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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스토리

결론은 '죽음의 함정'이었다 이거죠. (파이토레이드(PHYTORAID) (제60회))

by 허슬똑띠 2022.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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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다는 것은 바로 행복의 약속이다.

 

66.범죄의 흔적(2)(계속)

 

가온이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가장 의심스러운 인물은 역시 부인 조용희입니다. 저번의 사건도 그 사람하고 관련된 것 아닌가요?"

"확실한 얘기는 못 들었지만 한기자가 계속적으로 추적하는 사건이라 한다면 그럴 가능성이 많겠네요."

"어째든 조용희씨가 전혀 손대지 않고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이번에는 자신이 손대지 않고 제삼자를 시켰다고 생각되는데 그는 전문가임에 틀림없어요. 대충 넘어갈 수 밖에 없도록 모든 상황을 꾸밀 정도였으니까요.

그럼 전혀 눈치 채지 않게 잠들도록 방법은 어떤 것이 있겠어요?"

"글쎄요?"

"킬러는 성은철이 애인과 함께 투숙한다는 정보를 사전에 당연히 입수했겠지요. 그리고 자기도 호텔에 투숙했겠죠. 그 룸의 키를 떠서 복제 하는 건 여반장일 테고요.

그리고 애인이 오기 전에 수면성분이 들어있는 방향제통을 눈에 띠지 않는 룸구석에 설치해 놓고요. 이는 원격조정으로 작동되는 것이었을 겁니다."

"그럼 포도주는 직접 전달했을까요?"

"여인이 투숙했을 때 사람을 시켜 보내도록 했을 겁니다. 전문가는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는 짓은 절대로 하지 않거든요.

마즌편 방에서 성은철이 룸에 도착하는 것을 지켜보던 그는 방향제를 작동시켰을 것이고,

그리고 수면제에 취해 둘 다 곤히 잠이 들었을 때 슬그머니 들어 가 여자를 소리 없이 살해하였을 겁니다.

물론 방향제통은 회수하고 실내를 환기시켰겠죠. 그러니 성은철이 아무 것도 모른 채 비서가 깨울 때까지 곯아떨어져 있을 수밖에요."

 

"그 추리를 듣고 보니 그럴 가능성이 커 보이네요. 그 당시만 해도 제삼자를 고용할 수 있는 능력은 이미 갖추고 있던 조용희씨이니까요."

"그 당시 경찰은, 애인이 다른 남자와 사귀고 있는 줄 잘못 안 성회장이 갑자기 분노가 폭발해서 살해했다는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했다고 합니다."

"그 당시 수사도 상당히 미온적이었던 것 같네요."

"아마 경찰에서도 심증적으로는 비합리적 정황 투성이라는 점은 인식했을 겁니다. 그러나 물증은 전혀 없고 정황증거는 확실하니 이를 뒤집기가 쉽지 않았을 테죠."

"그건 그렇다 치고 예상 밖으로 성은철이 대 기업의 회장 신분이었다는 점이 전혀 고려가 안 되었던 것 같기도 하던데……."

"맞아요! 이것도 정상 궤도에서 상당히 벗어나 있는 부분이죠. 특히나 조용희가 남편을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것은, 내로라하는 대변호사를 쓰지 않았다는 거로 짐작이 가지요.

만약 최선을 다했다면 대기업 회장이라는 점과 정황증거가 지나치게 완벽하다는 것 등이 참작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렇다면 형이 대폭 감형되었을 수도 있을 거라 봅니다.

사건수사와는 별개의 것으로 이런 미심적인 사안으로 미루어 보았을 때 조용희씨의 사주가 절대적으로 의심이 가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결론은 '죽음의 함정'이었다 이거죠."

 

그러자 다솜이 문득 생각난다는 듯 말했다.

"한기자가 조용희씨에 대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어요."

'조용희씨는 외모는 아름다웠으나 독가시 돋친 장미와 같은 존재였다. 그녀는 얼마나 혹독한지 한번 실수도 절대 용납하지 않았고 자신의 명령을 잘 따르지 않는 사람에게는 두 번 다시 기회를 주지 않았다. 그런 모습은 마치 청조 말의 절대 권력자였던 서태후를 연상시킨다.' 라고요."

"서태후라. 혹시 그 여걸에 얽힌 재미난 야사 알고 있나요?"

"야사요? 난 중국 청조말의 여걸 정도로만 알고 있는데요."

"정확한 얘기죠. '북경의 55일'이라는 영화에서 나오는 의화단도 사실 그 여걸의 작품인데요, 반청활동을 하던 조직을 역으로 활용하여 외세를 배격하는데 이용했었죠."

"하여튼 대단한 여자였군요."

"야사라는 것은 10여 년 전에 어느 책에선가 읽었던 이야기인데, 믿거나 말거나 식의 이야기 같기도 해요.

무언고하니, 서태후가 그 위치에 가도록 해준 전혀 뜻하지 않은 디딤돌이 있었다는 겁니다."

"뜻하지 않은 디딤돌?"

