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가면유희1 악마의 가면유희(제1화) 토요일 오후였다. 데이트 약속이 깨져 아쉬웠지만 마음을 다잡고 업무에 도움이 될 정보를 검색하면서 부족한 분야에 대한 공부를 하고 있었다. 와중에 틈틈이 전화를 해보았지만 연속 응답이 없자 어제 전화를 걸었을 때 다소 급박한 듯 했던 그녀의 목소리가 더욱 더 생생하게 떠올랐고 그 때마다 꺼림한 마음이 정신을 흩뜨려 놓았다. 연한 안개가 퍼지듯 어느새 사르르 덮어온 땅거미가 물들여놓는 퇴색조의 검은 공간에 불빛들이 점점이 수놓아지고 있을 때 평소와 별다르지 않은 음률의 벨소리가 적막을 깼다. 30분 전 집으로 걸려온 전화가 아무런 반응 없이 끊어졌었다는 생각이 불현듯 스쳐갔다. “계십니까?” 톤이 굵은 목소리는 일순간 불길한 느낌을 파도치게 했다. 아니나 다를까, 현관문을 열자 떡하니 버티고 있는 다부진 .. 2022. 3. 2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