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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정신세계라 하더라도 뜻대로 움직이기에는 그렇게 쉬운 대상은 아니죠.(운명은 숙명이 드리우는 오묘한 그림자(제10회)) 외줄위에 춤추는 무서운 악연의 끝은? 두 번째 관문(계속) “그렇다면 고압과 고온이라는 종속변수를 없애버리면 어떨까? 나는 아버님의 생각이 맡는 것 같아!” 창준은 별로 어렵지 않은 듯 대답했다. “뭐? 그게 핵심관건일 수도 있는데도?” “그건 자연 상황에서의 필요충분조건에 지나지 않을 것 같은데? 네가 전에 얘기 했듯이 진리라는 것이 절대불변인 것은 없잖아. 과학적 이론이라는 것도 마찬가지고 말이야. 그러니 자연적인 것을 인공적인 것에 자꾸 결부시키려 하지 말고 분리해서 생각할 필요성이 있을 것 같아. 즉 트리즈에서의 ‘분리의 법칙’이지. 네가 연구하고 있는 것은 분명 인공적 생산방법이잖아! 그러니 압력과 온도가 꼭 동반되어야 한다고 고집부릴 필요가 있을까? 불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면 과감히 버려야 한.. 2023. 2. 4.
카르페 디엠! 오늘을 즐겨라! 삶을 비상하게 만들어라! (운명은 숙명이 드리우는 오묘한 그림자(제9회)) 외줄위에 춤추는 무서운 악연의 끝은? 삼대 모녀의 집안(계속) 한 손에 가시 들고 다른 한 손엔 막대를 들고 가시론 늙는 길 막고 오는 백발은 막대로 치려 하자 백발이 제 먼저 알고 지름길로 온다더니 세월의 무상함을 쉽게 당해낼 재간이 있는 사람은 흔치 않은 모양이었다. 여전히 아름다운 자태는 젊은 날 엄마가 얼마나 대단한 미모의 소유자였는지를 미루어 짐작케 하고 있으나 머리에는 조금씩 서리가 내리고 있고 눈가에는 작은 주름들이 서서히 늘어나고 있는 것 아닌가? 평소에는 잘 느끼지 못했던 것인데 크게 눈여겨보지 않았던 탓이었을까? 경은은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았다. 그녀는 엄마가 어떻게 자신을 키웠는지 잘 알고 있었다. 어릴 적 딱 한번 아버지에 대해 묻는 말에 대강 얼버무리고 나서 자기에게 눈물을.. 2023. 2. 2.
인공석유 기술 역시 분쟁을 조장하고 피를 부를 수 있다는 점 명심하여야 한다. (운명은 숙명이 드리우는 오묘한 그림자(제8회)) 외줄위에 춤추는 무서운 악연의 끝은? 아버지와의 대화(계속) "그런데요~ 그 동안 많은 과학자들이 석유가 당연히 화석연료이고, 이것은 결국 식물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그렇다면 인공적으로 만들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서 수많은 시도를 했었다고 하던데요? 그런데 이제까지는 모두 실패로 끝나고 말았답니다. 그렇다면 석유가 식물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고, 그래서 골드가 주장한 것처럼 석유의 주성분인 탄화수소가 어쩜 원래부터 우리 지구에 그렇게 생겨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되던데요." "너의 그 생각은 전혀 잘못이 없단다. 네가 말한 인공석유개발이 실패한 것은 실제로 있었던 일이니까 이것이 골드의 주장을 간접적으로 증명해 주는 것 아니냐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당연하지. 다만~ 이 아빠.. 2023. 2. 1.
탄화수소는 카로틴 같은 색소의 형태로 나무와 식물에도 존재한다는 사실이라는 점이다. (운명은 숙명이 드리우는 오묘한 그림자(제7회)) 외줄위에 춤추는 무서운 악연의 끝은? 신기루처럼 나타났다 사라진 오일플랜트(계속) 그가 미국에 온지 얼마 되지 않은 날 주위사람들의 권고로 한인회에 참석하였을 때 함께 자리한 사람으로부터 미국사회 전반에 걸친 얘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미국사회가 개인적인 발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좋은 곳이기는 하지만 그와 함께 이민자들을 배척하는 단체들이 눈에 띄지 않게 활동하는 사회이기도 하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아주 중요한 순간 보이지 않게 마수를 뻗어 올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신신당부했다. 그 중에서도, 비밀에 쌓여 있지만 알게 모르게 세계 곳곳에 막강한 힘을 미치고 있는 단체가 가장 주의할 대상이라고 하면서 냅킨에다 살짝 표상을 그려 보였다. 그것은 통상 'K+'라고 불린다는 것이었는데 협.. 2023. 1. 31.
