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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스토리

난 해조님을 믿어! 그 신비한 힘이 있는 한! 꼭 이루게 될 거야! (별의 눈물(제22회))

by 허슬똑띠 2022. 1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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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별 공주와의 사랑 이야기

 

#58. 연구소 회의실 내부 / 오후(계속)

 

이어서 감정조절장치(Mood Organ)이라는 글자가 나타난다.

 

소장 감정조절장치라는 것은 방금 설명한 공감박스와 '시뮬라크르'라는 개념을 기반으로 한 것으로서 우리가 개발하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표가 바로 이것입니다.

 

스크린에 뇌의 구조가 나타나고.. 각 부분의 기능에 대한 설명이 간단히 이어진다.

 

소장 무드 오르간이라는 것은 이와 같은 뇌파의 각 기능을 조절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입니다. 사전에 환희, 믿음, 소망 그리고 슬픔과 절망에 이르기까지.. 각종 감정과 마음의 상태들을 입력시켜 놓습니다. 따라서 자신이 누리고 싶은 감정의 기능을 선택하기만 하면, 그 어떤 감정이라도 실시간으로 느낄 수 있게 됩니다. 바로 이 점이 포인트입니다. 즉, 슬픔과 절망 등에서 헤어나지 못하거나 정신적 장애를 겪는 사람들에게, 믿음과 소망 또는 생의 환희와 같은 감정을 계속 느끼도록 해주는 겁니다. 이런 감정이 서서히 시뮬라크르화 한다면 정신질환의 치료가 가능할 것입니다.

 

스크린 위의 불빛이 사라지고 실내가 밝아진다. 제리가 나선다

 

제리 무드 오르간의 기능을 잘못 이용하면 마약과 같은 정신적인 폐단을 가져올 수도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적정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도록 하는 자동 통제기능은 개발과정에서 중점을 두어야 할 필수적인 사안입니다.

 

프레젠테이션이 끝나자 연구원들의 표정이 어두워진다. 회의적인 표정이 역력하다. 한숨까지 쉬는 사람도 있다.

 

연구원1 과연 우리의 실력과 능력으로 개발 가능할까요?

연구원2 상당히 무리일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리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입니다만, 그렇다고 지레 겁을 먹을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진행하면서.. 갖가지 시행착오를 거치다 보면 뜻하지 않은 결과를 도출해 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소장 맞습니다. 모든 건 생각하기 나름이라 했습니다. 이룰 수 있다는 신념과 믿음을 버리지 않는다면 점차 우리에게 길이 보일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소닉블룸이 그 좋은 예라고 봅니다. 알다시피 그건 바로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들이 이룩했던 것입니다.

제리 좋은 말씀이십니다.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시지 말고 기초부터 다져나가 봅시다.

 

말을 끝내고 나서, 여전히 자신 없어하는 표정으로 서로 의견을 나누는 연구원들을 바라보며 속으로 중얼거린다. '그래! 쉽진 않을 거야. 하지만 난 해조님을 믿어! 그 신비한 힘이 있는 한! 꼭 이루게 될 거야!'

 

#59. 연구소 외부, 내부 / 오전

 

연구소 앞에 급히 정차하는 제리의 차. 입구에 나와 있는 박소장과 연구원들. 모두 당황한 표정이다. 제리와 해조가 내려 그들과 뛰다시피 안으로 들어간다. 장면 바뀌면..

온실 안을 보고 경악하는 두 사람. 과수들의 줄기가 지붕을 뚫고 나가있다. 구멍 난 곳은 넓은 펠트 천으로 덮여있다. 나무에 달린 열매들이 통상의 것보다 5배 정도 더 크다. 그러나 매우 딱딱해 보인다. 옆 구역으로 이동하자 화초들의 줄기들이 엄청 두껍고 뻣뻣하다. 윗부분은 지붕에 닿아 구부러져있다. 피어 있는 꽃들도 정상적인 것보다 3배가량이나 크다. 모든 것들이 마치 인공으로 만들어 놓은 것처럼 보인다.

