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실종사건수사3

나는 이것을 잠정적으로『DH바이러스』라고 명명했어. (DH바이러스(제10회)) 묘한 순간에 드러난 마고도와 박단미의 과거사 6 며칠 뒤였다. 그날은 심상치 않은 점이 있어 늦게까지 동향을 살피다가 별 소득 없이 철수했다. 교통 정체가 여전히 풀리지 않아 복잡하자 우회하는 도로를 택했다. 가로등의 불빛은 흐릿했으나 통행하는 차량이 별로 없어 시원스레 달릴 수 있었다. 상쾌한 기분으로 가고 있는데 저만치 반대편 차선에서 오고 있는 거대한 트럭이 왠지 심상치 않게 느껴졌다. 최대한 거리를 두려고 맨 우측 갓 차선에 붙는 데 급작스럽게 트럭이 중앙차선을 넘어 더욱 가속하면서 정면으로 달려왔다. 바로 뒤 따라 오던 차가 놀라서 반대편 차선으로 방향을 틀었다가 달려온 차와 정면충돌하고 말았다. 마고도는 재빠르게 최대한 우측으로 방향을 틀었으나 무지막지한 속도로 달려온 트럭이 승용차 뒤 부문을.. 2022. 11. 11.
임종(臨終)이란 단어는 이제 내 사전에는 없어. (DH바이러스(제5회)) 묘한 검진 환자 3(계속) 행방불명되기 한 달 전쯤이었다. 유리배가 매우 들떠있는 것 같았는데 우연히도 오회장 역시 기분이 매우 좋아보였다. 그즈음 회장이 술에 만취되어 밤늦게 귀가했다. 술을 좋아하는 편이었으나 그토록 마신 것은 처음 보았다. 기분도 좋고 부회장이 하도 술을 권해 어쩔 수 없이 마셨다고 했다. 잠자리에 든 지 얼마 안 되어 그가 중얼거리는 소리에 깼다. ‘임종(臨終)이란 단어는 이제 내 사전에는 없어.’ 뜬금없는 잠꼬대에 픽 웃음이 나왔으나 그의 기분이 어땠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얼마 못가 유리배의 표정은 침울하게 변했다. 왜 그러는지 물어보았더니 생각지도 않은 일이 드러났기 때문에 고민 중이라고만 했다. 곧 해결될 것이라고 해서 더 이상 묻지 않았다고 했다. 그런 일이 있은 .. 2022. 11. 1.
파이토레이드(PHYTORAID) (제1회) 레지던트 실종사건 1. 프롤로그 198X년 초여름. 회색빛의 구름들이 높게 드문드문 창공을 수놓고 있는 가운데 시선 접근을 막고 있던 태양의 둥근 자태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었다. 그와 함께 뜨거운 빛의 힘이 대부분 사그라들면서 불그스레한 기운만 점차 강해져 가는 가운데 더위에 지친 듯한 무성한 잎새들을 드리우고 있는 나무들 사이로 우중충한 건물들이 보였다. 서울 모 대학의 의대부속병원 병동들인데 붉은 벽돌의 벽채 사이사이로 틀어박힌 창문들이 석양의 햇빛을 받아 분홍빛 보석과도 같이 반짝거렸다. 병원의 건물을 들러싸고 있는 나무들은 가끔 약하게 바람이 불어 올 적마다 더위를 털어 내듯 넓적한 이파리를 흔들어 대고 있었다. 드문드문 늘어서 있는 벤치에는 정원의 나무들이 그늘을 드리우고는 있으나 아직도 남아있.. 2022. 5.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