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스토리

여기에는 무공해와 지상낙원이라는 두 가지 명제가 붙어 다녔다. (염빙 바이러스 (제25회 최종회))

허슬똑띠 2023. 1. 24.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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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이곳을 ‘신세계’라 불렀다.

 

18. 에필로그


  수개월에 걸친 염빙바이러스 즉 해빙의 제거작전은 완벽하게 성공을 거두었다. 표면뿐만 아니라 바다 속의 해빙 뿌리까지 완전히 암석화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제 검은 암석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섬이 탄생한 것이다. 암석 평원을 조사하면서, 사라졌던 선박과 선원들로 추정되는 바위를 발견하고 조심스럽게 깨뜨리니 원래의 모습이 그대로 나타났다. 먼저 사망한 선원들의 시신을 수습하고 나서 선박들은 원래의 자리에 그대로 보존하기로 했다. 


  삼국의 정상들이 한국에 모여 거대한 돌섬의 처리 문제를 놓고 회담을 하게 되었다. 우선 이를 1/3씩 균등 분할하여 점유하기로 결정했다. 섬 북부 지역은 한국이 그리고 남부지역을 동서로 나누어 서부는 중국이 동부는 일본이 차지하기로 합의하였다. 그러나 당장 용암처럼 생긴 바위투성이의 땅을 활용할 뾰족한 방법이 없었다. 무엇보다도 염빙바이러스가 퇴치되기는 하였으나 이로부터 생겨난 섬이었기 때문에 혹시 심각한 후유증이 있을지 모른 다는 것이 최대의 난점이었다.


  다시 이창곤이 방안을 제시했다. R바이러스는 암석화를 시키는 성질이 주된 것이나 이에 접목시킨 합성박테리아는 그 바위에 기공을 만드는 역할을 했으므로 이 박테리아의 성질을 강화시키면 가능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모두들 동의했다. 합동연구팀이 연구에 착수한 지 6개월도 채 안되어 이창곤이 팀장을 맡은 한국팀이 암석에 수많은 기공을 만들어내다가 마지막에는 완벽하게 토양으로 변환시키는 박테리아를 만들어 내었다. 이 작업은 ‘환생 작전’라 명명되어 차근차근 그러나 신속하게 진행되었다. 그리하여 새로운 세상의 문이 열리게 된 것이다.


  정부는 ‘신세계 프로젝트’라 명명된 새로운 영토에 대한 개발계획을 수립하였다. 여기에는 무공해와 지상낙원이라는 두 가지 명제가 붙어 다녔다. 전설적인 아틀란티스 이상의 문명을 향유하면서도 이상향의 낙원 유토피아 못지않은 낭만과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만들자는 의지가 확고하게 실려 있었다. 이는 단순한 영토의 확장만이 아니라 말 그대로 새로운 세계를 만들자는 정신이 근저에 깔린 것이다. 본토에서 지금까지 잘못 시행되어 왔던 것을 신세계에서는 더 이상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다짐 역시 담겨있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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