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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스토리

아마존의 아마조네스 여전사라도 되지 않으면… (파이토레이드(PHYTORAID) (제61회))

by 허슬똑띠 2022. 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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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유괴수의 공격과 맞물린 저 출산 문제의 제기

 

67. 불유괴수의 반격(계속)

 

이 설명을 듣고나서 위원 한 사람이 근심스런 투로 말을 꺼냈다.

"그런 걸 보면 불유괴수는 철저하게 남성이나 여성 모두를 공략하는, 틈을 보이지 않는 영악한 놈이군요."

방금 설명을 끈낸 연구원이 부연설명 했다.

"그런데 문제는 이 불유인자의 성분에 대한 겁니다.

괴수가 만들어 낸 성분이 엉청난 독성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데, 중금속 성분이 다양하게 섞여 있어 도대체 무어라고 꼭 꼬집어 말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구성 성분의 분석이 안되니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백신이나 해독제를 만들기가 어렵다는 거죠."

처음 설명을 시작한 연구원이 보충 설명했다.

"또한 이 맹독성 인자는 수정된 난자의 성장도 방해하여 결국 폐사시키게 합니다.

그래서 유산이 말도 못하게 발생한 것인데 완벽하게 성분 분석이 안 되고 있으니…… 당장 이 상황을 해결하는데 난관에 봉착하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가온이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이건 제 의견인데요, 현재 황무지의 규모가 30제곱킬로미터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 광활한 지역의 중금속물질을 불유괴수가 모두 빨아들여 간수하고 있다면, 그 양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입니다. 이것도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연구원 한 사람이 여기에 덧붙여 자신의 의견을 개진했다.

"그렇다면 혹시 만일 땅 밑에서 그 뿌리를 계속 뻗어나가 지하의 중금속을 한없이 빨아들여 축적하지는 않을까요?"

그러자 모두의 표정이 침울해졌다.

 

그 다음 날 오후 불유괴수를 경계하고 있던 수사요원팀에서 보고가 들어왔다. 오전부터 괴수가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하더니 마치 구름이 지나가면서 햇빛을 차단하는 것처럼 주변에 그림자가 지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모두들 하늘을 바라보니 솜털들이 텅 빈 공간을 메우다시피 온통 하얗게 날아가더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괴수는 평상시 보다 서너 배 이상의 솜털을 연신 뿜어내는데 모두들 할 말을 잊은 채 보고만 있을 밖에 없다는 보고였다.

그 보고를 받은 조사팀장이 급히 위원장실로 달려 들어가서 머뭇거림 없이 보고서를 내밀었다.

"최근의 조사보곱니다."

"특별한 상항이 발생한 모양이구만, 또……."

"이거 엎친 데 덮친 격인데요. 저놈의 괴수가 솜털공장에서 솜을 틀 듯 솜털을 마구 마구 뽑아대고 있답니다."

"그렇담 그놈이 공격 받은 것에 대해 화풀이라도 한단 말인가?"

"그 괴수 주변 마을에 갑자기 솜털이 새하얗게 날아오는 걸 보고 수사대원들이 혹시나 해서 괴수에게 가보았더니 말도 못할 정도랍니다."

 

"허어! 정말 설상가상이구만!"

"그것만이 아닙니다.

새로운 솜털은 아예 나무껍질 속을 파고들어 쉽게 눈에 띄지도 않는답니다. 거기다가 향기도 약해져서 진짜 나무에서 나오는 피톤치드 향인지 구분을 할 수 없을 정도라는데. 정말 기가 막힐 지경입니다."

"안되겠소! 불유괴수를 근원적으로 없애버릴 방안의 개발을 좀 더 서둘러야겠습니다. 외국 학자들의 조사결과는 어떤가요?"

"거기도 아직 뚜렷한 분석 결과는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그저 조금 더 기다려 달라는 요청뿐입니다."

"다시 종합대책회의를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서둘러서 준비를 해주세요."

팀장이 나가자 혼자 고민에 사로잡힌 위원장이 중얼거렸다.

'이거 참! 다시 핵포탄을 쓰자고 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가고 있는 건 아닌가 모르겠네.'

 

68. 저 출산 대책의 문제

 

비상대책위원회의 이러한 긴급한 상황에는 아랑곳없이 나름 저 출산 문제를 해결하고자 국회에서 제시한 관련 법률안으로 인하여 여러 가지 집회와 시위로 온통 시끄러웠다.