 

박소장 일주일 전부터 새로 개발한 기기의 임상시험에 들어갔는데.. 효과가 있는 듯하더니 어제부터 이상한 조짐을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결국 이 모양으로 변해버렸습니다.

 

제리가 온실 윗부분에 걸려있는 작은 기기들을 손으로 가리킨다.

 

제리 저것들이 문제를 일으킨 것은 아닌가요?

연구원1 모두 점검해보았습니다만, 별다른 이상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일단 소닉블룸 작동을 모두 차단시켰습니다.

 

화면은 조정실로 바뀌고..

제리와 해조가 소닉블룸 기기들을 살펴보는 모습이 보인다. 계기판의 스위치는 모두 꺼져있다. 제리가 연구원들에게 기기를 다시 점검해보도록 한다.

다시 개발실로 화면 바뀌면..

소장과 함께 개발실로 들어서는 두 사람. 개발실 직원들이 그들을 보자 인사한다. 가볍게 답하는 해조의 시선은 그 중 한 사람에게 잠깐 머물렀다 지나간다. 이내 자리를 옮겨 기능 조정중인 기기들을 쭉 살펴보는 해조. 연구원들이 옆에서 지켜보고 있다.

 

해조의 얼굴이 클로즈업 되면..

기기 한 부분에서 한 순간 눈빛이 날카롭게 변했다가 재빨리 지나치고 다른 부분으로 이동한다. 화면 빠지면서 개발실 내부 전체가 다시 나타나고..

해조가,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 다른 부분을 들여다보고 있는 제리에게로 간다. 소장에게 최대한 빨리 문제점을 파악해보라고 얘기하면서 개발실을 나가는 두 사람. 잠시 후 회의실 내부. 창밖으로 누렇게 변해버린 정원의 잔디 모습이 보인다. 주변의 나뭇잎들도 거의 떨어져 있다. 제리가 갑갑한 표정으로 무슨 좋은 수가 없을까 하는 듯 해조를 바라보자 슬그머니 미소 짓는 해조.

 

해조 너무 답답해하지 마세요.

제리 (눈이 번쩍 뜨여) 뭐 좋은 생각 떠올랐어?

해조 그게 아니라.. 조금 전 신규 개발 장치를 살피다 보니.. 이상한 느낌이 팍 드는 것이 있었어요. 연구원들이 지켜보고 있어 내색은 안 했거든요.

제리 그래? 그럼 그게 문제를 일으킨 건가?

해조 단정할 순 없지만.. 그게 분명한 것 같아요.

제리 그렇담 빨리 그 부분을 교체하도록 해야겠네!

해조 그것보다 사람이 더 문제인 것 같아요.

제리 누군가가 부러 그랬다는 건가?

해조 (끄덕이며) 개발실에 낯선 연구원이 있던데요?

제리 그래? 난 전혀 몰랐는데..

해조 제가 자리에 없을 때 연구소로 들어온 사람인 것 같아요.

제리 (잠시 생각하다) 아! 그래! 몇 주 전인가.. 박소장이 그 사람을 추천했던 거 같아. 알아서 하라고 했었지. 그러면 그 사람이 문제를 일으킨 장본인인가?

해조 우리 제품에 문제가 생긴다면 누가 이득이겠어요?

제리 (다시 곰곰 생각하다) 이제 보니 그 친구 네모연구소에서 근무했던 사람인 것 같은데?

해조 그 사람이 그랬는지 확증을 잡아야 해요.

제리 알았어. 그럼 박소장과 논의해 보자구.

 

연구소장실 내부로 장면 바뀌면, 두 사람이 소장과 얘기를 주고 받는다. 낮은 목소리. 탁자 위에 놓여있는 서류가 확대되면, 해조가 눈여겨보았던 직원의 사진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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