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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스토리

괴물을 만들어 놓고 도망가 버린 사람이 무슨? (파이토레이드(PHYTORAID) (제53회))

by 허슬똑띠 2022. 9.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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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을 대신해서 해결사로 나서는 가리은(유가온)

 

60. 기적적 만남(계속)

 

그가 차를 몰고 신문사로 향하던 중 머릿속에 벼락같이 스치는 생각 하나가 그를 제자리에 멈추게 했다.

다소 망설이다가 취재부에 전화해서 급한 일이 발생하여 늦겠다고 보고한 후 차대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차대장과 통화가 끝난 후 차를 돌려 다시 수사대로 향했다.

외근 나갔던 수사요원들이 속속 들어오는 시간에 수사대 사무실로 다시 들어오는 한기자를 보고 오경사가 '오늘은 꽤 분주한 것 같습니다'라며 한 마디 했다. 한기자는 싱끗 웃음으로 답례하며 곧바로 차대장실로 들어갔다.

자리에 앉자마자 한기자가 다급한 표정으로 다시 찾아온 이유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아주 비밀스런 얘기 하나 해드리려고 신문사로 가다가 다시 발길을 돌렸습니다."

"나한테 엄청 큰 도움이 되는 건가 본데, 우리 한기자님이 이렇게까지 얘기하는 걸 보면?"

"아까 가리은이란 친구 봤는데 깜짝 놀랐습니다."

 

그러자 대장이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왜? 그 녀석 뭐가 잘못되었나? 그 녀석 정말 대단한 친구야!"

"그런 것 같더라고요. 정규직이 아니라고 우물대던데 대장님이 받아 주실 정도면요."

"근데 어떻게 한기자가 그 친구를 다 알고 있지?"

"알다마다요. 제가 그 친구 형의 부탁을 받고 얼마나 찾아 다녔는데요?"

"형이 있다는 얘기는 들은 것 같은데. 그런데 아주 어릴 때 헤어진 뒤론 거의 기억에 없다고 했거든.

그러면 형이 나타난 거야?"

"우리나라에 왔는데 현재는 행방불명상태죠. 젬트리를 탄생시킨 사람입니다."

"젬트리는 한국계 미국인 사이먼 뭐 시기라고 했는데… 아! 맞아 우리 이름이 유라온이라고 했었어!"

"예 그렇습니다. 유라온. 그리고 저 애는 가리은이 아니고 유가온입니다."

"뭐? 참 재미있는 사실이군. 그리고 두 형제 모두 아주 똑똑했었고 만 그래."

"그렇습니다.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젬트리가 괴물로 된 것은 유라온 박사 때문이 아니라는 것은 제가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습니다."

 

"뭔 소리야? 엠그룹에서 그렇게 발표했고 그리고 그가 도망가서 행방불명이라 했잖아?"

"모종의 음모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게 어째든 그 점은 젖혀두고요, 이 부분만 생각해 보세요."

"어떤?"

"불유괴수 아시죠? 젬트리 후속 괴물. 만약 유라온 박사가 있었다면 벌써 해결될 문제였을 거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괴물을 만들어 놓고 도망가 버린 사람이 무슨?"

차대장이 어림없는 소리를 한다고 핀잔을 주듯 하자 한기자는 그에 대해서 반론하다가는 날이 새겠다 싶어 자신이 생각에 이야기의 초점을 맞추었다.

"그 점에 대해서는 더 이상 드릴 말씀은 없는데 딱 한 가지!

이건 대장님이 아니면 안 되는 일이라 사정하는 겁니다."

"허어! 한기자가 나한테 사정할 일이 뭐 있어?"

"가온의 재능을 아시죠? 이것은 형과 같은 수준이고 이심전심이 될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니 이번 불유괴수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가온이 제격이라는 점입니다."

 

"글쎄? 그러다 잘못돼서 가리은이 제 형처럼 하지 말라는 법이 없잖아?"

"젬트리 건은 사기업체에서 벌린 건입니다. 그러나 이 번 건은 국가적인 사건을 해결하는 공적인 건입니다.

이러한 점만 비교해서 생각해봐 주십시오.

지금 뭐가 안 통한다면 시간을 드릴 테니 찬찬히 생각해보시죠. 내일 다시 오겠습니다."

"이거 참……."

