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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스토리

네가 강아지사랑의 감정이 동했나 보구나? (아찌<제24회>)

by 허슬똑띠 2022. 9.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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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꿎은 운명과의 가슴시린 사랑 이야기

 

S#52. 몽타주

 

비서실. 밝은 미소가 떠나지 않는 소다미의 얼굴.

부행장실이 비어 있을 때 문자를 보내는 소다미. 자신도 모르는 사이 흥얼거림이 나온다.

동대문쇼핑몰에서 옷을 구경하고 있는 소다미와 친구.

쇼핑백을 들고 커피숍에 앉아 얘기하고 있는 두 사람.

창밖으로 보이는 건설현장.

 

친구 (그곳을 바라보며) 저 자리는 축구장과 야구장 자리 아니니?

소다미 (역시 그곳을 바라보며) 맞아? 저기에 여러 가지 시설들이 들어선다더라. (친구를 바라보며) 나 이제 완전히 방향을 전했다.

친구 (눈을 흘기며) 기집애두~~ 그 동안 신나게 줄타기 하더니만. 결국 정했구나? 그래 어떻게 하기로 했어?

소다미 (어색한 듯) 응 내 아찌!

친구 뭐? 네가 강아지사랑의 감정이 동했나 보구나?

소다미 (눈을 흘기며) 얘는 강아지 사랑이 뭐니?

친구 어째든 재희 오빠만 안 됐구나~~~

 

소다미의 방 내부. 방안으로 들어온 소다미가 책상으로 간다. 그녀는 싱글싱글 웃으며 컴퓨터 모니터에 붙어 있던 빨장과 함께 찍은 사진을 뗀다.

 

S#53. 사무실 - 카페 / 밤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고 있는 소다미.

 

소다미 아찌! 오늘 부행장님이 일찍 나가시거든요.

이반(F) 아, 정말? 그럼 오늘 내가 모처럼 저녁 낼게!

소다미 알았어요. 이따 전철역에서 봐요.

 

(Cut to)

예전 이반이 소다미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했던 그 카페 내부.

그들이 자주 앉던 그 자리에 두 사람이 앉아 있다.

 

이반 꼭 몇 년이 지난 것 같은 느낌이다. 불과 몇 개월 전 여름이었는데 말이야.

소다미 그러네요. 제가 많이 방황하느라, 헤헤~~~

이반 그나마 우리 소다미가 이렇게 돌아와 줘서 정말 고마워.

소다미 그 동안 저 고민 많이 했어요. 그런데 제 마음은 항상 아찌에게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소다미도, 아찌가 소다미를 좋아하는 것만큼 아찌를 좋아해요.

그런 소다미를 바라보며 이반이 그녀의 두 손을 잡는다.

 

S#54. 공원 / 밤

 

소다미와 함께 택시를 내린 이반.

택시가 떠나가자 소다미와 함께 공원으로 들어간다.

보안등 불빛이 비껴있는 부근에서 소다미가 이반의 손을 댕긴다.

그러면서 바짝 다가서서 살며시 이반을 껴안는다.

 

소다미 아찌! 나 정말 좋아해요?

이반 그러~엄. 무슨 유행어 같지만 장말, 쏘냐는 내 운명이라고.

소다미 나도 앞으로는 아찌만 좋아할 거야.

이반 당연이 그래야지. (숨을 들이키며) 정말이지 이렇게 직접 쏘냐의 향기를 맡으니 기절할 것만 같다.

 

그러자 소다미가 그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는다. 이반은 상의로 그녀를 감싸며 그녀의 체취를 한껏 들이킨다. 여린 보안등 불빛으로 보이는 이반의 표정은 거의 몽롱한 상태이다.

소다미의 심장고동소리가 다소 과장되게 그의 귓전에 울린다.(E)

그러면서 이반은 떨리는 몸을 주체할 수가 없다.

