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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스토리

이제 자네도 티토좀비가 되었네. (DH바이러스(제23회))

by 허슬똑띠 2022. 1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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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질긴 사이영의 저항

 

13(계속)

 

때를 맞추어 마고도가 차 트렁크에서 브로마이드 같은 것을 담는 둥글고 기다란 통을 꺼내왔다. 마고도가 통을 세로로 세워 둘둘 말린 것을 빼냈다. 한쪽이 거울처럼 비춰지는 다소 두꺼운 필름을 펼쳐보이자 별의 별것을 다 준비해 가지고 다닌다면서 오장석이 감탄했다. 준비가 완료되자 작전개시의 신호가 전달됐고 조직원의 동태를 주시하고 있던 특공대 저격수들이 건물 주변의 조직원을 한 사람씩 맡아 차례로 마취 총을 쏘아 조용히 잠들게 했다. 모두 쓰러진 것을 확인한 다음 감시카메라를 피하여 집안으로 잠입해 들어갔다. 이들을 포박하여 뒤편의 운동기구들이 있는 곳에 감금해두고 대원 2명은 이들을 지켰다. 다른 대원들은 건물주변에서 계속 동향을 주시하며 기다리다가 2차 공격신호가 떨어지자마자 일층을 급습하여 예기치 못한 기습에 당황한 조직원들을 역시 마취 총으로 조용히 제압하였다. 취사실에서 쉬고 있던 취사원들이 깨기 전에 이들도 처리했다.

 

마고도와 오장석은 조심해서 담장을 넘어 안으로 들어갔다. 호위 대원들도 뒤따라 들어왔다. 오장석이 사주경계를 하고 있는 가운데 건물 뒤편의 가스관을 타고 다락방 창문으로 올라갔다. 요행히도 잠겨 있지 않아 그곳을 통해 집안으로 들어갔다. 다락방문을 열고 계단으로 이층에 내려가서 고개를 살짝 내밀고 복도를 살폈다. 마침 아무도 보이지 않고 오른편 방에서 남자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미리 관찰했던 것처럼 이들은 카드에 열중하고 있을 것이다. 사이영이 있을 큰방의 부속실로 보이는 곳으로부터 단미의 기운이 느껴져 왔다. 그 방 부근으로 가서 매고 있던 배낭을 벗어 둘둘 말린 필름을 꺼냈다. 박단미가 있을 방과 조직원들이 있는 방 사이에 필름 맨 위쪽을 천정에다 붙여놓고 바닥까지 밀어제쳐 설치했다. 필름의 바깥쪽에서 본다면 반대편 복도 끝이 반사되어 보일 것이므로 헷갈리게 될 것이다. 사이영이 있을 방의 문 반대편 정면에도 필름을 붙였다. 밖으로 나오다 자신들의 모습을 보고 놀라자빠지는 상상을 하니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준비가 끝나자 신호를 보내고 부속실의 문에 귀를 기우렸다. 오장석과 특공대원들도 다른 곳에 있는 대원들에게 침투한다는 신호를 보낸 후 마고도처럼 다락방으로 올라왔다.

 

마고도가 다락방으로 올라오기 얼마 전 박단미는 그의 기가 점차 강하게 느껴지자 본격적인 구출작전이 시작된 것으로 보아 자신도 이에 호응하는 행동을 개시할 때가 되었다고 판단했다. 의자를 들고 일어서서 다급한 표정을 지으며 감시원에게 소변이 마렵다는 뜻을 전달했다. 무슨 일인가 멀뚱하게 바라보던 감시원은 겨우 알아차리고 의자에 묶인 것을 풀어낸 후 발목에다 수갑을 채우려했다. 그 찰나를 놓치지 않고 무릎으로 그의 얼굴을 강타한 뒤 뒤로 나자빠진 그를 뒤집어 놓고 목을 발로 눌렀다. 움칠거리는 그의 팔을 뒤로 잡아당긴 다음 양 팔목에 수갑을 채우고 다리를 묶었다. 구석에 처박아놓은 뒤 사이영의 방으로 연계되는 문이 열리지 못하도록 책상을 밀어 넣으려는 순간 문이 밀어제쳐지며 사이영과 스카렛이 동시에 나타났다. 아마 감시원을 때려잡을 때 들린 소리를 듣고 수상하게 여긴 것이리라. 사이영이 권총을 들고 다가오더니 권총을 그녀 머리에 들이대고 머리채를 잡아채어 자기 방으로 끌고 갔다. 스칼렛이 병신 같은 놈이라며 구석에 있는 감시원의 머리통을 발로 차고 나서 그의 수갑을 풀어주려 엉거주춤 앉았다.

