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해되지 않는 애절한 응어리에 관한 이야기
79.병원 (플래시 백)
(페이드인) 병원 건물 유리창에 햇살이 비치면서 반짝거리기 시작한다.
탈의실로 장면 전환되면, 황재희가 흰 가운을 입고 나오고,
푸른 제복의 중년 아주머니가 청소도구를 들고 들어간다.
황재희 이름이 붙은 사물함 앞에 서서 키를 꺼내어 연다.
다이어트 음료수통을 꺼낸 뒤 똑 같은 통을 집어넣는다.(페이드아웃)
(페이드인) 병원 로비의 전자시계가 오후2시를 가리키고 있을 때,
황재희가 출입문을 열고 들어선다.
탈의실로 장면 전환되면 황재희가 나오고
얼마 후 푸른 제복을 입은 예의 그 아주머니가 들어간다.
80.유라온의 집 거실 (밤)
소파에서 앉아 탁자에 놓여 있는 다과를 먹고 있는 라온과 다솜.
볼륨을 낮게 줄인 TV엔 거의 눈길을 주지 않고 얘기한다.
다솜
요번엔 위험을 무릅쓰고 범행을 저질렀네요.
라온
왜 그랬을까? 잡힐 가능성도 있다는 걸 알 텐데.
다솜
조금이라도 빈틈이 있을 때 빨리 해치우자 생각했을 거예요.
라온
이연 비스무리한 남자조차 접근한 적이 없었다는 거야.
혹시 여자로 변장했던 건 아닐까?
다솜
변장술의 달인일지도 모르겠지만, 선뜻 받아드리기엔....
일단 좀 쉰 다음 생각해보도록 해요.
라온
그래, 그러는 게 좋겠어.
라온이 손짓하자 다솜이 싱끗 웃는다.
라온의 허벅지를 베게삼아 길게 눕자 다솜에게 키스하는 라온.
다솜이 유라온의 목을 껴안으며 화답하는 사이,
라온이 옆에 놓여있는 TV 리모컨을 집어 들어 볼륨을 키운다.
많은 연예인이 나와 방담하는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는데,
다솜도 곁눈질로 바라보다가
라온이 재미없다는 듯 채널을 돌리려하자 급히 만류한다.
다솜
(TV화면을 가리키며)
저 가수는... 왜 진작 저 생각을 못했지?
라온
누구? 남자? 여자?
라온의 시선으로 내려다보이는 다솜의 얼굴과
라온의 얼굴 모습이 교차하면서,
다솜
가운데 앉아 있는 여자 가수말예요.
라온
(멀뚱하다가 불연 듯)
아 뭔 뜻인지 알겠어. 하지만 확증이 없잖아?
다솜
일단 그러리라는 가정 하에 확증을 잡아나가야죠.
완벽하게 증거를 없애려 했다면 그 흔적이 남아있을 거구요,
그런 데가 없다면 할 수 없이 모두 다 뒤져보는 수밖에 없죠.
라온
완벽하게 증거를 없애려는 흔적이라면?
다솜
아이 서방님도~~ 너무 까다롭게 생각하지 말고요,
단순화 시켜보세요. 이번 사건의 공통분모!
라온
(그제야)
아, 뭔 뜻인지 알아 모시겠나이다!
다솜의 머리를 들어 소파에 내려놓고 부리나케 서재로 들어간다.
멀뚱해진 다솜이 그 편으로 머리를 돌린다.
그 자세로 재미있다는 미소 지으며 라온을 바라본다. (페이드아웃)
(인서트)
(페이드인)
신1의 병원화재 장면이 흑백으로 떠오른다. (페이드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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