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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스토리

분노는 행성을 타고

by 허슬똑띠 2025.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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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소설 업로드를 다시 시작합니다.

붉은 행성에서 온 수수께끼


2025
7 14. 미국 항공우주국(NASA) 산하의 제트추진연구소(JPL)에서는 화성 탐사선 ‘아레스 IX’가 화성 궤도에 진입했다는 소식을 받았다.

그러나 그보다 몇 시간 전, JPL의 수석 통신 분석가 케일라 민 박사는 이해할 수 없는 교신 신호 하나를 감지했다. 평소 화성에서 발생하던 전자파 간섭과는 결이 달랐고, 메시지에는 명확한 구조와 반복이 있었다.
처음엔 오작동으로 여겼지만, 인공지능 해석기로 분석한 결과, 일종의 메시지였고 그 의미는 다음과 같았다.

“화성에 더 이상 탐사선을 보내지 마라. 그렇지 않으면, 하나의 소행성이 지구로 향할 것이다.

케일라 박사의 말이 끝나자 회의실은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잠시 후 침묵을 깨고 소장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이건… 협박인가요?
“지능적 생명체의 메시지일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 화성에서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는 거죠.
카일라 박사의 답변에는 불안감이 배어있었다.
그러나 이 경고는 무시되었다. 우주 산업의 거대한 자본과 기술 진보에 대한 집착은, 다소 무의미해보이는 경고를 무시할만큼 강력했기 때문이다.

우연인가 경고인가


아레스 IX’가 착륙한 지 일주일 후, 천문학자 마이클 노턴은 태양계 외곽에서 미세한 궤도 이탈을 보이는 소행성 하나를 발견했다. 처음에는 단순한 궤도 편차로 여겼지만, 며칠이 지나자 그것이 점점 지구 쪽으로 향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 시점에서 또 하나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경고는 사실이었다.

우리는 엔진을 부착한 소행성을 지구로 보냈다. 그 궤도를 우리가 조정하고 있다.
이것은 전쟁이 아니다. 정의의 집행이다.


이 메시지에 전 세계는 충격에 빠졌다. 누군가 화성에서 소행성에 엔진을 달고 조종하고 있다는 말은, 곧 고도의 기술력을 가진 존재가 화성에 있다는 뜻이었다. 인류는 지금껏 그런 존재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모든 상황은 반박할 수 없는 증거였다.

붉은 진실의 조각들


조사에 나선 NASA UN 우주정보국은 과거 20세기 초의 몇 가지 기록에 주목했다. 그 중심에는 한 남자의 이름이 있었다.

파스칼 바뵈르.

1908
, 그가 히말라야 원정 중 에베레스트 인근에서 미확인 비행물체(UFO)의 잔해를 발견했다는 보고가 있었다. 당시 그는 프랑스 과학 아카데미의 최연소 회원이었고, 전기와 자기장, 반중력 이론에서 획기적인 실험들을 진행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후, 그는 실종되었다. 수십 년간 누구도 그의 행방을 찾지 못했다.

이제서야 퍼즐 조각이 맞춰졌다.

파스칼은 UFO의 잔해를 수리했고, 그 기술을 바탕으로 소수의 지구인을 데리고 화성으로 떠났을 것으로 추정되었다. 당시 지구는 제1차 세계대전의 혼란 속에 있었고, 그는 전쟁의 광기에 실망해 지구를 떠났던 게 아닌가 했다.

화성의 그들(화성인?)


새롭게 수신된 교신에서는 자신들을 “레드 시빌”이라 불렀다. 그들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지구에서 버려진 자들이다. 전쟁에서 고통받고, 죽음 직전까지 갔던 이들이다.

“우리는 파스칼이라는 이름의 지도자를 따라 새로운 세상을 만들었다.

“그곳은 붉은 행성, 화성이다.

이들의 메시지에서 다양한 다양한 가설을 추론해 낼 수 있었다.
그들은 화성에서 독자적인 문명을 이루었다. 고도의 기술, 인공지능, 중력 제어, 생명공학 등 그들의 과학은 이미 지구를 앞서 있다. 하지만 그들에겐 상처가 있었다. 그들을 화성으로 떠나게 만든 ‘지구의 전쟁’이 남긴 깊은 증오.

지구 측에서는 즉각 외교적 대응을 시도했다. 미국, 중국, 러시아, 유럽 우주국이 공동으로 메시지를 보냈다.

“왜 지금까지 침묵했는가? 왜 갑자기 위협하는가?

화성인들은 이렇게 답했다.

“우리는 침묵하지 않았다. 너희가 듣지 않았을 뿐이다.

“우리는 감시했고, 기다렸다. 지구가 변할 수 있기를.

“하지만 탐사선은 무례하게 우리 영토를 침범했고, 그 너머에는 또 다른 전쟁의 그림자가 보인다.

그들이 말한 ‘전쟁의 그림자’란, 화성에서의 자원 수탈, 식민화 계획, 인류의 팽창 본능을 의미했다.

운명의 선택, 붉은 심판의 날


지구는 생존읋 위한 결정의 기로에 선 셈이었다. 소행성 충돌은 공상이 아닌 현실적인 위협으로 다가온 것이다. 화성인의 기술은 이미 과학적으로 입증되었고, 경로 역시 정확했다.
국제연합 안전보장이사회에서는 이 사태를 “인류 문명의 존속”에 관한 문제로 규정하고, 협상을 요청했다. 그러던 중, 케일라 박사가 화성으로 보낼 ‘화해의 메시지’를 제안했다.

“우리는 당신들의 고통을 이해하려 노력하겠습니다. 당신들의 진실은 이제야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 증오는 끝나야 합니다. 우리 역시 그때와는 다릅니다.

“우리가 진정 바라는 것은, 서로를 향한 탐사가 아닌, 서로를 향한 이해입니다.

이 메시지는 전 인류의 이름으로 송신되었다.

시간이 흘러, 소행성은 달 궤도 가까이 진입했다. 전 세계가 숨을 죽이고 결과를 기다렸다. 전쟁이냐, 화해냐. 그 선택의 무게는 가늠조차 되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또 하나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소행성의 엔진을 정지시켰다.

“우리는 당신들의 메시지를 들었다.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다. 다음은 너희의 선택이다.

그와 함께, 소행성은 천천히 새로운 궤도를 돌며 태양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지구는 구원받았다. 하지만 그 구원은 일방적 은혜가 아닌, 교환이었다. 인간은 이제 감시받는 존재가 되었고, 화성이라는 ‘잃어버린 자들의 문명’은 다시는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잊혀진 미래, 되찾은 물음


몇 년 후, 지구와 화성 간에 공식 외교 채널이 열렸다. ‘레드 시빌’의 대표단이 첫 화상 회담에 응했고, 그들 중 하나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지구를 버린 것이 아니라, 지구에게 버림받았다.

“이제 우리는 묻는다. 과거의 죄를 잊을 수 있느냐가 아니라, 그 죄를 넘어설 수 있느냐고.

이 사건은 이후 ‘분노의 궤도’ 사건으로 불렸다. 그것은 단순한 위기가 아니라, 인류에게 던져진 윤리적 질문이었다.

우리는 기술을 가졌지만, 과연 그에 걸맞은 도덕도 갖추었는가?
같은 뿌리지만 새롭게 태어난 그들로 하여금 우리 문명의 단면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무한한 기술의 진보 속에서, 잊혀진 과거가 돌아왔을 때, 우리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증오와 심판의 언어는 우주 저편에도 존재하며, 이해와 용서야말로 진정한 생존 전략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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