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남과 차별화를 이룬다는 것이 쉽지 않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생각의 방향을 틀어본다면 즉 발상을 전환해본다면 가볍게 차별화를 이룰 수도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성공한 역발상의 사례들을 깊이 되새겨 본다면 뜻하지 않은 좋은 결과를 이루어낼 수 있습니다. 특히 지금과 같이 주식시장을 비롯한 경제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빛을 발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 있었던 기발한 역발상의 사례들을 알아보겠습니다. 일본의 소니사는 1979년에 새로운 오디오 플레이어를 개발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개발을 완료하고 보니 음질은 뛰어났지만 무언가 빠진 느낌을 주더랍니다. 왜냐하면 통상적인 녹음기능이 없었기 때문이었죠. 그래서 실패작이라 여기고 폐기하려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누군가 기발한 생각을 내놓았습니다. 음질만 좋으면 음악만 듣는 사람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발상의 전환이었죠. 그러므로 역으로 차별화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일단 개발한 제품이니까 출시해보자는 결정을 내렸답니다. 이러한 우여곡절을 거쳤던 것이 20세기 일본의 대표적인 발명품인 소니의 '워크맨'이었지요. 즉 워크맨은 공전의 히트작이 된 것입니다. 역발상에서 비롯된 거죠. 만일 실패작이라고 폐기하였다면 그런 히트작이 세상에 빛을 볼 수나 있었을까요?
일본 본토 최북단의 아오모리(靑森)현에서 1991년도에 있었던 일입니다. 당시 엄청난 강풍을 동반한 태풍이 몰려오는 바람에 수확기에 접어들었던 사과들이 나무에서 모조리 떨어지고 말았다고 합니다. 예년 같으면 예상 수확량의 10% 정도 떨어졌을 텐데 이해에는 태풍의 강한 바람으로 무려 96%가 떨어지고 말았던 거지요. 사과농사를 망쳤다고 모두가 한숨을 푹푹 쉬고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때 아오모리현의 청년 지도자였던 미우라 료이치가 발상을 전환하여 이런 아이디어를 냈다고 합니다. "떨어진 96%의 사과를 보지 말고 남은 4%의 사과를 보자." 그러면서 미우라는 남은 4%의 사과에 '떨어지지 않는 사과'란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런 다음 '어마 어마한 풍속의 태풍에도 떨어지지 않는 사과'란 큼지막한 문구와 사과나무 그림, 그리고 '합격 기원'이란 글자를 새겨 넣은 상자에 그 사과들을 넣어 포장했습니다. '떨어지지 않는다 라는 문구는 곧 합격'이란 연상을 일으키면서 사과는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폭발적으로 팔렸나가게 되었습니다. 이런 열풍 때문에 시과의 가격은 순식간에 일반 사과의 30배로 치솟는 상황으로 발전했습니다. 위기에서 나온 역발상이 아오모리현의 사과농사를 살린 것이지요.
이번 사례는 80년대 초반에 국내의 한 회사에서 제시한 입사 문제에 관한 것입니다. 내용은 단순하게 여겨지지만 해답을 내기가 만만치 않은 것이었습니다. 문제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폭풍과 함께 거센 비바람이 몰아치는 밤에 이인승 승용차를 타고 가던 당신은 한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세 사람을 보게 된다. 한 사람은 당신의 생명을 구해준 의사, 또 한 사람은 중병에 걸린 할머니 그리고 나머지 한 사람은 당신이 꿈꿔왔던 이상형 여인. 이런 경우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이 문제 역시 자신의 안전과 편안함을 버릴 줄 아는 선택의 역발상이 필요한 것이었죠. 여러분이라면 어떠한 결정을 내리시겠습니까? 회사가 기대한 답변을 내놓은 사람이 딱 한 명 있었다고 합니다. 그의 답은 이러했습니다. 차의 키를 의사선생님께 드리죠. 의사에게 할머니를 모시고 병원에 가도록 하고 저는 그 여성과 함께 버스를 기다리죠. 이런 결정의 결과로 의사한테 은혜를 갚을 수 있었고 죽어가는 할머니를 살리 수 있었음은 물론 가장 중요한 것 바로 자신의 이상형과 백년 가약할 수 있는 기회를 꽉 붙잡은 것이죠.