 

그 순간, 문에다 귀를 대고 안쪽의 동향을 살피던 마고도가 아무래도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음을 느끼고 문을 활짝 열고 다급하게 들어왔다. 놀라서 돌아다 본 스칼렛이 벌떡 일어서며 재빨리 총을 꺼내들고 마고도를 겨냥하려했다. 마고도는 전광석화도 같이 단검을 뽑아들어 던져 그녀의 손에서 총을 날려 보냈다. 바닥에 떨어진 총을 잡기 위해 엎드려 피가 흐르는 손을 뻗쳤을 때 마고도가 달려와 그녀의 팔을 눌렀다. 그리고 그녀를 조직원과 함께 수갑을 채우고 두 사람 다리를 한꺼번에 묶었다.

 

자기 방으로 들어간 사이영은 단미를 마당으로 데리고 나가 단단히 혼내주려고 팔을 뒤로 하여 손목에 수갑을 채운 다음 손목을 밀며 방문으로 향했다. 문을 여니 정면에 두 사람의 모습이 비치자 기겁해서 황급히 문을 닫았다. 박단미가 날뛴 이유에 대한 감이 잡혔다. 그녀는 마고도가 잠입한 것을 눈치 챘던 것이다. 거울 같은 것을 붙여놓는 장난을 친 것도 다름 아닌 마고도였을 것이다. 그래서 비상벨을 눌렀다. 방에 있던 조직원들이 깜짝 놀라서 방에서 뛰쳐나오자마자 반사된 그들의 모습을 보고 황당해 하고 있는데 다락방을 통하여 올라온 대원들이 그들에게 총을 겨누며 모두 엎드리라고 명령했다. 일부는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으나 대부분은 혼비백산해서 방으로 도로 들어갔다. 그러나 창문을 통해 방으로 총알이 날아들자 바닥에 엎드려 문을 주시했다. 다른 건물의 옥상에서 특공저격수들이 창문을 향해 총을 발사한 것이었다. 대원들은 필름을 비치는 복도의 모습을 감시하며 조직원들이 들어가 있는 두 개의 방 주변에서 대기했다. 그 사이 일층에서 대기하고 있던 특공대원들도 양 편의 계단으로 사주경계를 하며 올라왔다. 이들은 사이영이 있는 방 부근에서 일거에 방안으로 몰아쳐 들어가기 위해 잠시 조용히 대기했다.

 

마고도는 스칼렛을 제압하는 사이 사이영이 단미를 붙잡고 나갔다가 방문 맞은편 정면에 붙은 거울 같은 필름에 반사된 모습에 놀라 빙으로 도로 들어오는 것 같은 소리를 들었다. 순간적으로 공격해 들어가서 단미의 부상을 감수하면서 사이영을 공격하고자 마음먹었다. 위험은 있지만 단미가 이를 못마땅해 할 성격이 아님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문을 활짝 열자마자 번개처럼 엎드려 사이영에게 총을 겨누었으나 사이영의 행동이 더 빨랐다. 그가 주사 발사기를 가지고 대기하고 있다가 마고도가 보이자마자 발사했던 것이다. 단미의 “안 돼” 하는 소리와 함께 주사기가 날아와 다리에 박혔다. 순간 마고도는 휘청거리면서도 사이영을 노렸으나 그는 이미 단미 뒤에 완벽하게 숨어버리고 뇌까렸다.

