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해되지 않는 애절한 응어리에 관한 이야기
81.수사반 (내부) (오후)
(페이드인) 곰곰 생각하면서 사무실로 들어오는 제갈형사.
주저하다가 강반장에게 향한다.
제갈형사
반장님! 부산에 가 볼 일이 있는데...
강반장
갑자기 뚱딴지처럼 부산은?
(정색하며)
아니? 확실하게 전모를 밝힌 만한 단서를 찾은 거야?
그런 거야?
제갈형사
(계면쩍은 표정)
6개월 전 폭발로 화재가 났던 병원 좀 조사했으면 해서.
강반장
그게 사건과 무슨 관계라도 있어?
제갈형사
그걸 확인해 보려구요.
강반장
대체 뭔 뜬구름 잡는 소린지...
제갈형사
아직 이거다 말씀드릴 사안은 아닙니다만...
강반장
좀 자세히 얘기 해봐. 그래야 출장을 보내주던 말던 할 거 아냐.
제갈형사가 강반장에게 내용을 설명하고 있는데,
양의모 반장이 ‘일이 잘 풀려가는 모양이지? 우리도 좀 알자고’하며,
슬그머니 그냥 지나가고 나서 들어서는 김형사.
김형사
무슨 일입니까?
제갈형사
지금 반장님께 말씀드렸는데, 내일 부산에 출장 가야 될 것 같아서.
김형사
그래요? 무슨 일로요? 함께 가야죠? 우린 한존데.
강반장
한 사람은 여기서 계속 수살 진행해야 될 것 아냐!
김형사
알았습니다. 참 반장님 대신 오늘 좀 일찍 나가면 안 될까요?
강반장
(톤을 약간 올리며)
왜?
제갈형사
당연하지요. 임을 봐야 뽕을 딸 것 아닙니까?
(김형사에게)
그래 오늘 밤은 대신 내가 정리할게.
김형사
(강반장과 제갈형사에게 번갈아 꾸뻑)
감사합니다!
인사하자마자 급히 나가는 김형사를 바라보며 어처구니없다는 듯,
강반장
어? 어? 저것 보게?
제갈형사
(미소)
오늘은 봐주시죠.
82.KTX 열차 (외부/내부) (아침)
멀리서 KTX열차가 달려오는 모습이 보인다.
곧바로 다가오더니 재빠르게 휙 지나치며 멀어져 간다.
열차와 오버랩 되어 객실의 모습이 나타나면,
차창으로 시골풍경이 빠르게 스쳐 지나치며 펼쳐진다.
객실 중간 쯤 좌석에 유라온이 윤다솜과 나란히 앉아 있고,
그 앞쪽에 앉아 있는 제갈형사의 모습.
다솜이 제갈형사에게 먹을 것을 건네며,
다솜
우리 서방님이 모처럼 여행이나 할 겸 함께 가자네요.
라온
조사는 핑계지 뭐. 우연히 기회가 왔는데 놓칠 순 없지.
우리 다솜 아씨가 곁에 없으면 불안하기도 하고.
다솜
(눈을 흘기며)
평소 땐 전혀 안 그러면서 괜히..
.
제갈형사
하하, 라온이 말이 틀린 것 같지는 않은데요.
다솜
아이참, 굥명선생님도. 이런 걸 두고 초록은 동색이라 하던가?
이 말에 라온과 제갈형사 함께 웃음을 터뜨리면,
열차의 외부로 장면이 바뀌고,
신나게 달리는 열차가 점차 멀어져 가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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