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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스토리

완전범죄를 위한 밑그림이나 마찬가지군요! (파이토레이드(PHYTORAID) (제50회))

by 허슬똑띠 2022. 9.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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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능 하다고 생각되는 모순을 역발상으로 깨버리는 방법?

 

58. 범죄 흔적의 추적(1)

 

사이버 수사대 조사실에서 전화를 받던 윤경위가 동화가 끝난 뒤 전화기를 들은 채 후크를 누르고 다시 번호판을 누르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동시에 각자의 자리에 일어나 사무실 밖으로 나가는 윤경위와 가리은.

잠시 뒤에 휴게실 커피자판기에서 커피를 뽑아들고, 옆 건물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우는 창가에 마주 앉았다. 주위에는 몇 몇 사람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다솜이 커피 몇 모금 마시더니 가리은을 바라보며 재미있는 건이 생겼다는 듯 빙그레 웃었다.

"우리 머리도 식힐 겸 추리놀이 한번 해볼래요?"

"재미있겠는데요. 그럼… 제시한 문제를 맞히면 뭘 주는 데요?"

"술 한 잔 살게요!"

"애걔?"

그러더니 장난기 섞인 미소를 지었다.

"그렇담 사시는 술엔 그 술도 포함되나요?"

다솜이 눈을 흘기지만 밉지 않다는 표정을 지었다.

"크흐흐~~ 좋아요! 대신 풀지 못하거나 추리가 전혀 엉뚱한 방향이라면 거꾸로 가리은씨가 왕창 사는 겁니다.

단, 그 술은 제외예요."

 

"개구리 운동장!"

"개구리 운동장? 하하하! 간만에 듣는 말이네요.

그러면 지금부터 문제 나갑니다. 잘 들어요!

혼전 임신한 여인이 사귀던 남자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영영 나타나지 않습니다. 경찰의 입장에서는 그 여인이 가장 유력한 용의자인데 알리바이도 완벽하고 그녀의 집과 주변을 모두 수색해 봐도 그 사람의 흔적은 물론 수상하게 느낄 만한 단서를 전혀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런 스토립니다."

"누가 우리 다솜씨에게 추리를 부탁한 모양이네요."

"눈치하난 정말 대단하십니다요~~."

"몇 가지 보충 질문해도 되나요?"

"말밥!"

"말밥? 크크크, 예상치 못한 발전이군요.

먼저 그 남자의 신원과 여인에게 낙태를 종용했는지 여부, 둘째 그 남자가 실종되던 때의 그 여인이 있던 곳과 알리바이, 마지막으로 그 당시의 기상상태."

"왠지 벌써 감을 잡은 것과도 같은 불안한 느낌…"

 

"후후후, 소위 불가능 하다고 생각되는 모순을 역발상으로 깨버리는 방법을 적용해 가다 보면 나름 추적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모순?"

"예 그래요…… 그러면 모순에 간단한 대한 예로서 비행기의 바퀴에 대한 얘기를 해볼까요?"

"비행기 바퀴요? 거기에 대체 무슨 모순이 있었을까?"

"지금도 경비행기 같은 것은 바퀴가 고정되어 있지만 대형 여객기나, 전투기 같은 것이 비행할 때 바퀴가 그대로 있는 거 보셨어요?"

"당연히 아니죠. 이륙하면 곧바로 동체 안으로~~~"

"바로 그겁니다. 아주 간단한 아이디언데 그게 나오기까지는 비행기가 탄생된 지 무려 7년이란 세월이 흘러야 했던 거죠."

"아, 뭔 말인지 알겠다!

비행기가 이착륙하려면 바퀴가 있어야 하는데 공기저항을 줄이려면 바퀴가 없어야 된다는 모순이 존재한 거죠?

그러나 이착륙을 위해서 바퀴를 고정해야 한다는, 말 그대로 고정관념에 묶여 있었기…… 때문에! 때문에!"

 

"그렇죠! 바퀴의 저항을 줄이기 위해 비행 중 접히도록 하는 아이디어가 지금 보면 아무것도 아니죠! "

"아! 이러려면 저게 문제고 저러려면 이게 문제인 그런 상황. 이게 바로 물리적인 측면에서의 모순이네요.""빙고! 그런 아주 간단한 아이디어가, 27년 타임지가 선정하는 그 해의 최고의 발명으로 선정되었다고 해요.

지금 같으면 '에이 그런 게 무슨 최고의 발명이야?'라고 빈정거릴 사람이 많겠죠?"

"듣고 보면 정말 단순한 데 재미있네요."

"그 모순을 깬 것이 바로 역발상이죠."

"역발상? 아! 바퀴는 고정되어 있어야 한다는 그 생각을 뒤집는다는 것 말이군요!"

"그러면 우선 조금 전 그 얘기의 모순을 간단히 정리해보지요.

일정한 공간에 자신을 한정시켜 놓는 것과 범죄의 대상자를 아무런 흔적 없이 사라지게 만드는 것."

 

"완전범죄를 위한 밑그림이나 마찬가지군요. 그럼 본격 추적을 위해 조금 전 얘기한 보충질문에 대해 답변할게요.

그 남자는 같은 병원에 있던 레지던트 그리고 그 여인은 간호조무사인가 그랬데요.

그 남자가 낙태를 종용한 지 여부는 모르겠어요.

