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스토리

인공석유 기술 역시 분쟁을 조장하고 피를 부를 수 있다는 점 명심하여야 한다. (운명은 숙명이 드리우는 오묘한 그림자(제8회))

허슬똑띠 2023. 2. 1. 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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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줄위에 춤추는 무서운 악연의 끝은?

 

아버지와의 대화(계속)

 

"그런데요~ 그 동안 많은 과학자들이 석유가 당연히 화석연료이고, 이것은 결국 식물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그렇다면 인공적으로 만들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서 수많은 시도를 했었다고 하던데요?

그런데 이제까지는 모두 실패로 끝나고 말았답니다. 그렇다면 석유가 식물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고, 그래서 골드가 주장한 것처럼 석유의 주성분인 탄화수소가 어쩜 원래부터 우리 지구에 그렇게 생겨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되던데요."

 

"너의 그 생각은 전혀 잘못이 없단다. 네가 말한 인공석유개발이 실패한 것은 실제로 있었던 일이니까 이것이 골드의 주장을 간접적으로 증명해 주는 것 아니냐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당연하지.

다만~ 이 아빠는 조금 전에 얘기했다시피 식물에도 탄화수소가 존재한다는, 바로 이점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던 거야. 이게 천연석유의 원천과 같은 맥락이라고 본다면, 거기에서 석유의 구성 물질을 직접 뽑아 낼 수도 있다는 것을 은연중 나타낸다고 볼 수도 있지 않겠니? 그래서 나는 나의 생각이 옳다는 믿음을 버리지 않았단다.

 

그리고 또 한 가지! 고전적 화학이론에서는 모든 연소성 물질에는 가상적인 불인 ‘플로지스톤’이 있었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지. 그래서 모든 물질은 이 플로지스톤과 재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 적도 있어. 지금은 연소 작용에 필요한 절대적인 요소가 산소라는 것으로 밝혀져 폐기된 이론에 지나지 않지만.

그러나 나는 이와 같은 플로지스톤 가설을 새로운 각도로 접목시켜보았지. 즉 식물 속에 내재해 있는 탄화수소를 순식간에 빠져 나오게 하는 가상적인 매개체가 있을 것이라고 말이야. 그래서 나는 이를 오일플로지스톤이라 이름 지었단다.

 

이의 존재를 가정한다면 오랜 세월이 아니고 아주 짧은 시간 내에 탄화수소를 추출시킬 수 있는 길이 분명 있을 거란 생각이 들지 않니?"

"그렇다면 예전에 이를 시도했던 과학자들이 실패한 이유는 방향이 틀렸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아빠!"

"그래 그들이 실패한 것은 아주 중요한 것을 간과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판단해서 과연 그것이 무엇일까 오랫동안 나름 고민해왔단다. 내가 최근 그 단서를 잡은 것 같은데 내 아들 유라온에게만 귀띔해줄까? 하하하..."

"정말이에요? 아빤 정말 대단하시네요!"

"너에게 칭찬 들으니 더욱 고맙구나. 그러면 네가 끝까지 완성해보겠다고 아빠한테 단단히 약속해봐라. 그래야만 너에게 그 것을 전수해줄 거야!

참 그 전에, 언젠가 얘기 한적 있었지? 거대양치식물을 배양해 내는 독특한 박테리아 말이다. 정말 골치를 많이 썩었지. 억울하게도 내가 완성직전에 파괴되어버렸지만 그 과정에 대해서는 집에 보관해둔 아빠의 연구노트에 암호로 써놓았으니 라온이 네가 스스로 암호를 해독해서 공부해보지 않겠니?"

 

"네! 알겠어요. 그렇다면 그것을 복원해서 박테리아의 불완전한 원인을 밝혀내는 것도 아주 중요한 일 같네요. 이것은 바로 아빠가 지금까지 말씀하신 인공석유를 만드는 데 없어서 안 될 원재료인 셈이잖아요?"

"우리 라온이 머리가 비상하게 잘 돌아가는구나!

맞는 말이다. 그래야만 탄화수소 추출기술을 개발했을 경우 이를 유효적절하게 사용하여 짧은 기간 내에 대량으로 인공석유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지.

또 그렇게 해야만 싼 값으로 상업생산이 가능할 테고, 천연석유와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두 가지 모두의 연구가 진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잊으면 안 된다.

그런데 다음 두 가지는 언제나 명심해야 한다. 첫째 인공석유의 기술개발이 원료부문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해주리라고 믿어서는 아니 된다.

둘째는 너도 알다시피 다이아몬드는 매우 비싼 보석 아니냐? 그런데 그 화려함에도 불구하고 ‘블러드’라는 수식어가 자주 붙곤 하는데 이는 값비싼 자원의 획득과정에서는 극한적인 문제가 수시로 발생한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는 것이란다.

이처럼 인공석유 기술 역시 그처럼 분쟁을 조장하고 피를 부를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삼대 모녀의 집안

 

"윤다솜 경위, 수사과에 근무를 명받았기에 신고합니다."

그녀의 신고를 받은 수사과장은 경례에 답하고 웃으면서 악수를 했다.

"미모에다 아주 뛰어난 실력을 갖춘 인물이 우리 수사과에서 근무하게 되어 나도 무척 반갑습니다. 앞으로 많은 활약을 기대하겠어요!"

과장의 그 말에 겸연쩍어 하면서도 꼿꼿한 자세로 윤경위는 큰 소리로 답했다.

"감사합니다. 힘껏 노력하겠습니다."

 

윤다솜이 커가면서 자기는 경찰이 되고 싶다는 얘기를 자주 했었다. 그녀 어머니 윤경은은 처음에는 경찰제복이 멋있어 보여 그렇겠거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녀는 하얀 피부와 후덕한 얼굴 형태에 커다랗고 시원스런 눈매를 지녔으며, 50세란 나이답지 않게 아직도 피부는 팽팽했고 20대 못지않은 관능적인 몸매를 지니고 있었다.

경은은 다솜에게 온갖 정성을 기우려 왔다. 그러면서 아무런 걱정이 없었다. 스스로 알아서 공부하고 운동하며 성적도 항상 남들보다 앞장섰으니까. 그러나 경찰이 되고 싶다는 생각은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변함이 없었다.

 

그녀는 다른 평범한 엄마들과는 다르게 딸을 키워내고 싶었다. 그래서 딸이 자신과는 달리 품격 높은 멋진 인생을 살 수 있도록 해야 된다는 사명감에 사로 잡혀있었는데 다솜의 의지가 전혀 변함이 없자 상당히 실망을 했다. 자기의 설득으로 어림도 없다고 생각한 경은은 엄마인 윤소희에게 부탁했지만 오히려 딸의 원군이라는 사실만 확인하고 말았다.

"얘야~ 경찰이라고 네가 생각하고 있는 그런 삶을 살지 말라는 법은 없잖니?"

엄마의 이 한 마디에 그만 맥이 탁 풀리고 말았다. 눈을 흘기며 엄마를 쳐다보다 새삼스럽게 어느 새 나이가 들어가고 있는 엄마를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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