여의도 한강공원에 바글거리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 위로는 '출산 장려법은 즉각 시행되어야 한다.', '우리의 미래는 출산 장려법에 달려 있다.'라는 문구가 쓰여 있는 플래카드들이 출렁거리고 있는데 이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곳은 '범 애국애족 총연맹', '청소년선도회 연합회', '새싹회'등의 단체들 이었다.

국회의사당 앞에서도 각종 단체의 집회가 열리고 있었다.

'교육정상화를 위한 모임', '바른교육대책위원회', '참교육연합회'들의 이름이 적힌 플래카드가 물결치고 있는 가운데 대형 확성기에서 '출산 장려법'을 성토하는 소리가 어지럽게 울리고 있었다.

과천 청사 주변의 공터에서는 정부의 대책을 촉구하는 집회가 그 열기를 더해가고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과 '유치원 연합회', '유아교육연구회' 의 이름이 적힌 현수막들이 넘실거리는 가운데 '정부에서 유아교육전담하면 우리들은 굶어 죽으라는 얘기입니까?' '우리는 국민을 죽이는 정부의 일방적인 시책을 규탄한다.' 라는 소리들이 확성기를 통하여 울려 퍼지고 있었다.

 

한편 모 대학교 총학생회에서는 저출산 방지를 위한 법률적 대안보다 더 시급한 것은 그 원인의 근본적 해결이 중요하다는 주장을 내세워 대토론회를 개최키로 하였다. 개최시각 1시간 전부터 많은 학생들이 토론회가 개최되는 대강당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이는 주제자체가 그만큼 자신들의 절박함과 직결된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고 할 수 있었다.

그 대학 건물의 2층에 자리 잡고 있는 대강당에는 학생들로 빈틈없이 초만원을 이루었다. 토론회 시작시간이 다소 지나자 사회자가 좌중을 둘러보면서 주의를 집중시켰다. 이어서 학장과 총학생회장의 인사가 있은 후 학생회장 주재로 본격적인 토혼회가 시작되었다. 그러자 곧바로 한 여학생이 손을 들어 제안 발언을 하였다.

"먼저 토론회의 목적은 단순한 문제점 나열보다는 정말 실효성 있는 정책의 제기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주재자 의견에 동의하면서 토론회의 방향을 이끌어 나갔다.

"좋은 의견입니다. 그러면 저 출산 근본 원인부터 짚어 넘어가보겠습니다."

이와 함께 여러 학생들이 나서서 차례로 의견을 개진했다.

"우선은 취업의 기회가 바늘구멍만한데 있다고 봅니다. 대오족(大五族)이니 프리터(Freeter)족이니 하는 말 자주 들었을 겁니다. 이는 바로 청년실업의 심각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언감생심 결혼이라는 것을 생각이나 해볼 수 있냐고요?"

 

"취직했다 하더라도 집을 사려면 장난이 아닙니다.

10년 이상 아니면 그 이상, 수입을 꼬박 모아야 집을 살 수 있는데 그게 어디 쉬운일 인가요?"

"여자들은 더 해요. 취직하고 나서 결혼을 한다고 해도 아이 낳으려면 보통의 각오 가지고는 안 됩니다."

"결혼도 결혼이고 살아야 할 집도 그렇지만 애들 교육비는 어떠하고요.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의 각 종 학원비, 등록금을 생각하면 아찔하죠. 그렇다고 자식 교육 제대로 안 시킨다면 애들한테 그 욕을 어떻게 감당합니까?"

"남자들은 그래도 약과예요, 약과! 출산이나 육아 이런 것 생각하면 정말 결혼하고픈 생각 손톱만큼도 안 나요."

"정말 애들 키우는 건 보통의 각오 가지고는 안 된다고요. 요즘 자기 부모에게 기댈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여자들은 그야말로 직장과 집안의 일을 동시에 수행하는 슈퍼맘이 되어야 하는데, 이러한 현실을 개선해보려는 노력이 전혀 보이지 않으니 개탄스럽기만 해요."

"그래요! 아직도 우리 사회는 여자에게 많은 짐을 씌우는 불평등 사회예요. 그러니 여자들이 쉽게 결혼할 마음이 생기겠느냐고요!"

"결혼도 그렇고… 아마존의 아마조네스 여전사라도 되지 않으면… 지금 우리사회에서 애 낳는 것은 무리죠, 정말로… 무리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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