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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다솜경위35

얼굴에는 고통이 머물다가 간 흔적이 남아있기는 했지만 의문스럽게도 평온함이 서려있었다. (운명은 숙명이 드리우는 오묘한 그림자(제23회)) 외줄위에 춤추는 무서운 악연의 끝은? 마지막 악연 (死의 찬가) (계속) 그의 파견이 결정되기 바로 전 날 저녁 그를 호출한 세르게이가 그가 한국으로 파견될 것임을 알려주었을 때는 설마했었다. 그러면서 또 다시 모종의 지시를 내렸다. 언젠가 대학생시절 그가 위기 상황에 몰렸을 때 그로부터 구원을 받은 후 이것이 자신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예감이 그대로 적중했다. 그가 국제범죄수사대에 근무하게 된 후부터 그는 수시로 여러 가지 정보를 요구해왔었던 것이다. 그가 세세하게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비보이와 관련된 모든 정보 역시 세르게이가 속한 그림자 조직으로부터 나온 것임이 분명했다. 그만큼 그들의 정보수집 능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던 것이다. 세르게이는 세 가지를 그에게 건네주었다. 하나는 정보를.. 2023. 2. 19.
이것은 브라질 원주민들이 동물 사냥할 때 쓰는 ‘큐라레’라는 독일 겁니다.(운명은 숙명이 드리우는 오묘한 그림자(제21회)) 외줄위에 춤추는 무서운 악연의 끝은? 교묘한 위장 설비(계속) 그녀는 눈을 감고 연구실 전체를 마음속으로 그려보았다. 색다른 느낌이 다가 오지 않다가 한 순간 컴퓨터기기의 모습이 크게 확대되어 왔다. 즉각 그 기기를 모두 분해하여 살펴보도록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아무나 쉽게 감지할 수 없도록 교묘하게 연결된 송신장치가 발견되었다. 그는 이를 통하여 유라온의 기술개발 내용을 모조리 빼내려고 했던 것이다. 송신장치뿐만 아니라 원격으로 조정하여 기기를 완전히 파괴할 수 있는 조치까지 되어 있었다. 요원들이 이들 장치를 제거하려는 순간 윤경위는 아니라면서 이를 제지했다. 제거하는 순간 비보이가 알 수 있을 것이고 그렇다면 틀림없이 다른 방법을 강구할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그래서 일단은 이 장치를 그대로 두고자.. 2023. 2. 17.
그녀는 느꼈다. 그가 어떤 트랩설치도 없이 그냥 갈 리가 만무한 것을. (운명은 숙명이 드리우는 오묘한 그림자(제20회)) 외줄위에 춤추는 무서운 악연의 끝은? 비보이의 공격(계속) 경찰특공대가 안가부터 시작하여 저격위치로 추정되는 곳까지 수색하였으나 아무런 단서로 발견하지 못했다. 윤경위는 단순히 안가의 경비상황을 떠보기 위한 저격이 아님을 알았다. 그녀를 노리다가 엉뚱하게도 다른 요원이 당했던 같았다. 그 뒤 곧바로 이어진 수차례의 공격은 화풀이였을 뿐일 터였다. 은밀한 침투 그 이후 불안 속에서도 평온한 날이 계속되었는데 이제 유라온의 연구가 마무리되어 최종적으로 점검을 하기로 한 날이 되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기관의 연구소에 가서 보완할 사항이 있었다. 윤경위는 그가 이곳에서 벗어나게 되면 알게 모르게 미지의 적들에게 노출될 가능이 있을 것으로 보고 그가 외출한다는 사실이 안가의 요원들에게조차 알려지지 않도록 할 .. 2023. 2. 15.
그 주변에서 기가 발산되는 것을 느끼고 급하게 이를 숨겼던 일이 있었다.(운명은 숙명이 드리우는 오묘한 그림자(제19회)) 외줄위에 춤추는 무서운 악연의 끝은? 수사 공조 제임스는 일행과 함께 공항을 벗어나 도심으로 향할 때 완전히 변한 서울의 모습에 놀랐다. 태어나고 자란 곳이기는 했지만 설렘보다는 낯설다는 느낌이 더 크게 다가왔다. 빛바랜 오랜 사진과도 같은 추억의 갈피가 희미하게 떠오르자 약간은 불편한 긴장감이 그를 에워쌌다. 그들은 호텔에 도착하여 짐을 정리한 다음 한국의 담당책임자를 만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다. 그리하여 제 삼의 장소에서 제임스를 비롯한 국제범죄수사대요원과 윤경위를 포함한 특수수사대 요원들이 만나게 되었다. 제임스는 인사를 나눈 뒤 한국 측 요원들에게 비보이라는 인물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면서 그를 체포하는 데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또한 자신들은 그가 한국에 온 목적이 인공석유기술과 관련이 있을.. 2023. 2. 14.