“이제 자네도 티토좀비가 되었네. 그러니 이제부터는 나는 마고도를 죽인다고 총을 쏘아보았자 아무 소용없게 되어 버렸네 그려. 하지만 자네도 나한테 함부로 총을 쏠 순 없지. 좀비상태에서 벗어나려면 단미씨의 협조가 아주~~아주~~ 중요하니까 말이야.”

“후후 티토좀비가 되어 오히려 더 잘되었군 그래. 너한테 죽임을 당할 걱정 없이 지옥 끝까지라도 쫓아 갈 수 있을 테니까!”

“아서, 아서 아무리 그렇다 해도 자네의 여인까지 좀비로 만들 심산은 아니겠지?”

이 말과 함께 단미의 목옆으로 주사기 바늘이 슬쩍 삐져나왔다.

“어찌되었건 내가 내세운 조건은 아직도 유효하다는 사실을 명심해!”

큰 소리로 이 말을 내뱉자마자 침실방향과 출입구 사이에 스크린 같이 것이 떨어지며 단숨에 펼쳐졌다.

 

마고도는 주사기를 뽑아 아래 주머니에 집어넣고 “그래보았자 아무 소용없으니 투항해!”라고 소리쳤다. 동시에 조직원들에 대한 특공대원들의 투항하라는 외침이 들려왔고 쌍방의 총소리가 요란스럽게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애타는 마음으로 칸막이를 노려보던 마고도에게 짐짓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사이영이 칸막이를 친 것은 박단미를 인질로 잡은 채 어딘가에 설치된 비밀통로로 이곳을 빠져나가려는 의도인 것 같았다. 이것저것 가릴 새가 없었다. 스크린을 확 거두고 안쪽으로 들어가 보았지만 그의 생각이 적중한 듯 두 사람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이 때 총소리가 멈추며 조직원들이 항복하는 것 같았다. 이들을 사살하거나 생포하여 진압을 끝낸 대원들이 급하게 사이영 방으로 몰려들어왔다. 마고도가 스크린을 걷으며 상황설명을 했다. 대원들이 그 방을 수색하기 시작했다. 마고도는 오장석에게 비밀통로 같은 것이 발견되는 대로 연락해달라고 하면서 급히 나갔다.

 

마고도는 온갖 정신을 집중하여 단미 기의 방향을 찾았다. 집 밖으로 나와 서성거리며 기운이 느껴오기를 고대하고 있는데 오장석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다용도실 에 있는 찬장 안에 밑으로 향하는 비밀통로가 발견되었고 대원이 내려가 조사해본 결과 하수도로 통하는 것으로 추측된다고 했다. 대원 몇 명이 그 안으로 들어가 추적을 시작했다고 알려주었다. 마고도는 주변을 둘러보며 하수구의 뚜껑을 찾았다. 아주 약하게나마 단미의 기가 느껴져 오는데 집에서 50여 미터 떨어진 외진 곳에 있는 하수구 뚜껑이 심상치 않아 보였다. 달려가다 보니 기가 점차 강하게 느껴져 왔다. 마고도는 바로 그 앞에서 대기했다. 잠시 후 뚜껑이 슬슬 열리면서 단미의 머리가 솟아올랐다. 뒤로 두 손이 수갑이 채워져 있는 그녀를 사이영이 끈을 잡고 밀어올리고 있는 것 같았다. 그녀의 상반신이 올라오자 마고도는 어깨를 잡고 끌어올렸다. 그녀가 완전히 나오자마자 사이영의 모습이 나타났다. 하지만 그는 마고도가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을 눈치 챘는지 마고도가 총을 겨누고 있었으나 별로 놀라지 않고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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