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스토리

무림고수라도 이름 없는 한 아낙이 건넨 독이 든 술잔에 한순간 가버린다더니 ! (운명은 숙명이 드리우는 오묘한 그림자(제25회))

허슬똑띠 2023. 2. 21.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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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줄위에 춤추는 무서운 악연의 끝은?

 

이중 함정(계속)

 

부근에 도착한 사나이는 두리번거리다가 '제임스! 약속한 물건을 받으러 온 사람입니다.'라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제서 제임스가 권총을 든 채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약속한 대금 문제부터 해결해야 건네줄 수 있다고 하자 그 사나이는 먼저 물건을 확인하자고 했다.

 

제임스가 웃으면서 내 뱃속에 있는 걸 다 알면서 공연한 소리하지 말라고 하자 그 사나이는 빈정거리듯 '흠 그렇군. 우리 보스는 그런 얘기를 해주지 않아서 말이야'라면서 묘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안주머니에서 작은 기기를 꺼내어 이것에 송금준비를 다 해두었으니 확인 버튼만 누르면 된다고 했다. 제임스가 손짓을 하자 사나이는 그것을 그에게 던졌다. 제임스가 그것을 받는 순간 그 사나이가 민첩하게 소음기가 달린 권총을 꺼내 들었다.

 

그러나 제임스에게 총을 발사하기도 전에 그의 손에서 총이 날아갔다. 그리고 무릎을 꿇고 주저앉고 말았다. 두 번째 총알이 그의 허벅지를 관통한 것이었다. 깜짝 놀란 제임스는 비보이를 무차별적으로 가격했다. 총알이 어디서 날아 온 것인지 판단할 새도 없이 그의 공격력을 완전히 무력화 시키자마자 비보이가 던져준 기기를 들고 바로 뒤편에 있던 문을 부수듯 열면서 건물 밖으로 뛰어 나갔다. 그리고 벽에 붙어서 잠시 호흡을 가다듬었다.

 

비보이는 죽음으로 향하는 가물가물한 의식 속에서도 혼자 중얼거렸다. '무림고수라도 이름 없는 한 아낙이 건넨 독이 든 술잔에 한순간 가버린다더니 내가 그 짝인가? 위험이 닥치고 있다는 사실을 너무 간과했다. 그런 경우 일을 하지 말고 그 위험의 실체가 무언지를 먼저 파악했어야 하는데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짓을 했다. 그러니 당연히 이런 실수가‧‧‧'

비보이가 놓친 것은 다름 아닌 상대방의 능력이었다. 특히 윤다솜의 수준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던 것이 가장 치명적이었다. 그 외에 K+대원들 일부는 상대방이 알아차릴 수 없을 정도로 자신으로 발산되는 기의 강도를 아주 미약하게 할 수 있을 정도였는데 이를 가볍게 여겼던 것 역시 실수였었다.

 

반쯤 부서진 창문을 통해 얼핏 누군가가 보였는데 아무래도 윤경위인 것 같았다. 그렇다면 그녀가 자신을 추적해온 걸까? 그러지 않고는 그녀가 여기에 나타난 것에 대한 설명이 안 되었다. 거꾸로 그녀가 비보이를 추적해 왔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아직까지는 그녀가 자신의 모습을 확연히 본 것도 아니었다.

 

잠시 망설이던 그는 이 상황을 모면하는 것은 그녀가 그의 모습을 식별하지 못하도록 한 채 여기를 빠져나가는 것이라 생각했다. 일단 여기를 벗어나 본부에 거짓으로 보고하고 특별기를 통해 나가는 것이 최상의 방법일 것이었다. 그녀와 함께 온 사람들은 없는 것으로 보이므로 지금 이 상황에 대한 증거는 없다. 또한 미지의 사나이는 아무래도 비보이로 판단되었다. 그렇다면 그가 죽었다는 사실 역시 자신에게는 호재였다.

 

그녀가 어느 방향으로 오는 지는 판단하기 어려웠으나 자신의 차를 목표로 잡고 대응 사격을 해가면서 그 쪽으로 달려가기로 마음먹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가 튀어 나가자 그에게 총알이 날아왔다. 발사되는 위치로서 봐서 아직은 그녀와 간격이 있어 승산이 있을 것 같았다. 다행히 총격을 피하여 무사히 그의 차에 도달할 수 있었다.

 

그런데 전혀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벌어졌다. 그가 급하게 차에 올라 시동을 걸자마자 차가 대폭발을 일으킨 것이다. 멀리서 쫓아오던 그녀는 아연 실색하여 그 자리에 우뚝 섰다. 엄청난 불길과 함께 화염이 하늘로 솟구쳤고 파편조각이 주위에 우수수 떨어졌다. 공중으로 치솟는 시커먼 연기사이로 새빨간 불줄기가 날름댔다. 그녀는 망연히 그 광경을 지켜보는 수밖에 없었다. 아마도 비보이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여 그의 차에 폭발물을 설치했을 것이다. 아무런 소득도 없이 상황이 종료되자 그녀는 허탈한 마음을 어찌 할 수 없었다. 멀리서 들려오는 경찰차의 사이렌소리를 들으며 그녀는 천천히 비보이에게로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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