 아울러 말 씀씀이가 사람의 품격을 가늠케 한다. 품(品)자는 입 구(口)자가 세 개 모인 것이다. 결국 입에서 품격도 나온다.

셋째, 심시(心施)다. 마음가짐을 좋게 해 베풀라는 말이다. 마음가짐을 좋게 한다는 것은 마음의 생태계를 늘 안정시켜 불안하지 않고 평정되게 하는 것이다. 성숙한 사람은 자기 마음의 온도계대로 상대를 대하지 않는다. 자기를 둘러싼 바깥 기온이 덥다고 짜증내고 춥다고 호들갑 떨지 않는다. 오히려 온도조절계처럼 추웠다 더웠다 하는 외부 기온을 적절하게 컨트롤해 안정되고 일관되며 평정된 마음으로 사람들을 대한다. 거기서 신뢰가 꽃핀다.

 

 

넷째, 안시(眼施)다. 좋은 눈빛으로 베풀라는 것이다. 예로부터 눈빛을 바로 하는 것이 수양의 첫걸음이자 사람을 대하는 기본이었다. 어른을 대할 때, 자녀를 대할 때, 아내와 남편을 대할 때, 그리고 상사와 동료를 대할 때, 또 아랫사람을 대할 때 좋은 눈빛이면 만사가 평화롭다. '좋은 눈빛'은 곧 좋은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다섯째, 지시(指施)다. 지시하거나 부리더라도 좋게 하라는 것이다. 살다 보면 누군가에게 지시하고 부릴 일이 있게 마련이다. 그런데 아무리 어렵고 힘든 일을 시켜도 정작 일하는 이가 자부심과 긍지를 느끼게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사소한 잔심부름을 시켜도 일하는 이의 자존심을 상하게 만드는 사람이 있다. 그 차이는 '인정(認定)'에 있다. 그러니 누군가를 진정으로 부리고자 한다면 먼저 그의 존재감을 인정해 주라. 사람을 인정한 후 부리면 뒤탈이 없다. 아니 사람이란 인정받고 있다고 믿으면 목숨을 걸 만큼 충성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그 사람의 존재감을 인정하지 않고 부리면 반드시 화가 미친다.

여섯째, 상좌시(牀座施)다. 앉을 자리를 배려해 주라는 것이다. 설사 앙숙 같은 사람일지라도 그의 앉을 자리를 도려내지 마라. 오히려 앉을 자리를 마련해 주라. 그 경쟁자가 나를 밟고 가는 것이 아니라 되레 나를 더 키운다. 라이벌 없이 크는 영웅은 없는 법이다.

일곱째, 방사시(房舍施)다. 쉴 만한 방을 내주라는 것이다. 남에게 내 방마저 내주면 나는 어떻게 하느냐고 걱정하지 마라. 사람들에게 쉴 만한 공간을 내주는 이상으로 나의 존재영역은 더 커지기 때문이다.

(사족)

돈 없이도 베푸는 방법을 곰곰 음미해보면 베푼다는 것이 아주 간단한 것 같으면서도 막상 실행하려면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을 겁니다. 그만큼 우리에게는 부드러움보다는 뻣뻣함에 더 숙달되어 있고 이타심보다는 이기심이 더 크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그러하다해도 무재칠시는 우리 삶의 윤활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음속에 조금이라도 쌓인 부정적인 먼지를 털어내고 무재칠시를 골고루 뿌려보십시오. 남을 위한 일이기도 하지만 진정으로는 자신을 위한 일이기도 하다는 것을 마음에 담아두시고요. 그러다보면 어긋나서 삐걱거리던 마음속 갈등이 점차 활기를 띠면서 진짜 마음의 봄이 올 것입니다.

참고로 이 글은 잡보장경(雜寶藏經)에 나오는 것입니다. 잡보장경은 부처님의 비유설법에 해당하는 경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모두 10권으로 구성되었으며, 그 안에 121편의 인연(因緣)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그 안에는 효행(孝行), 비방(誹謗)의 경계(境界), 보시(布施) 등 우리의 일상에서 중요한 교훈에 관한 이야기도 있으며, 부처님의 교화에 관한 내용과 함께 부처님의 전생 이야기도 풍부하게 담겨 있습니다. 마치 옛날이야기를 풀어나가듯 친숙하고도 흥미롭게 전개되는 설법내용을 따라가다 보면, 그 안에 중요한 깨달음의 화두들이 담겨져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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