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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스토리

총알이 총 쏜 놈의 총으로 도로 들어간 거야 뭐야?(파이토레이 (PHYTORAID)(제68회))

by 허슬똑띠 2022.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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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께끼 같은 엠그룹 조용희 고문의 피살

 

74. 저격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법정의 중앙에는 법관들이 앉아 있다.

검사가 피고인석에 앉아 있는 조용희와 조정균에게 질문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이어서 변호사가 변호하는 모습이 보인다.

얼마의 시간이 흐른 후 재판관이 판결을 내리는 모습이 보인다.

갑자기 판결결과에 불만스러운 사람들이 소란스럽게 떠드는 소리에 전혀 개의치 않는 조용희와 조정균에게 변호사가 다가가서 악수를 청한다.

세 사람의 얼굴에는 그것 보라는 듯한 미소가 가뜩 퍼져있다.

재판이 진행되던 법원 외부에는 법원건물을 배경으로 TV카메라 앞에서 방송하는 기자들과 카메라 맨 및 TV카메라들이 진을 치고 있다. 그리고 신문사 기자들도 법정 바로 앞에 잔뜩 몰려 있다.

그외 일반인들도 그 주변에 들러서 있다.

기자가 멘트를 하고 있다.

'오늘 엠그룹의 회장과 고문에 대한 법원의 판결이 났습니다.

검찰 측에서 증거로 제출한, 젬트리괴물을 만들어낸 사이먼 우드뱅크, 우리 이름 유라온 박사가 보냈다는 이 멜의 내용에 대해서는 이를 입증할 만한 구체적이고 실증적인 증거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 사유였습니다.

검찰은 항소하지 않기로 결정함으로써 재판은 종결되었습니다.'

 

이 때 법정의 문이 열리며 나오고 있는 조정균과 조용희의 모습으로 화면이 변한다.

기자들이 그들에게 우르르 몰려가는 찰라 조정균을 앞세워 나오던 조용희가 그 자리에 풀썩 쓰러지고 만다.

일순간 법원은 아수라장이 된다.

주위에 있던 그룹 경호원들이 조정균을 에워싼다.

경호 요원들이 그녀를 부축한다.

경호원이 살펴보는데 그녀의 얼굴 이마 정면에 작은 구멍이 나있고 그곳으로부터 약간의 피가 흘러나오고 있다.

경호원이 그녀의 목에 손을 대보더니 고개를 젓는다.

경찰들이 달려와 폴리스 라인을 치고 사람들의 접근을 막는다.

그리고 경찰관들이 주변을 둘러보며 저격방향을 가늠해 본다.

한 경찰이 법원 사방을 둘러보는데 법원 인근에는 저격할 수 있는 적당한 장소는 보이지 않는다.

이 때 법원 대각선 건너편의 5층 건물입구에서 한 외국인이 서류가방을 들고 나오는데 아무도 그에게 관심을 두고 있는 사람은 없다.

그는 법원에서의 소동에 관심 없는 듯 묵묵히 보행인이 그다지 않은 보도를 걸어가며 사라져 간다.

구급차가 도착해서 조용희를 싣고 출발하고 그 뒤를 이어 조정균이 탄 승용차와 그룹사람들이 탄 차들이 뒤따라간다.

정사복 경찰들이 조용희가 쓰러진 지점을 중심으로 해서 수색을 시작한다.

 

방송국 및 신문사 기자들은 물론 대부분 사람들이 법원에서 사라지고 난 뒤 계단 한 편에서 담배에 불을 붙이는 반장 옆으로 형사 한 사람이 다가 온다.

그가 답답한 듯 말을 꺼낸다.

"아무리 찾아 봐도 흔적조차 없네요."

그러자 반장이 담배연기를 후 불어대며 역시 답답함을 감추지 않는다.

"그거 참 귀신이 곡할 노릇이군. 어느 영화에 나왔던 것처럼 이 것도 총 쏜 놈의 총으로 도로 들어간 거야 뭐야?"