배달되어온 우편물을 열어보는 순간 얼어붙는 듯했다.(운명은 숙명이 드리우는 오묘한 그림자(제6회)) 외줄위에 춤추는 무서운 악연의 끝은? 죽음의 부메랑 번개가 번득일 적마다 하늘이 두 쪽이 나듯 갈라졌고 곧이어 천둥이 치면서 강력한 성능의 폭탄이 터지는 소리처럼 굉음이 울렸다. 하늘이 노여움을 있는 대로 표출하듯 터지고 또 터졌다. 철천지원수처럼 퍼붓고 있는 비는 희뿌연 막을 형성하고 있어 흡사 우유 빛 유리로 장식된 창을 통해 반대편을 내다보는 것과 같은 형상을 만들고 있었다. 또 한 차례의 번개가 다시 하늘을 갈라놓는 촌음의 순간 산중턱 고개위로 튀어 오르는 승용차가 보이다 사라졌다. 강유영이 이민 온지 10여 년이 흐른 뒤의 미국. 폭우가 쏟아지고 있는 부르클린 외곽 산길 도로를 승용차 한대가 질주하고 있었다. 세찬 비바람에 길가의 나무들이 이리저리 휘어지고 빗줄기에 거의 점령당한 대기에는 비릿한.. 2023. 1. 30.
영정 앞에서 풍기는 향내가 죽음보다 더한 두려움을 느끼게 했다. (운명은 숙명이 드리우는 오묘한 그림자(제5회)) 외줄위에 춤추는 무서운 악연의 끝은? 변신의 귀재(계속) 위기 상황을 모면한 그는 피난민 병자로 위장한 미군조종사를 이끌고 내려오다가 우여곡절 끝에 진격해오는 미군부대에 합류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로 인해 목숨을 구할 수 있게 된 조종사는 그 후 그의 단단한 후견인으로 자리 잡았다. 강명구는 그의 도움으로 미군부대 군무원으로 근무할 수 있었고 그의 신분도 철저히 세탁하는 계기가 되었다. 전쟁이 끝나고 나서도 미8군과의 고리를 철저히 자신의 축재수단으로 삼아 많은 재산을 모을 수 있었다. 그런 면에서 그는 대단한 수완가였다. 모은 재산은 부동산투기나 남대문시장에서의 일수놀이와 같은 사채업으로 계속 굴려나갔다. 그러면서 특별한 접대나 자신의 위세를 과시하기 위해 요정을 드나들기 시작했다. 그리 크지 않은 아.. 2023. 1. 29.
악을 행하는 자는 자기가 선을 행한다고 굳게 믿어야 한다.(운명은 숙명이 드리우는 오묘한 그림자(제4회)) 외줄위에 춤추는 무서운 악연의 끝은? 두 번째 악연 돌아오면서 나는 희미하게나마 닥쳐올 불운한 미래의 그림자를 감지했다.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과 용광로와 같이 들끓는 분노가 뒤섞여 갈팡질팡하는 마음은 결국 표현할 수 없는 참담한 심정으로 변하여 합리적인 사고능력을 막다른 골목으로 치닫게 했다. 이렇게 요동치는 정신세계와는 달리 승용차 내 외부 할 것 없이 모든 공간은 마치 진공 속에 붕 떠있는 것처럼 너무나 조용했는데 그와 같은 적막함이 불안감을 증폭시켜 온몸을 달달 떨리게 만들었다. 악마가 지옥의 불길처럼 너울대는 미래의 환영에 몸서리가 쳐졌다. 진저리를 치면서도 나는 속으로 부르짖었다. '절대로 그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돼, 절대로!' 하지만 불안한 예감은 그대로 맞아 떨어졌다. 라은은 영영 돌아오지.. 2023. 1. 28.
쪽지를 내던지고 방향을 읽은 분노로 머리를 쥐어뜯었다. (운명은 숙명이 드리우는 오묘한 그림자(제3회)) 외줄위에 춤추는 무서운 악연의 끝은? 아버지의 일기 나는 유복자 아닌 유복자였다. 어머니는 나를 낳은 지 얼마 안 되어 아버지가 할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르느라 38선을 넘어가신 뒤 소식이 끊어지는 바람에 이후 매일 눈물로 지새우셨다고 했다. 뒤이어 발발한 한국전쟁으로 숨 가쁜 피난 생활을 하다가 서울로 되돌아 왔건만 고향으로 향하는 길은 38선보다 더욱 높은 장벽으로 가로막혀 있었다. 크나큰 상심과 허탈감 속에서도 어머니는 숱한 고생을 마다하지 않으며 아버지가 살아 돌아 올 것이라고 믿고 기다렸다고 했다. 어머니는 오롯한 사랑과 뒷바라지로 나를 키우셨고 그에 부응하고자 나도 당차게 세상을 대하면서 꿋꿋하게 살았다. 어머니는 가끔 아버지 생각이 나실 적마다 '너는 아버지를 꼭 빼어 닮았어.'라고 말씀하시곤 .. 2023. 1.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