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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스토리

아니 홀아비 집에 웬 여자 옷이 다 있어요? 수상하네.. (별의 눈물(제17회))

by 허슬똑띠 2022. 1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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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별 공주와의 사랑 이야기

 

#46. 집 외부 / 늦은 저녁

 

헤드라이트 불빛이 건물을 비추면서 제리의 차가 집 옆의 주차공간에 정차한다. 전조등 꺼지며 해조와 제리가 내린다. 집 건물을 둘러본 후 어둠에 싸여가는 정원을 바라보는 해조. 그녀의 얼굴에 한 순간 감격스러운 표정이 스쳐 지나간다.

 

해조 부모님께서 정원을 잘 가꾸어 놓으셨네요. 집도 멋있구요.

제리 (놀라) 그래요! 그걸 어떻게 알았어요?

해조 (살짝 미소) 바쁘신 사장님께서 이 정도로 할 시간이 없잖아요~~

제리 하기야~ 집도 그렇고 정원도 그렇고.. 부모님의 정성 어린 손길이 안 닿은 데가 없지요. 그 때 워낙 잘 가꾸어 놓으셔서.. 내가 자주 손을 안 봐도 그럭저럭 유지되는 건지도 몰라요.

해조 그렇게 꾀를 피우시니 군데군데 엉망이 된 데가 보이네요.

제리 하하.. 게으른 게 다 들통 났네! 보수 한다, 한다 하면서도 뜻대로 잘 안 되니 별 수 없죠.

해조 (다시 휘둘러보며) 그래도 정말 멋진 신혼집을 마련해주신 거나 다름없네요.

제리 (장난기) 맘에 들어요?

해조 (역시 장난기) 제 맘에 드는 거 하고 관계있나요?

제리 왜요?

해조 글쎄요? (딴전) 참, 물건 꺼내야죠?

 

부러 시선을 외면하는 듯 차로 향하는 해조. 잔뜩 바람을 집어넣었던 풍선에서 바람이 새는 것처럼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푸~ 내쉬는 제리. 그러나 이내 후다닥 해조를 뒤쫓아 차로 간다.

 

#47. 집 내부

 

해조가 가방을 메고 양손에 쇼핑봉투를 든 채 집안을 이리저리 둘러본다. 그녀의 눈빛에 잠시 새삼스러움이 어리다 사라진다. 제리가 식탁 위에 물건을 내려놓고 해조 것을 받아 든다. 이 때 파리 몇 마리가 나타나더니 해조 주위를 맴돈다.

 

해조 (개의치 않고) 야들이 나하고 놀자는 건가?

제리 (손으로 쫓으며) 이놈의 파리들! 해조씨한테 왜 그래!

해조 (장난기) 그 녀석들 나쁜 것들이어요?

제리 (잠시 멀뚱하다 웃음) 글쎄, 나도 모~르겠어요.

해조 그래요?

 

그러면서 이제는 자신이 직접 손을 이리저리 휘젓는 해조. 그러자 파리들이 손바람에 튕겨나가는 것 같더니 보이지 않는다. 어리둥절한 제리가 '금방 어디로 간 거야'라며 모서리와 소파 밑을 찾아본다. 그의 시점으로 보이는.. 어둑한 구석 바닥에 나뒹굴며 날개를 파르르 떨고 있는 파리들의 모습.

 

제리 (놀라 해조를 바라보며) 아니? 이런 센 장풍도 날릴 줄 알아요?

해조 장풍이요? 그게 뭔데요?

제리 (다시 멍하다 쓴웃음) 아냐요. (중얼) 이거 어찌 된 노릇이야?

 

정신을 차리고 일어서서 봉투들을 식탁 위에 올려놓는다.

 

제리 건넌방에 갈아입을 옷을 준비해 놓았어요. 잘 맞을지 모르겠네?

해조 (놀란 척) 아니 홀아비 집에 웬 여자 옷이 다 있어요? 수상하네..

제리 (빙긋) 그거요? 전생에 해조씨가 다 입던 것인데..

해조 깔깔깔.. 한방 맞았네요.

 

(플래시 백)

신29에서 해조가 제리에게 '사장님은 꼭 제 사랑처럼 여겨지더라고요. 아니요! 전생에서요’ 라고 하는 장면.

 

해조 참, 제리님도 대단하시와요. 그 때 그 얘기를 잊지 않고 계시다니.

 

기분 확 펴진 제리. 문을 열어주자 들여다보면 안 된다는 손짓을 하며 방에 들어가 문을 닫는 해조. 제리도 침실로 들어간다. 제리가 들어가자마자 그 새 옷을 갈아입고 나오는 해조. 갈아입은 옷이 그녀에게 딱 맞고 잘 어울린다. 손에는 자신이 별도로 준비한 것을 들고 있다. 이내 주방으로 가서 조리 준비를 한다. 얼마 후 옷을 갈아입고 나온 제리가 주방에 있는 해조를 바라보더니 기겁을 하고 달려와 만류한다.

 

제리 (감탄) 날렵하기는 홍길동 따로 없네. 이건 다 뭐예요? 언제?

해조 제가 다 할 테니 다른 거나 준비하세요.

제리 이러면 안 되는데..

해조 (흥얼흥얼) 안 되는 줄 알면서 왜 그랬을까..

제리 참 못 말리겠네.. (옷을 보며) 야! 기가 막히게 어울리네!

해조 깔깔.. 전생에 제가 입던 옷이라더니 정말 그런 것 같네요~ 자! 제가 솜씨를 발휘해볼 테니 사장님은 딴 거나 하세요~

제리 할 수 없네.

 

(시간 경과)

갖가지 음식이 차려진 식탁. 자리에 마주 앉는 두 사람.

 

제리 (감탄) 해조씨는 정말 못하는 게 없네요. 이거 음식을 보니 보통 솜씨가 아닌 것 같은데요?

해조 (빙그레) 평가는 맛을 보고 나서 하셔야..

제리 알았습니다.

 

두 사람이 함께 식사를 시작하는데 제리가 음식을 들다 말고 해조를 빤히 바라본다.

 

제리 (마음의 소리) 아니? 이 맛은.. 전에 우렁각시가 나타났을 때 그 음식 맛과 똑 같잖아?

해조 왜요? 뭐가 잘 못되었어요?

 

제리가 고개를 저으며 양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그리고 놀라운 표정 지으며 연신 음식을 먹는다. 해조가 가끔 재미있다는 듯 그 모습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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