그리고 그 남자가 실종되기 전 날, 몸이 좋지 않다고 일주일 휴가를 냈고 휴가기간 중 내내 집에만 있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사실은 그 기간 동안 방문했던 쌀집아저씨, 세탁소주인 그리고 야간에 그녀와 몇 번 통화했던 친구 등으로부터 간접적으로 증명이 되었다고 해요.

마지막으로 그 기간 중 3~4일은 비가 많이 왔었다고 기상청 데이터에서 확인했답니다. 이 정도면 되겠죠?"

"충분하네요. 그런데 그녀가 있었던 집은 어땠는지도 확인할 수 있나요? "

"네, 그녀는 나이는 어렸지만 시 외곽에 작은 단독주택을 가지고 있었다고 해요. 저번에 병원에서 얘기한 적 있었던 한기자란 분이 그녀가 다녔던 간호전문대 지도교수였던 분을 만나서 들은 얘기라는데, 학교 다닐 때 주식투자를 잘해서 많은 돈을 모았답니다.

더군다나 그녀에게 주식투자를 부탁하면서 돈을 맡겼던 사람이 졸지에 사망함으로써 그 돈을 인마이포켓 한 것으로 소문이 나기도 했다고 하네요."

"일종의 천상으로 가는 계단을 타게 된 셈이네요. 그런데 왜 그녀가 정규 의대를 가지 않았을까요?"

 

"그 당시 지도교수도 총명하고 이재에도 밝은 그녀에게 정규대학에 다시 진학하라고 권했다던데 웃고 말더랍니다."

"알겠습니다. 그녀는 모든 것에 자신이 있었기에 그랬을 겁니다. 레지던트를 사귈 수 있게 된 것도 그런 자신감 때문일 거구요.

하지만 뜻하지 않게 임신이라는 것이… 드러나 보이지 않던 신분의 장벽을 확인시켜 주었고, 이로 인해 자존심이 무척 상했을 거라고 판단됩니다.

그것이 원한으로 변질되었다는 가정에서 출발합니다."

"듣고 보니 그러네요."

"그러면 추리를 시작해 볼까요? 완전범죄를 위해서 여자가 주위사람들에게 전혀 들키지 않고 그 의사를 자신의 집으로 불러들이는 게 그 첫째 조건이 되겠네요.

거기서 의사는 여인이 독을 넣은 음식을 먹고 죽게 되죠.

그러면 이제부터 시체를 흔적 없이 사라지게 하는 작업을 시작하겠지요?

시체를 처리하는 가장 완벽한 방법은 무엇일 것 같아요?"

"글쎄요? 그녀가 집에서 나가는 걸 본 적이 없다고 했으니 어떤 방법으로든 집안에다 숨겨 두는 방법뿐이 없는데…….

그런데 문제는 집안을 다 수색해 봐도 아무 흔적이 없었다고 하니 그것도 안 맞고……."

 

"의약품 중에는 동물의 사체를 순식간에 부패시켜 뼈만 앙상하게 남게 하는 그런 게 있다고 들었어요.

그러면 대충 아시겠지요."

"그러면 일단 그 사람시신을 그런 식으로 처리해서 뼈만 남게 했다? 그리고 그 뼈를 또 어떻게 했다?"

"비가 많이 내린 날이 며칠 된다고 했지요? 그러면 그 약품 속에 섞여 빗물과 함께 처리한 물질이 다 흘러가 버리지 않겠어요?

혹시 시궁창에 약간 남아 있더라도 거의 흔적을 알 수 없을 정도일 테니까요."

"그러면 그 인골은요?"

"이 부문이 최대의 난점인 데요…….

문득 떠오른 것은 그 뼈를 곱게 빻아서 흘려보내는 방법인데 발각 우려가 많은 것 같아요."

"왜요?"

"뼛속의 인 성분 때문이죠.

만에 하나 부주의하게 그 뼛가루가 집안의 엉뚱한 곳에 흩날려 있다면 어둠 속에서 빛을 낼 수 있으니까요.

또 비가 그친 후 하수구에 버린다면 부유물이 쉽게 빠지지 않을 우려가 있고 그러면, 어두운 밤의 도깨비불로 난리가 나겠죠?"

 

"아! 그렇겠군요. 그럼?"

"의과대학의 의학교습용으로 이용되는 인조 인골을 생각해 본다면……."

"인조 인골?"

"인공뼈를 말하죠. 석회질과 아교 성분으로 진짜 사람 뼈와 같이 만든다고 합니다. 그것을 전문 생산하는 회사가 있다고 하던데 자세히는 모르겠네요."

"그런게 다 있었군요. 그럼 그 당시에도 이미 그런 게 있었다는 얘기네요?"

"그럴 겁니다. 그러한 인공뼈가 더욱 발달해서 지금은 완벽하게 사람 뼈를 대체할 수 있을 정도라네요.

그런 것을 잘 알고 있던 그 여인은 수색이 시작되기 전에 출근하면서 대학 실습실에 가져다 놓았을 수 있겠지요.

사전에 철저하게 인조 인골 뼈처럼 손질해서 말이죠."

"그렇게 했다면 정말 무서운 사람이군요, 그 여자!"

"합격점을 줄만한 추리인가요?"

다솜이 감탄했다.

"완벽해요!"

"그럼 그 술까지 기대해도 되겠네요!"

"또 그 술? 그래도 안 미우니 어쩜 좋을까~~"

그러면서 손가락을 가온의 입에 갖다 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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