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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갱단두목, 그의 개인회계사, 변호사)

by 허슬똑띠 2022. 4.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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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단 두목의 돈을 차지한 간 큰 변호사의 최후

어느 갱단 조직의 위세 등등한 두목이 개인 비밀계좌를 점검하다가 10억원 정도가 비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의 개인 재산관리는 전적으로 자신이 신임하는 회계사에게 일임하고 있었는데 그 돈을 빼돌린 사람은 그 회계사가 분명했다. 그 회계사는 말을 듣지 못하는 청각장애인이었다. 두목이 그런 사람에게 일을 맡긴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회계사가 자신이 벌이는 불법적인 사업에 대해 아무 말도 들을 수도 없을 것이므로 만일 일이 터져 법정에 서게 되는 경우에라도 재판과정에서 그가 제대로 진술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불같이 화가 난 그는 전화를 걸어 추궁하려다 그만 두었다. 청각장애인과 무슨 수로 통화하겠는가. 대신 그에게 오후에 방문할 테니 집에서 기다리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두목은 그를 직접 찾아가 추궁하여 사라진 돈의 행방을 찾고자 했다. 먼저 수화를 할 줄 아는 변호사를 물색한 뒤 함께 가기로 해두었다. 그 다음 부하들에게는 개인적인 일로 잠시 다녀올 테니 보디가드는 필요 없다고 했다. 대신 만약에 사태를 대비해 변장을 하고 기사에게 무장을 하도록 했다. 두목은 가는 길에 물색해둔 변호사를 픽업하였다. 회계사의 집에 도착한 두목은 변호사의 수화로 그에게 물었다.

“내가 조사해보니 10억원이 비던데 어찌된 일이지?” 변호사가 두목의 말을 수화로 통역했다. 회계원이 수화로 대답을 했다. “10억원이라니요?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모르겠네요?” 이 말을 들은 변호사가 두목에게 그대로 전했다.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다는데요.” 이 말을 들은 두목은 부아가 치밀었지만 진정하고 증거자료를 회계사에게 내밀었다. “자 이래도 발뺌할 셈이냐? 여기 증거가 안 보여? 솔직하게 말하지 않으면 용서고 나발이고 없어!” 변호사는 이 말을 그대로 회계사에게 통역을 했다. 회계사가 손짓으로 뭐라고 대답하자 변호사가 두목에게 다시 통역했다. “정말로 자기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는데요.” 이 말을 듣고 나서 화가 난 두목은 주머니에서 권총을 꺼내들고 변호사에게 빼돌린 돈을 숨겨둔 곳만 말하면 용서해주겠노라고 말하라고 했다. 그 말을 듣고도 회계사가 고재를 젖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권총을 회계사의 관자놀이에 갖다 댔다.

“다시 한 번 물어봐!” 변호사가 회계원에게 두목의 말을 수화로 다시 전했다. “사실대로 말하지 않으면 두목이 당신을 죽이겠다는데요.” 이 말을 들은 회계사는 흠칫하면서 손짓으로 대답했다. “알았어요. 알았다고요. 솔직하게 말할 테니 죽이지만 말아달라고 하세요. 돈은 가방에 담아서 시골에 사는 내 조카의 비닐하우스에 묻어 놓았어요.” 회계사가 손짓으로 변호사에게 얘기하자 두목이 다급하게 물었다. “뭐라고 그래?” 변호사가 전했다. “보스는 방아쇠를 당길 배짱이라고는 없는 물건이라는데요?”

 

(사족)

이 뒤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었을 지는 당연히 감이 잡힐 겁니다. 이 게임에서 최종 승자는 노련하면서도 음흉한 변호사이겠지요. 회계사는 솔직하게 털어놓았음에도 목숨을 잃게 되었고 두목은 변호사를 잘못 선정하는 바람에 끝내 잃어버린 돈을 되찾지 못하게 된 상황이 된 겁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완전한 결말은 누구도 예상할 수 없습니다. 당장은 변호사가 승리한 듯 하지만 예상외의 변수는 항상 존재합니다.

이후의 생략된 이야기를 마저 해봅니다. 회계사는 보스가 갑자기 자기에게로 오겠다는 연락을 받고 불길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친구에게 부탁을 해두었습니다. 만약에 자신에게 불행한 일이 닥친 경우 집안에 있는 CCTV영상은 보스에게 전하고 그동안 있었던 보스의 탈세 등 불법자금축적에 대한 지시사항을 적은 문서와 비밀회계장부는 검찰에게 보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예상했던 대로 보스는 자신의 말을 제대로 듣지 않는 것 같은데 변호사가 중간에 농간질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두목에게 서면으로 해명을 하고자 했으나 통하지 않자 포기하고 맙니다.

그날 저녁에 회계사의 친구가 연락을 해보았으나 아무런 답변이 없자 즉시 회계사의 집으로 달려와 현장을 목격하게 됩니다. CCTV의 영상을 보관처리한 후 삭제시켜 범인이 한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습니다. 그런 다음 경찰에 신고를 한 뒤로 수사가 진행되고 있을 때 그는 회계사가 시킨 대로 합니다. 영상을 받아본 두목은 이상하게 여겨 수화를 할 줄 아는 사람에게 확인하도록 합니다. 전모가 들어나면서 변호사에 대한 복수를 했습니다. 그리고 검찰에 보내진 서류로 인해 두목이 구속되어 두목에 대한 복수도 하게 됩니다. 마치 추리극의 일면을 보는 듯 하네요.

요기 베라가 한 말이 있습니다. ‘It ain't over till over.' 그리고 사마의가 쓴 글에 이런 것이 있습니다. ’종지이부종료(終至而不終了)‘ 두 말의 뜻은 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입니다. 이렇듯 우리는 일이 완벽히 끝날 때까지 일이 끝나지 않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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