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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스토리

불 꽃 살(殺) (제10회)

by 허슬똑띠 2022.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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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해되지 않는 애절한 응어리에 관한 이야기

 

26.거리 (오전)

 

한적한 도로변에 정차하는 수사관차.

차에서 내린 제갈형사와 김형사가 담배를 꺼낸 문다.

말없이 오가는 사람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담배를 피운다.

 

제갈형사

(담배를 바닥에 부벼끄며)

다시 움직여보자구.

 

김형사, 바닥에 툭 던진 담배를 발로 짓밟는다.

제갈형사가 그걸 꼬나보지만 김형사는 모르는 척 운전석에 오른다.

조수석에 앉으면서 '벌금 3만원'하며 손을 내미는 제갈형사.

그러자 보지도 않은 채 꽁초를 날름 손바닥 위에 올려놓는 김형사,

히죽 웃으며 시동을 걸고 그대로 출발한다.

 

27.차안 (오후)

 

김형사가 피곤한지 눈을 껌벅이며 운전하고 있다.

옆에 깊숙이 박혀 있던 제갈형사가 곁눈질로 그 모습을 보다가,

 

제갈형사

(자리를 고쳐 앉으며)

내가 운전할까?

 

김형사

불안하세요?

 

제갈형사

김형사 장가 못 보낼까 봐.

 

김형사

후후. 그 말 들으니 정신이 버쩍 드네요.

 

제갈형사

그건 그렇고 들어가서 보고할 일이 아마득하구만...

 

김형사

전화를 했다는 여자, 혹시 친구 녀석들이 지어낸 인물 아닐까요?

 

제갈형사

통화기록까지 있잖아?

 

김형사

그거야 어떤 놈이 잘못 걸었을 수도 있고...

 

제갈형사

그럼 모텔은?

 

김형사

호스티스가 나중에 온다고 해놓구선 빵꾸냈을 거고,

또 방금 만났던, 석태한테 사채 쓴 여자 두 명 다

그날 밤 분명한 행적이 있고...

이게 다 그걸 반증하는 거 아니냔 말이죠.

 

제갈형사

그럼 반장님께 그렇게 말씀드려 봐!

 

김형사

또 심천포로 빠진다고 깨질지도 모르는데....

 

제갈형사

거꾸로 그거 정말 근거 있는 추린데 하고 칭찬할지도 모르는 거 아냐?

 

김형사

그럼 도대체 뭐냐? 이렇게 반문하면 대답할 말 없는데...

 

제갈형사

아냐, 나도 인체자연발환지 뭔지

그런 거 아닌 가하는 생각도 들거든...

 

그러면서 눈을 감는 제갈형사. 얼굴에 피곤이 묻어난다.

 

 

28.퓨전 레스토랑 (내부) (저녁)

 

화려하지는 않지만 나름 짜임새 있는 장식이 돋보인다.

다솜과 라온이 창가 자리에서 식사하고 있다.

창밖으로는 꽃나무와 잔디가 심어져 있는 아담한 정원이 보인다.

 

디솜

모처럼 이런데 오니 연애시절 생각나네요.

 

라온

자주 외식하지 못해 미안해.

 

다솜

(웃으며)

그럼 앞으론 자주 좀 데리고 오세요.

 

라온

(장난조)

알아 모시겠나이다!

 

다솜

(웃음)

어~련 하시겠습니까?

 

라온

참 유관석씨 사건 말이야!

 

다솜

그 얘기 나올 때 됐다 생각하고 있었어요.

지금 어떤 상태인지 알아맞혀 볼까요?

 

라온

그 메마르지 않는 지혜의 샘! 역시 우리 다솜 아씨야!

 

다솜

호호, 과분하기도 하셔라! 자, 그 기분 살려 출발해볼까요?

약화사고를 위장한 살인인 것은 분명한데,

문제는... 무엇으로? 어떻게? 여기서 암초에 걸린 거죠?

 

라온

맞아! 게다가 공명선생은 누가? 에도 문제가 있다는 거야.

사건 당시의 상황으로 보면 부인이 가장 의심스럽긴 한데,

이것 역시 의문인 것이, 둘뿐이었으니 자기에게 의심의 화살이

돌아올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렇게 일을 저질렀을까 하는 점이야.

 

다솜

오히려 그걸 역이용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은 할 수 있겠지만,

이번은 공명선생의 판단이 맞는 것 같아요.

 

라온

왜?

 

다솜

오랜 동안 패션계통 물먹은 처녀아줌마보단,

전자회사에 다닌다는 아들이 더 의심스럽지 않을까요?

 

라온

전자계통도 그렇지 않나? 차라리 의약계라면 몰라도.

 

다솜

약보다도 그걸 어떻게 투입했을까 하는 점에 더 무게를 둔다면

짐작이 되실 거예요.

그래서 우선 그 집 식당을 조사해볼 필요가 있어요.

그 결과에 따라 추가 확인할 게 있고요, 만일 두 가지가

생각한 데로 맞아준다면? 그땐 구체적인 증거를 잡아낼 수 있어요.

 

라온

대강 감 잡았어! 대단한 우리 다솜아씨야!

 

매우 만족스런 표정과 은근한 미소로 다솜의 얼굴을 바라보며,

제갈형사와 통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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