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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스토리

내 영혼이 마름 한다 하여도 그대의 무한한 사랑은 내 영혼의 빛을 소생시켜 주리니. (별의 눈물(제44회 마지막 회))

by 허슬똑띠 2023. 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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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별 공주와의 사랑 이야기

 

#116. 암흑과 환영 속(계속)

 

이 말이 끝나자마자 눈부신 빛 줄기가 제리를 향해 날아온다. 그 빛이 닿기 직전 해조가 '무슨 짓이야!'라고 외치며 가로 막는다. 해조의 몸을 맞고 산산이 부셔져 가늘게 펴져 나가는 빛줄기. 그녀의 몸에서 계속 밝은 빛이 터져 오른다. 제리가 '안 돼! 하며 그녀에게 달려드는 순간 해조의 모습이 사라진다. 멍해서 바라보는 제리 앞에 나타나는 것은.. 해조를 만나기 바로 직전에 발견했었던 새만큼 작은 사람의 모습이다. 아무 것도 걸치지 않은, 혼절한 그녀를 손수건으로 싸서 두 손으로 조심스럽게 받쳐 들어 가슴에 품은 채 대성통곡하는 제리.

 

남자 (보이스 오버) 지금 보는 그 모습이 당초 우리 별사람의 모습이다. 어쩔 수 없는 조치로 엄청난 부상을 입었지만 우리 별로 가서 치료하면 살아날 수 있을 것이다. 당신한테는 안 되었지만 지구인으로서의 해조는 죽었으니 이제 더 이상 연연해하지 마라!

 

말이 끝나자마자 주변에 그녀와 비슷한 작은 외계인들이 홀연 나타난다.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는 그들의 우주선이 대기하고 있다. 완전히 맛이 간 사람처럼 멍청하게 바라보는 제리. 천천히 다가오는 외계인들. 화들짝 놀라 정신을 차리고 제리가 도망가려 발버둥을 쳐보지만 제자리에서 통통 뛸 뿐이다. 해조가 스르르 제리의 품에서 벗어난다. 팔랑~ 손수건 떨어지고.. 해조를 받아 드는 외계인들. 그들이 움직이자 그녀가 허공에 떠서 간다. 잠시 후 모두들 우주선 내부로 사라지고 문이 닫힌다. 얼마 후 흰빛을 뿜으며 하늘로 치솟고 눈 깜빡 할 사이 한 점이 되어 사라진다.

 

어쩔 줄 모르고 망연자실하여 그 모습을 바라보던 제리의 눈에서는 끊임없이 눈물이 흘러내린다. 슬픔을 이기지 못하여 고개를 푹 숙인다. 그의 눈물 확대되면.. 눈물방울에 비친 이상한 모양의 물체. 문득 생각난 듯 눈물을 닦고 해조가 쓰러졌던 자리를 본다. 그것은 해조에게 청혼하면서 선물했던 바로 그 펜던트이다. 반가우면서도 맥 빠진 표정으로 주어 들어 열어본다. 해조와 다정스럽게 찍은 사진 나타나고.. 그 위로 주르르 떨어지는 제리의 눈물방울들.

 

눈물방울 속에서 해조의 얼굴이 클로즈업 되고.. 여기에 오버랩 되면서, 우주선이 사라진 우주공간에 해조의 슬픈 얼굴이 나타난다. 다시 오버랩 되어 나타나는 눈부시게 하얗고 아름다운, 커다란 새 한 마리. 스크린에 꽉 찬다. 길다란 날개로 별들이 흐트러지게 수놓은 우주공간을 천천히 날개 짓하며 날고 있다. 새가 서서히 멀어져 가면서 해조의 음성이 들려온다. 신73에서 Moonlight Flower를 부를 때와 같은 낭랑한 목소리지만 애절함이 그득히 배어있다.

 

해조 (보이스 오버) 나 지금 떠나가도

안녕이란 말은

하지 않아요.

 

소중한 그대

우주의 빛도 닿지 못할 만큼 깊은

나의 사랑입니다.

 

그대 그리움이 밀려들 때면

은하수를 바라보세요.

우주의 등대를 지나

유난히 반짝이는 별을 보면

그대 눈에 가득 담아보세요.

그대 가슴에 흐르는

별의 눈물은

바로 나의 애절한 마음입니다.

 

그대를 향한

목 타는 그리움으로

내 영혼의 빛이 마름 한다 하여도

그대 변치 않는 순수하고 무한한 사랑은

머나 먼 우주바다를 노 저어와

내 영혼의 빛을 소생시켜 주리니..

 

나 지금 울고 있어도

그 믿음을, 그 믿음을

내 가슴에 간직하고 갑니다.

 

#. 엔딩 몽타주

 

엔딩 크레디트 올라가며 보이는 화면.

별이 무수히 빛나는 밤하늘에 신문기사가 오버랩 된다.

'제리상은 자기 아내 성해조가 외계인이었으며 그녀별에서 온 외계인이 그녀를 데리고 떠났다고 한다.'

'경찰은, 조사결과 성해조라는 인물은 아예 존재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고..

그의 주변 사람들도 그녀를 본 적이 없다고 증언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이번 사건은 제리상의 환상에 의한 해프닝이었을 뿐이라고 결론지었으며..

경찰은 그의 정신감정을 의뢰했다.'

화면 빠지면 다른 잡다한 기사들이 빼곡하게 보이다가..

 

순간, 집의 소파에 앉아 있는 제리의 모습으로 화면 전환된다.

'바보들아! 그건 해조님이 떠나면서 너희들 기억을 모조리 메모리 아웃 시켜 그런 거야! 아! 해조님은 떠나갔지만.. 나를 위한 마음은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마구 흐느끼는 제리. 그 모습에 맞춘 듯 갑자기 TV켜지며 해조의 모습이 나타난다.

해맑게 웃고 있다. 놀라면서도 반가워 TV앞으로 달려가 마치 그녀를 대하듯 TV화면을 어루만지는 제리. 그의 얼굴은 쏟아지는 눈물로 범벅이 되어간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서 준비해놓은 것이 있어요. 제가 곁에 없더라도 제리님이 계속 꿈의 섬으로 항해하실 수 있도록 주요자료를 마련해 놓았어요. 서재의 책장 맨 아래 쪽을 보세요.'

이 말과 함께 TV화면 꺼지며 암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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