다른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20년 초반에 판매사원을 모집하던 회사에서 제시한 문제입니다. 멋진 대나무 빗인데 이것을 스님에게 팔아오라는 것이었죠. 한창 유행했던 기발한 세일즈 사례로서 알래스카원주민에게 냉장고 팔기, 아프리카 원주민에게 신발팔기 등과 같은 종류의 문제였던 것입니다. 그러자 대부분의 지원자들이 불가능하다면서 포기했는데 딱 한 사람이 자신만만하게 해보겠다고 나섰습니다. 회사는 일주일의 시한을 주었고 그 지원자는 판매에 나서게 되었습니다. 모두들 궁금해 하는 가운데 일주일 뒤에 돌아온 그는 의기양양하게 보고했습니다. 천개의 빗을 판매했다는 놀라운 사실을 밝히면서요. 의외의 결과에 모두를 탄복했고 어떻게 그렇게 많은 빗을 팔 수 있었는지 물었지요. 그의 방법은 간단했습니다. 문제를 받을 때부터 그는 머리를 굴렸던 것입니다. 빗을 사용할 일이 없는 스님에게 빗을 파는 것이 아니라 스님을 통해 빗이 필요한 일반인에게 판매한다는 발상의 전환을 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무작정 스님을 찾아가 빗을 사달라고 강권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죠. 그는 지방의 유명한 절을 찾아가 주지스님을 방문했습니다. 그 스님 역시 매우 명망이 있어 그 절을 찾는 신도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는 주지스님을 만난 자리에서 다음과 같은 제안을 했다고 합니다. 스님의 귀중한 설법 한 마디를 빗에 적어 넣고 불공을 드리러 오는 신도들에게 사전에 빗을 나누어 주어 머리를 단정하게 빗도록 하는 기발한 발상이었던 것입니다. 주지 스님은 그의 말에 이의 없이 동의했고 일단 500개를 주문한 뒤 글귀를 적고 나서 신도들에게 나누어 주었는데 엄청난 호응을 얻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뒤 500개를 추가 주문하였으며 향후 신도들이 증가하는 대로 추가로 주문하기로 약속했다고 합니다. 그는 발상의 전환으로 사찰과 주지스님 그리고 신도 모두가 윈윈하는 전략을 구사한 셈입니다.
2021년 8월에 있었던 최근 사례입니다. 롯데푸드는 돼지고기로 만든 캔햄 제품을 필리핀에 수출하고 있었는데 돼지열병이 발생하는 바람에 판매 중단되는 바람에 고심하고 있었죠. 그러던 중 캔햄이 꼭 돼지고기여야만 할 필요는 없지 않으냐는 발상의 전환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국내 최초로 100% 닭고기를 활용한 '캔햄'을 개발해냈고 돈육 수출 금지 국가에 수출 길을 뚫게 되었다고 합니다. 계육 '런천미트'가 그 주인공이라고 하네요. 아프리카돼지열병의 국내 발병 여파로 필리핀으로 돼지고기 캔햄 수출이 완전히 금지 된지 6개월 만이라고 합니다. 이로서 무려 280만캔의 수출 계약을 한 번에 성사시켰답니다. 역발상이 난관을 돌파하는 힘이 되어준 사례죠.
몇 가지 간단한 사례지만 우리들에게 시사 하는 바는 적지 않습니다. 주식투자에서도 이런 역발상은 적용됩니다. 즉 장이 폭락하면 대부분은 정신적인 공황에 빠지게 되어 투매하게 되지요. 하지만 도리어 이를 기회로 삼아 일정 수준으로 하락했을 때 공격적으로 매수에 들어간다면 아주 좋은 결과를 맞볼 수 있습니다. 누구나 위험하다고 할 때가 역으로 기회일 수 있다는 점이죠. 어차피 주식시장에서 100%의 성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인정하면 절반의 성공만 거두어도 큰 성과가 아닐까요? 여러분도 어려운 난관에 부딪쳤을 때 이러한 발상의 전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멋진 성과를 거두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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