 

한 낮에도 냉기가 서려있는 시체안치실은 밤이 찾아오자 더욱 더 음산한 분위에 짓눌린 듯이 보인다.

커다란 유리창 너머로 알루미늄 작업대 위에 놓인 여인의 시신을 바라보며 당혹해 하는 나이 든 검시관의 모습이 보이고 그 옆에는 형사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서있다.

이 때 수사반장이 검시실 유리창부근에 모습을 드러낸다.

유리창에 대고 손짓을 하더니 옆에 있는 문을 열고 부검실 안으로 들어간다. 들어가자마자 멍한 표정의 형사에게 핀잔을 던진다.

"왜 똥 씹은 얼굴하고 있어? 여기서도 총알을 못 찾은 거야?"

"그게 말입니다……."

부검에 참여했던 형사가 말을 잇지 못한다. 그러자 검시관이 나서서 설명한다.

"이건 보통 희한한 게 아닐세."

그러자 반장이 퉁명스럽게 묻는다. 그렇지 않아도 범행 현장에서부터 일이 안 풀려 부아가 잔득 나있는 참이다.

"뭔데 그래요?"

"총알이 이마로 들어 왔으면 뒤통수에 총알이 나간 구멍이 있어야 하는 게 일반 상식 아냐?"

"근데 현장에도 총알흔적이 없단 말입니다. 그래서 혹시 머릿속에 박힌 게 아닐까 하는데."

"이거 현실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네."

검시관도 도대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이다. 반장이 답답한 듯 재촉한다.

"아니 뭐가 어떻게 된 건데요?"

"이마에 난 구멍크기가 일반 소총의 탄환에서 만들어진 것과 다르더란 말씀. 거기서부터 꼬였는데 머릿속에도 탄환의 흔적조차 없는 거여."

"그럼 도대체 어떻게 된 겁니까? 총알이 녹아 사라진 건 아닐까요?"

"아니! 내말 더 들어봐!"

검시관이 손으로 제지 하듯 하면서 설명을 계속한다.

"더구나 탄환이 빠져 나간 곳이 없어. 그래서 몸 내부를 살펴봤지. 그런데 무언가가 머리에서부터 오른쪽 겨드랑이가 있는 데까지 뚫고 지나간 흔적이 있더란 말이야."

그리고 잠시 머뭇하다가 말을 잇는다.

"그리고 총알의 출구처럼 겨드랑이사이로 무언가가 터져 나간 상흔이 있더란 말이지."

반장이 어이없어 하며 짜증스럽게 묻는다.

"그러면 총알이 제멋대로 그렇게 훑고 갔다는 말입니까?"

검시관이 가만히 머리를 끄덕인다.

"내말이 그 말이여! 이마로부터 들어간 탄환이 신체내부를 통과하여 그 쪽으로 튀어 나간 것으로 추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네!

단정은 아니야. 그냥 추정이야. 그러나 이런 일은 생애 처음 겪는 일이라 누구도 단정할 수 없을 거야."

이 말에 열 받는 듯 반장이 언성을 높이며 따지듯 한다.

"아니 어떻게 이마로 들어온 탄환이 제멋대로 신체 속으로 들어간 다음, 몸을 빠져 나갈 수 있다는 겁니까?"

반장의 태도에도 별 반응 없이 이죽거리듯 대꾸한다.

"그래 방금 내가 그랬잖어! 누구도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이라고!"

 

장례식장이 보이고 엄청난 화환들이 보이는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줄을 이어 조문하고 있다.

영정이 있는 조문실 안의 오른편에 상복을 입은 조정균이 서서 문상객을 맞이하고 있다.

연신 조문행렬이 이어지는 가운데 혼자 들어오는 늘씬한 키에 검은 양복을 입은 남자의 뒷모습이 보인다.

영정에 헌화하고 나서 조정균과 맞절을 한 뒤 무어라고 하자 조정균이 얼굴이 당혹과 분노가 섞인 묘한 표정으로 변한다.

그러면서 되새기듯 중얼거린다.

'유라온의 동생 유가온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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