 

S#55. 커피전문점 / 오후

 

낙엽이 뒹구는 거리를 걸어가며 휴대폰의 문자를 확인하고 있는 이반.

확대되어 보이는 휴대폰의 액정화면.

'내일 오후 3시에 이반씨 은행 부근 에인절리너스에서 뵈면 해요. 린'

 

커피전문점 내부. 머리를 단정히 빗고 검은 정장을 입은 젊은 사람들이 여럿 앉아 얘기하고 있다.

탁자에는 알록달록한 팜플렛과 종이들이 널려있다.

그들과 떨어져 있는 좌석에 서린이 앉아있다.

그녀의 얼굴에는 기대감이 잔뜩 서려있다. 그리고 미소도 함께.

그녀가 출입구 쪽으로 시선을 돌렸을 때 이반이 문을 열고 들어온다.

두 사람의 시선이 그대로 마주친다.

반가워하는 서린과 달리 이반의 표정은 덤덤하다.

 

서린 (커피를 마시며) 그 새 이반씨 보고 싶었어요.

이반 (미소) 그래요? 서린씨는 그새 더 멋져진 거 같아요.

원래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는 데 세월이 바뀌다 보니 이젠 여자에게 더 어울리게 변하는 모양이네요.

서린 그런가요? 저는 이반씨가 가을남자로 멋있게 변한 것 같은 데요?

이반 고맙습니다. 그런데 요즘도 그 친구들 자주 옵니까?

서린 아! 그것보다도 재미있는 일이 있었어요. 저번 이반씨 오셨을 때 제가 얘기하고 있던 남자, 기억나시죠?

이반 (끄떡) 예~~

서린 한날은 저보고 이반씨와는 상종하지 말라는 거예요. 뜬금없이 그러니까 황당하더라고요.

이반 (약간 당황) 아 예, 그런데 무슨 이유래요?

서린 그 사람 집이 일찍 미국으로 이민 갔었데요. 거기서 커서 유명한 금융투자회사에 들어갔다네요. 나름 공부는 한 모양이죠?

그러다가 한국지사에 파견되어 나왔다나 그래요. 그런데 자기가 관리하고 있는 곳 고객 한 분의 아들이 이반씨를 잘 아는데 그 사람이 그러더라고 한답니다. 자세한 얘기는 하지 않고서 무턱대고 그래요. 그 사람 참 이상한 사람이어요.

이반 (가슴이 덜컹) 아 예 그래요? 그런 건 신경 쓸 필요 없습니다.

(안 주머니에서 수첩을 꺼내 그 안에 있던 사진을 꺼내며) 그리고 저번에 나한테 주었던 이 사진 돌려드릴게요.

서린 (섭섭) 그냥 가지셔도 되는데요.

이반 (미소) 내가 워낙 간수를 잘 못해서요. 나중에 필요하면 다시 얘기할 게요. 아 그리고 우리 서린씨도 그렇고, 방금 얘기한 그 친구도 그렇고 집안 내력을 좀 알아야 하는데, 참 그 친구 이름은 뭐라고 하나요?

서린 (갸우뚱) 제임스 한, 우리 이름은 한석구래요. 그런데 그건 왜 필요한데요?

이반 다 일을 좋게 풀어나가는데 필요하니까, 서린씨! 귀찮다 하더라도 한석군가 하는 그 사람에게 집안 얘기 좀 듣고 나한테 얘기 좀 해줘요.

서린 (이상한 표정) ……. 예 알겠어요. 제가 이반씨에게 호감을 가진 것 같으니까 그 사람 그렇게 딴죽을 건 거 같아요.

이반 아무튼 너무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아요. 전에 내가 사람마음을 어느 정도 안다고 해서 그게 부담스러우신 가본데 전혀 아니니까 걱정하지 말고 내가 부탁한 대로만 해주면 되요.

일이 끝나면 자초지종을 다 얘기 해드릴 테니.

 

그제야 얼굴이 펴지는 서린. 나머지 커피를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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