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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스토리

속전속결인가요? (별의 눈물(제18회))

by 허슬똑띠 2022. 1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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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별 공주와의 사랑 이야기

 

#47. 집 내부(계속)

 

(시간경과)

제리가 식탁 위의 등만 놓아두고 나머지 등은 모두 끈다. 해조가 흥미로운 듯 말없이 지켜본다. 이어서 식탁에 놓이는 케이크 상자. 반지와 목걸이가 든 쇼핑백은 의자에 놓는다.

 

해조 어머? 오늘 진짜 무슨 날인 모양이네요?

제리 (능청스럽게) 아주 중요한 날이지요.

해조 미리 말씀 좀 해주시지 그랬어요.

제리 그냥 보고만 있으면 되요.

 

케이크를 꺼내어 상자 위에 올려놓고 초에 불을 붙이는 제리.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촛불을 바라보는 해조. 제리가 식탁의 등마저 끄자 분위기가 더욱 아늑해진다. 두 사람의 모습이 촛불에 어른거리며 벽에 그림자를 그린다. 촛불이 가볍게 흔들릴 적마다 그림자도 너울댄다. 제리가 쇼핑백에서 반지를 꺼내어 그녀에게 주춤주춤 내민다.

 

해조 (놀라) 이게 뭐예요?

제리 (다소 상기되어) 해조씨와 평~생 함께 하고 싶어요.

해조 (수줍게) 이런 게 청혼이라는 하는 건가 보지요?

 

촛불 빛이 어리는 그녀의 얼굴이 발갛게 물든다. 반지를 손에 끼어보고 수줍게 웃는 해조. 그 모습에 긴장한 표정의 제리가 입술을 적신다.

 

제리 한 동안 주저했었는데, 이젠 해조씨의 마음에 완전히 동감을 이루었다고 생각해요..

해조 (부끄러워하며) 제리님이 이런 자리를 마련해주셔서 너무 감격스러워요.

 

그러면서 해조가 제리에게 반지 낀 손을 내민다. 기다렸다는 듯 그녀의 손에 키스하는 제리. 펜던트가 달린 목걸이도 꺼내어 목에 걸어준다. 목걸이를 만지작거리면서 해조가 더욱 감격해 한다.

 

해조 (기쁨이 가득한 목소리) 너무 예뻐요! 더구나 함께 찍은 사진까지..

 

갑자기 벌떡 일어나 건넌방으로 들어간다. 순간 불안한 눈빛의 제리. 그러나 돌아온 해조가 들고 온 가방에서 꺼내는 것은 그녀가 끼고 있는 것과 거의 닮은 반지. 놀라서 입이 쩍 벌이지는 제리.

 

제리 (감탄과 흥분이 뒤섞여) 와 이게 웬일이래? 이걸 보니 해조씨와 난 정말 동감 이상이란 걸 느끼겠어요!

 

반지를 끼고 바라보다 해조의 뺨에 키스를 퍼붓는 제리. 흥겹게 주방에서 포도주와 잔을 꺼내온다. 너울대는 촛불 빛으로 반짝이는 잔. 포도주를 따르고 건배한다.

 

제리 (상기되어) 로스텐이란 사람은.. '행복은 지적 능력과 감성능력이 최대한 발휘되었을 때만 찾아온다.' 그러던데 난 해조씨 덕분에 그래 되었고.. 그래서 오늘 이런 행복을 맞이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해조 (수줍게) 너무 그러지 마세요.

제리 (손을 저으며) 전혀! 이 세상에서 해조씨 같은 사람은 둘도 없을 거라 확신해요. 그래서 나는 정말 행운아란 생각이 듭니다.

해조 고마우면서도 부담스러워요. 잘못하면 제리님을 실망시켜드릴 것만 같아서..

제리 해조씨가 그럴 리 없지만! 그런다 해도 애교로 그런 걸 거라 생각해요.

해조 그럼 안심했어요. 그리고 제리님! 이 세상에서 저 외에는 없다는 그 말씀 절대 잊으시면 안 돼요~옹!

제리 해조씨 말마따나 걱정 붙들어 매두사이다.

해조 깔깔.. 이젠 말까지 동감이 되었네요!

 

계속 건배하는 두 사람. 해조의 얼굴은 홍조로 물든다.

 

제리 오늘은 여기서 자고 내일 나와 함께 출근해요.

해조 (놀라는 척) 속전속결인가요?

제리 (손사래 치며) 아.. 아니, 그런 게 아니고.. 난 그저 해조씨가 힘들까 봐 그런 건데..

 

해조가 당황하는 제리를 보며 재미있다는 듯 깔깔댄다.

 

해조 아이 농담인 걸. 제리님도 차~암.

 

화사하게 웃는 해조를 바라보는 제리. 그의 표정은 꿈을 꾸는 듯하다.

 

(인서트)

붉은 열매가 수도 없이 달린 높은 가지로 겁도 없이 올라가는 귀여운 소녀. 아찔해 하며 그녀를 바라보는 제리. 아무렇지 않게 열매를 따 치마폭에 담은 다음 다람쥐처럼 내려와 제리에게 내미는 모습.

 

#48. 건넌방 내부

 

해조가 잠잘 방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문에서 노크소리가 난다. 아무런 반응이 없자 '그새 잠 들었나?' 중얼거리는 소리와 함께 슬며시 문이 열린다. 조금 드러나는 제리의 얼굴. 갸우뚱하며 살그머니 들어선다. 그의 손에는 잠옷이 들려있다. 마침 해조가 욕실에서 타월만 걸치고 나오는 모습과 딱 마주친다. 놀라서 뒤돌아서는 제리. 해조는 오히려 그게 재미있다는 듯 깔깔거린다.

 

해조 아이, 엉큼하셔라. 샤워할 때 들어오시면 어케요?

제리 (당황) 노크했었는데.. 샤워하느라 못 들은 모양이네?

 

계속 등을 돌리고 안절부절 못 하는 제리에게 다가가는 해조.

 

해조 이 옷도 제가 입었었던 건가 보네요? 차~암, 그냥 놓고 가실 줄 알았는데 계속 서 계시네. 정말 응큼하기도 하셔라!

 

그러면서 타월을 몸에 두른 채 제리를 돌려세우고 그의 얼굴에 마구 입맞춤을 해댄다. 눈을 질끈 감고 모른 채 키스세례를 받는다. 타월이 스르르 흘러내리자 제리 손에 그녀의 피부가 닿는다. 놀라 번쩍 눈을 떴다가 얼핏 그녀의 벌거벗은 모습을 보자 엉겁결에 잠옷을 떨어트린다. 뒤돌아서 도망치듯 후다닥 뛰쳐나간다. 해조의 상큼한 웃음이 방안에 그득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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