숲을 헤쳐 오는 동안 숨을 죽이고 있던 벌레들의 울음소리가 다시 들리기 시작했다. (운명은 숙명이 드리우는 오묘한 그림자(제18회)) 외줄위에 춤추는 무서운 악연의 끝은? 국제범죄수사대 "비보이가 움직인다는 정보가 입수되었네. 비교적 신빙성이 있어." 긴급히 책임자 회의를 소집한 대장은 책임자들이 회의실에 들어서자마자 다짜고짜 말을 던졌다. 들뜬 분위기를 가라앉히듯 천정에 붙어 있는 프로젝터가 스크린 위에 관련 영상을 뱉어내기 시작하자 대장의 말이 이어졌다. "모두들 알다시피 특급 범죄자인 '버쳐 보이(Butcher Boy)'란 인물에 대해 알려진 바는 거의 없네. 국가 정보기관의 정보파일에도 간단한 이력과 별명만 있을 뿐이야. 그리고 그와 거래하는 세계에서는 통상 비보이로 불린다는 것 정도" 회의가 간단히 끝나자 국제범죄수사대는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그 동안 주요 인사의 피살에는 항상 그의 이름이 거론되었으나 언제나 티끌만한 단서조.. 2023. 2. 12.
그러나 나는 '업은 창조되는 것이다.' 라고 생각을 바꿔버렸어요. (운명은 숙명이 드리우는 오묘한 그림자(제17회)) 외줄위에 춤추는 무서운 악연의 끝은? 악연의 시작 (첫 번째 악연)(계속) 유진의 혼례식 날 주변에는 얼씬도 하지 않고 냇가에 앉아 풀잎을 뜯어 물에 떠내려보면서 울분을 씻어 낸 그는 흠모했던 마음을 다 털어내기로 했다. 그 후 얼마 안 되어 그동안 거절해왔던, 오가던 혼담을 받아들여 그도 얼마 뒤에 결혼했다. 그러나 유진이 오랜 만에 고향에 돌아오자 잊고 있었던 옛 생각이 그에게 사악한 마음을 불어넣었던 것일까? 자신도 모르게 그를 미군 첩자라 밀고해버렸다. 내무서에서 돌아오는 동안 내내 그는 온몸이 떨리는 것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실수도 엄청난 실수였다. 그러나 되돌릴 수는 없었다. 내무서로 잡혀들어 간 후 얼마간은 그를 찾아갔던 친척과 처갓집 사람들로부터 간간히 소식이 들렸으나 한 순간 끊어져 버.. 2023. 2. 11.
지난날의 난마처럼 얽힌 숙명의 그림자는 더 이상 생각하고 싶지 않아요. (운명은 숙명이 드리우는 오묘한 그림자(제16회)) 외줄위에 춤추는 무서운 악연의 끝은? 연정(戀情)(계속) "다솜씨! 나를 바라보다 갑자기 꿈꾸는 표정이 되니 당혹스럽네요." 유라온은 그녀를 윤경위라 하지 않고 직접 그녀 이름을 부르기를 좋아했다. 그러나 다른 요원들이 있는 장소에서는 깍듯이 '윤경위'라고 불렀다. "훗훗! 왜 겁나세요? 내가 유선생님을 최면에 빠뜨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나 알아볼까 봐서요?" 그녀는 유라온을 선생님이라고 불렀다. "최면술은 아니더라도 이제 겨우 걸음마 단계인 예지력으로나마 유선생님을 안전하게 지켜드릴 테니 염려하실 필요는 없어요." 그러나 다솜의 예지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녀의 말대로 아직 설익은 능력 때문이었을까? 그러나 라온은 그것에 매우 감탄했다. "오! 다솜씨는 갖추지 않은 것이 없는 것 같네요. 출중한 미모에 .. 2023. 2. 10.
우리들의 버거운 일상을 하늘이 조롱이라도 하는 것 같네요. (운명은 숙명이 드리우는 오묘한 그림자(제15회)) 외줄위에 춤추는 무서운 악연의 끝은? 올가미(계속) 제임스는 기다리는 시간이 엄청나게 길게 느껴졌지만 승용차 한대가 슬그머니 그들에게 다가와서 멈추어 선 것은 불과 몇 분만이었다. 검은 양복을 입은 건장한 두 사내가 내리더니 아무 말도 없이 죽은 사람을 트렁크에 싣고 가버렸다. 떠나면서 앞자리에 앉아 있던 사내가 창문을 내리고 친구에게 가라는 손짓을 하였다. 일 처리가 끝나자 궁금해 하는 그에게 세르게이는 묘한 미소를 지으며 얼버무렸다. 그리고 모든 일은 아무 탈 없이 깨끗이 처리되었으니 걱정할 것 없다고 하면서 그를 위로했다. 이 일은 자기와 제임스 단 두 사람만의 비밀이고 자신은 절대 발설하지 않을 거라고 다짐했다. 그는 너무 고마워서 그의 손을 잡고 눈물까지 흘렸다. 그러나 그와 헤어져 집으로 오면.. 2023. 2.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