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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

세마리 토끼를 잡게된 사연

by 허슬똑띠 2022.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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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릇 그릇 노릇




모처럼 선배와 술자리를 함께하게 되었다. 거의 10년간 소식을 듣지 못했었는데 우연한 계기로 연락이 닿았다. 선배는 금융기관에서 조기은퇴한 후 사업을 하다가 실패했다는 얘기를 들은 뒤로는 소식이 두절되었었다.

소주를 마시며 지나간 이야기를 나누다가 선배가 물었다.
"나 지금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지 않나?"
"실은 그래서 먼저 물어보고 싶었지만 선배님이 아주 활력이 넘치시는 걸 보고 먼저 말해주시겠다 싶어 기다렸죠."
그러자 선배는 웃으면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자신의 (그릇)의 크기도 모르면서 자존심에 얽매여 옛날(버릇)을 버리지 못하니 어찌 사람(노릇)을 제대로 했겠나."
그는 참회하듯 술잔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말을 이어갔다.
괴로운 날을 술로 보내며 시간이 좀먹는 줄 모르고 지냈다. 물론 마음을 가다듬고 자신의 위치를 다듬어보려하지 않은건 아니나 나쁜 버릇 즉 변치않는 낡은 고정관념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니 이전부터의 붙박이 생각이란 챗바퀴에서 탈출할 수가 없었다.
그러다 어느날 우연히 삼미그롭 부회장을 지냈던 서상록씨관련 기사를 접하게 되었다.
자신이 심히 부끄러워졌다.
고작 은행 지점장을 지냈던 것이 뭐 그리 대단한 건가 말이다.

참고로 서상록 부회장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지금은 고인이 된 그는
1992년 삼미그룹 미국 현지법인인 삼미ATLAS 부회장으로 영입된 후 1993년 귀국해 삼미특수강과 삼미그룹 부회장으로 활동했다.
1997년 금융위기로 삼미그룹이 부도나면서 물러났고, 이후 호텔롯데 프랑스식당 '쉔브룬'에서 웨이터로 근무해 화제를 불러모았다.

생각이 바뀌니 희한하게 그간 무슨 일을 해도 풀리지 않던 게 다소 해소되는 느낌이 오더란다.
서부회장을 본보기로 눈높이를 크게 낮추었다. 그동안 나름대로 준비했던 자격증이 도움이되었다. 그래서 건물관리직에 선뜻 지원했고 지금까지 5년간 일해왔다.
그는 미소지으면서 그때문에 세마리 토끼를 잡은 기분이라고 했다.
그뜻은 다음과 같다.

첫째, 고정적 부수입으로 보다 안정된 생활설계가 가능해졌고 또한 계획적인 투자관리를 할수있게 되었다.
사업실패와 거듭되는 판단착오로 가지고 있는 자금이 많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연금수입만으로는 사실 은퇴생활에 역부족이었다.

2.마음 다스리는게 보다 수월해졌고 습관에 크게 변화를 줄수있었다.
직장에 나가면서부터 4시에 기상하는 습관을 길들이기 시작했다.

3.적극적으로 건강유지에 신경쓸수 있게되었다.
하루 최소 만오천보에서 이만보 걷기를 매일 꾸준히 실행하고 있다.

이 두가지는 재취업으로 일을 하면서 부수적으로 따라오게 된것이다.
또한 마음의 여유는 별도로 다양한 활동도 시도하게 해주었다.
유튜브를 시작하였고 티스토리도 운영하면서 오히려 않은 것을 배울 수있었다.
이와함께 하는둥 마는둥 했던 영어공부도 재개했다.

선배는 자랑할 것도 아닌데 자랑처럼 늘어놓아서 미안하다면서도 밝은 미소에는 욕심없는 삶의 의지가 배어 있었다.
선배는 의미있는 말로 이야기를 맺었다.
자신에게 맡겨진 적절한 역할에 충실한게 얼마나 중요한가 깨달은 게 값지다. 생김새나 차임새보다 쓰임새가 더 중요한게 인생이다란 말이 깊게 다가왔다.

참고로 '인생의 답은 내안에 있다'라는 책에 나오는 내용 중에서 일부 인용합니다.

인간에게 중요한 세가지 :
버릇 그릇 노릇

버릇은 습관이다. 오랫동안 몸에 익힌 행동은 떨쳐내기 힘들다.
나쁜 버릇은 쉽게 고쳐지지 않으므로 애초 나쁜 버릇이 들지 않도록 힘써야한다.

그릇은 역량이다. 어떤 일을 감당할 만한 능력이다.
음식도 그릇이 커야 많이 담을 수 있듯이 역량을 크워야 큰 사람이 된다.

노릇은 역할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구실을 말한다.
인생은 역할 놀이이므로 인생에 충실하다는 것은 자신에게 맡겨진 역할에 충실하다는 의미이다. 생김새나 차임새보다 쓰임새가 더 중요한게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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