"그건 바로 그녀 어머니에게 잘못 전해진, 다른 사람에게 갈 돈이었죠. 어머니는 그 돈으로 그녀를 교육시켜서 궁녀로 들여보냈고 미모였던 딸은 황제의 눈에 띄어 결국 나중에 동치제 황제를 낳게 되지요. "

"그래서, 자기 아들이 황제계승자가 되니까 권력을 쥐게 되었군요. 대단한 스토리네요."

 

"스탕달의 이 말 아세요? '아름답다는 것은 바로 행복의 약속이다.'"

"어느 책에서 읽어 본거 같아요."

"서태후적 이룸에는 '행복을 약속 해주는 미모'가 있었고 그 전에 한 가지 더 필요한 게 있었어요, 무얼까요?"

"뜻하지 않은 행운의 디딤돌?"

"예 그래요. 좀 더 구체적으로 표현한다면, 단 한번 맞이한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는 순발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도약의 기회가 왔는데도 불구하고 시의 적절하게 활용하지 못하면 절반의 성공에 그칠 수도 있어요."

"그러면 이 두 가지를 절묘하게 조화시킨 결과의 산물이겠네요. 아! 그러면 조용희씨가 그런 점에서 닮은꼴인가요?"

"조용희가 대학 다닐 적에 서태후의 어릴 적처럼 우연히 거금을 얻게 되었다고 했지요? 그처럼 그녀에게도 욕망의 이룸을 위한 디딤돌이 나타났었는데 처음에는 실패했지요. 지나친 자만감 때문에…….

그러나 그 이후 엉뚱한 방법으로 결국 다시 그 디딤돌로 오르는 데 성공했다고 봐야죠.

두 사람이 닮은 것은 그 뿐만이 아니라 '독가시가 돋힌 아름다운 장미'라는 점도 있다는 겁니다."

"재미있는 비유예요."

"다솜씨도 그런 면에서는 충분한 능력을 갖춘 거 아닌가요?

미모와 순발력, 금상첨화인 것은 가시가 있더라도 아프지 않은 가시를 가진 장미."

이 말에 다솜이 부러 멀뚱해 하며 엉뚱한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런가?"

그러다가 두 사람은 서로 마주보고 가볍게 하이 파이브를 하고 나서 신나게 웃어대었다.

 

67. 불유괴수의 반격

 

젬트리와 관련한 자료를 검색하면서 모든 조사요원들이 불유괴수의 제거를 위한 단서를 잡기 위해 불철주야 노심초사하고 있는 가운데 과학연구소에서 괴수에 대한 분석 자료가 도착하였다.

비대위 합동수사대 회의실에서 위원들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이 자료 내용을 듣기 위해 모였다. 한 연구원이 자료를 보면서 설명을 시작했다. 가온과 다솜 역시 나란히 자리에 앉았다.

"불임유발인자의 주된 작용에 대한 분석내용입니다.

첫째, 남자에게 미치는 영향입니다. 정자가 난자와의 결합을 위해서는 난자에 형성된 3겹의 막을 뚫어야 합니다. 이 때 정자의 첨체에서 나오는 물질인 아크로신이라는 화학물질로 이 막을 녹여서 뚫습니다."

갑자기 그가 얄궂은 미소를 지으며 가온에게 질문을 던졌다.

"가리은씨! 첨체가 뭔지 알아요?"

가온은 거침없이 대답하는데 그가 계속하려던 얘기의 내용까지 간파하고 있었다.

"정자가 고환에서 성숙되는 동안에 형성되는 것인데요, 말씀하시는 걸로 봐서는 아마도 불임인자가 남자의 고환으로 침투해서 이 첨체의 형성을 막고 결국 아크로신이라는 물질 역시 생겨나지 않게 만드는 것이라는 그런 얘기 같네요."

 

"맞습니다. 그러면 정자가 난자의 막을 뚫고 들어 갈 수 없게 되고 수정이 불가능 하게 되는 것이죠. 가리은씨는 정말 모르는 게 없네요."

가온이 멋적어 하면서 물었다.

"그 말씀 칭찬 맞죠?"

"당연한 말씀!"

그 연구원의 말이 끝나자 다음 연구원이 이어서 설명을 시작했다.

"둘째, 여자에게 미치는 영향입니다. 정자가 난자와 결합하기 위해 몰려들면 난자는 정자의 운동을 활발하게 하면서 정자를 유도하는 수정소라는 화학물질을 분비하게 됩니다."

"그런데 불임인자가 여자의 자궁으로 들어가 이 수정소의 생성을 방해한다는 거네요."

"네 바로 그겁니다."

가온의 답에 동의하면서 연구원이 농담을 던졌다.

"가리은씨는 언제 여자의 생식기에 대해서도 배웠나 보네요?"

그러자 가온의 얼굴이 약간 홍조를 띠었다.

"인체를 공부하다 보면 당연히 알게 되는 거 아닌가?"

그러자 모두들 큰 소리로 웃어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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