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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스토리

이런 순조로운 항해가 계속 될 줄이야 꿈엔들 상상이나 했겠어? (별의 눈물(제19회))

by 허슬똑띠 2022. 1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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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별 공주와의 사랑 이야기

 

#49. 차 내부 / 아침

 

경쾌한 음악이 조용히 흐르고 있다. 해조가 운전하는 제리의 손을 슬며시 잡는다. 해조를 바라보는 제리의 흐뭇한 표정.

 

제리 해조님 덕분에 호사했네.

해조 호호.. 날마다 그런 건 아닐 테니 너무 기대는 하지 마세요.

제리 걱정 없어요. 난 해조님이 곁에만 있어주어도 행복할 거니까. 참, 그리고.. 난 우리 단 둘이서만 언약식을 하고 싶은데.

해조 어쩜! 이젠 제리님이 제 마음 속을 들어왔다 가시는 것 같네요!

제리 하하.. 해조님 능력을 따라가려면 아직도 멀었지~~

해조 헤헤.. 또 치켜세우시네요. 그럼 집에서?

제리 아니! 우리 두 사람을 진정으로 축복해 줄 그런 분이 필요해.

해조 염두에 두신 분 있어요?

제리 어릴 적 세례를 받은 성당이 있는데 그 신부님께 부탁하면 될 거야.

해조 (두 손을 합치며) 그럼 그 성당에서 하면 딱 되겠네요.

제리 해조님이 날짜를 정하면 함께 가서 말씀 드리도록 하자구.

 

#50. 성당 내부 / 오전

 

복도 좌우로 긴 의자가 죽 놓여있다. 높다란 천정 바로 아래쪽 창문의 스테인드글라스로 들어온 빛이 다양한 색으로 바닥을 물들이고 있다. 미사를 집전하는 곳은 비어있다. 양복을 입고 넥타이를 단정히 맨 제리가 해조의 손을 잡고 들어온다. 해조가 주저하다 제리의 손을 이끌고 구석으로 간다. 제리 손에 들려 있는 가방을 받아 들더니 흰 천으로 싸인 보따리를 꺼내는 해조.

 

제리 그건 뭐야?

해조 드레스요.

제리 (감탄) 언제 그건 준비했어?

해조 (수줍게) 제가 직접 만든 거예요.

제리 (미안해하면서) 난 그런 건 생각지도 못했는데.. 어서 입어 봐요.

해조 아이~~ 그래 보고 있는데 어떻게..

 

그러자 제리가 웃으면서 돌아선다. 해조가 겉옷을 벗자 눈부시게 흰 피부가 드러난다. 펼쳐 든 드레스 역시 순백의 눈빛 색이다. 잠시 후 해조가 '이제 되었어요.' 하자 돌아서는 제리. 떡 벌어지는 입. 눈부셔한다. 그 때 나이 든 신부가 밝은 미소를 지으며 모습을 드러낸다. 두 사람은 손을 잡고 그 앞에 가서 깊숙이 절을 한다. 혼인미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헐레벌떡 들어서는 한기자. 슬쩍 뒤돌아보며 놀라는 제리. 계속 미사가 진행된다. 한기자가 그들 주위에서 사진을 찍어댄다. 미사가 다 끝나자 드레스를 입은 해조에게 다가와 감탄사를 연발하는 한기자. 다시 그녀를 집중적으로 찍는다.

 

(시간 경과)

신부의 배웅을 받으며 성당건물을 나선다. 해조는 그 사이 평상복으로 갈아입은 상태다.

 

#51. 성당주차장

 

해조의 손을 잡고 제리의 차로 향하면서 연신 싱글벙글하는 제리. 한기자가 그의 어깨를 툭 친다.

 

한기자 으이구, 그러다 입 째지겠다. (해조를 바라보며) 아니 이래 슬그머니 큰일을 치러도 되는 겁니까?

해조 (미소 띠며) 전 당연히 한기자님이 오실 줄 알았어요.

제리 참, 너는 어떻게 알고 왔냐? 덕분에 한 사람이라도 하례객이 생기기는 했지만..

한기자 얘가 몰래 결혼식을 치르더니 아직도 꿈속에서 헤매는구만! 나보고 공항까지 데려다 주고 차 좀 간수해달란 때는 언제고..

 

킥킥거리는 해조. 제리가 어리둥절하여 그녀와 한기자를 번갈아 본다.

 

제리 (혼잣말) 이거 정말 내가 아직도 꿈을 꾸고 있는 거야 뭐야?

해조 (모르는 척) 그런데 공항은 왜요?

 

제리가 눈을 찡긋하며 안주머니에서 비행기표 두 장을 꺼내 들고 해조에게 흔들어 보인다.

 

해조 어머! 신혼여행가자구요? 회사는 어떡하고요?

제리 아침에 용팀장한테 살짝 얘기했어. 당분간 못 나온다고.

해조 아~ 설레네요.

한기자 (부러운 시선) 좋겠다! 지금 출발하면 적당할 거야~

 

두 사람에게 차에 타라고 손짓한다.

 

제리 너 정말 괜찮아?

한기자 걱정마셔! 마침 김포공항 부근에서 취재할 일이 있으니까. 재미있게 잘 갔다 오기나 해!

 

세 사람이 차에 오르자 천천히 출발하는 차. 성당을 벗어나자 속도를 내면서 다른 차들 속에 섞여 멀어진다.

 

#52. 제주도 서귀포 어느 호텔 주변 / 해질 녘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절벽 가까이 서있는 두 사람. 파도가 밀려와 바위에 부딪쳐 하얀 포말을 이루다 사라지는 모습이 내려다보인다. 그러다 멀리 수평선을 향하는 제리의 시선.

 

제리 막상 작은 쪽배로 새로운 항해를 시작해보겠고는 했지만.. 엄청난 파도와 싸워야 한다고 생각하니 부담스러운 건 어쩔 수 없었어. 그런데 전혀 예상 외로.. 이런 순조로운 항해가 계속 될 줄이야 꿈엔들 상상이나 했겠어? (해조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모든 건 다 여기 있는 특등 항해사 덕분이지~~

해조 호호.. 그것보다는요~~ 다 제리님의 능력과 운 때문이랍니다.

제리 여기 선녀 같은 사람을 만난 것도?

 

감격에 겨워 해조를 덥석 포옹하고 키스한다. 석양의 햇살이 격정적으로 입 맞추고 있는 두 사람을 감싼다. 길게 드리우는 하나로 된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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