찜찜한 표정의 차대장에게 다시 또 사정을 한 다음 한기자는 자리를 떴다.

 

61. 형이 숨겨놓은 비밀

 

늦은 밤인데도 불구하고 비상대책위원회 조사실에는 조사요원 몇 사람이 남아서 계속 자료를 검사하고 있었다. 대부분 자리가 비어있고 사람이 있는 곳에만 드문드문 불이 켜져 있어 다소 침침한 느낌을 주고 있었다.

불빛이 환하게 밝혀 있는 조사실 한 구석에는 다솜이 가온과 옆자리에 나란히 앉아서 일을 하고 있었다. 한기자의 권유를 받은 차대장이 결딴을 내려 가온을 파견하기로 한 후 그의 관리자 격으로 다솜을 함께 파견했던 것이다.

이 문제 때문에 차대장은 수사과장을 설득하느라 진땀을 빼야했다.

차대장이 그만큼 가온을 믿는 마음이 강했고 게다가 윤경위라면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인데 훗날 그의 이러한 결심이 마무도 해결하지 못하는 절체절명의 중대 위기를 막아내리라고는 그 당시 어느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었다.

 

얼마 안 되어 다솜이 책상을 정리하다가 가온에게 윙크하면서 '일이 있어 먼저 나갈게요!'라며 일어섰다. 그녀가 가온에게 손을 흔들며 조사실을 나간 뒤에도 가온은 꼼짝하지 않고 일에 열중했다. 그의 책상 위에는 여러 가지 기호들이 흐르고 있는 커다란 스크린 두개가 장착되어 있고 그 옆의 컴퓨터 본체에서는 연속적으로 불빛이 깜빡거리고 있었다.

책상 옆에 놓여 있는 바퀴 달린 문서 이송대에는 온갖 자료들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그 곳의 자료를 번갈아 옮겨 가며 지친 기색 없이 계속해서 자료를 조사하던 가온이, 갑자기 스크롤 하던 모니터를 정지시키고 곰곰이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위 아래로 연속 스크롤 해가며 내내 그 것만을 살펴보았다. 나름 이것저것 시도를 하더니 두 팔을 허공으로 쫙 펴대는 가온의 입에서는 작지만 흥분에 겨운 '빙고' 라는 소리가 저절로 터져 나왔다.

 

'드디어 이놈의 실체를 잡아냈군! 한 파일에 다른 파일이 교묘하게 덧씌워져 있었어.

그런데 원 파일은 이게 들어간 컴퓨터가 작동하면 수신자로 지정된 사람에게 자동적으로 송신이 되도록 장치해 놓았던 거구만.

그리고 그게 자신의 의도한 대로 탈 없이 송신이 되면 파괴되어 다른 사람은 모르도록 해 놓았고.

도대체 누가? 무슨 이유로? 이렇게 해놓았을까?'

그 순간 플래시 터지듯 가온의 머리를 스치는 생각.

"아! 전에 다솜이 얘기하던 유령메일인가 보다. 그럼 더 더욱 제대로 확인해봐야 되겠다. 아무리 파괴됐다고 해도 복구 안 되는 법은 없으니까, 복구해보자!'

 

나머지 사람들도 다 퇴근하고 아무도 없는 가운데 가온만이 땀을 흘리며 컴퓨터와 씨름하는 데 정신이 없었다. 어둑한 곳에 걸려 있는 시계의 시각이 흐릿하게 3시를 지나고 있었다.

'맞네! 다솜이 얘기했던, 한기자라는 사람에게 보내진 메일!

그러면 한기자가 나한테 얘기한 내용으로 봐서는 형이 보낸 메일이라는 말이 되는데~~~'

이런 생각으로 전율하면서 모니터에 얼굴을 바짝 대고 그 문서를 읽어 내려가는 가온의 얼굴에는 점점 놀라움으로 가득 찼다.

'놀라서 심장이 다 멎겠네. 정말 형이 보낸 편지잖아?

한기자에게 나를 찾아 달라는 부탁의 메일.

그렇다면 한기자가 이 메일을 받고 나를 추적하기 시작했다는 거가 되네. 가만 있자… 이 부분은 한기자에게는 제대로 전송되지 못했던 부분인 것 같은데… 아!'

가온은 놀라서 잠시 주춤하다가 메일 전체를 읽어 나가는데 마지막 부분이 한기자에게 제대로 전달이 안 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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