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토레이드(PHYTORAID)4 파이토레이드(PHYTORAID) (제9회) 사이먼 우드뱅크 박사 12. 한가람 기자와 사이먼 우드뱅크 한누리 신문사의 한가람기자는 미국 엘에이 특파원 생활을 마치고지난 올해 2월에 귀국하였다. 돌아오자 마자 새로운 업무에 적응하느라 정신 없이 2개월을 보내야 했다. 이제 대강 자리를 잡자 지금까지 미뤄두었던 일들을 본격적으로 알아보기로 했다. 부장에게 그가 조사를 하고자 하는 일들에 대한 내용을 보고하고 난 뒤, 출발하기 전에 자료를 점검하기 위해 별도로 보관해두고 있었던 파일을 펼쳐들었다. 틈틈히 모아두었던 자료와 함께 넣어 두었던 사진 몇 장을 꺼내들었다. 첫 번째 사진은 꽤 높아 보이는 제법 몸통이 굵직한 나무인데 고무나무 잎만큼이나 널찍한 잎새들이 무성하게 달려 있었다. 그 사이사이로 반짝이는 금속열매가 맺혀있는 것이 보였다. 그 아래에는.. 2022. 6. 15. 파이토레이드(PHYTORAID) (제7회) 묘연한 자금의 행방 그리고 추적 9. 나 어떻게 은행지점의 출입문을 벌컥 열고 급하게 들어서는 고백종의 얼굴에는 여전히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혀있었다. 노란 색 어깨띠를 두른 남자직원 한 명이 그를 반기지만 본채만 채 하고 잰걸음으로 급하게 차장 명패가 얹혀 있는 책상으로 갔다. 머리가 희끗희끗하긴 하였으나 얼굴이 반질반질한 40대 초반의 남자가 반색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악수를 청했다. "어이구 고차장님께서 왠 행차십니까?" 고백종은 대강 악수를 하고 어정쩡하게 말을 꺼냈다. "아 예, 뭔가, 이상한 게 있어서, 좀 알아보려고 왔는데요." 그러자 차장이 눈치를 채고 VIP실 쪽으로 안내해 들어갔다. 'VIP ROOM'이라는 표지판이 붙어 있는 방으로 들어가면서 차장이 카운터 뒤편에서 서류를 정리하고 있던 .. 2022. 6. 11. 파이토레이드(PHYTORAID) (제2회) 젬트리(GEMTREE) 괴물나무 2. 사고 198X년 어느 봄날. 옅은 밤안개가 이리저리 흩어졌다가 다시 모이곤 하면서 산등성이의 윤곽이 흐릿하게 나타났다. 허상처럼 솟아 있는 산등성이 사이로 강줄기가 꿈틀거리듯 흘러가고 있는데 수면 위로도 안개가 듬성듬성 피어오르고 있었다. 강물이 바위에 부딪쳐 솟구치는 포말이 가끔 안개 사이에서 고기비늘처럼 번득였다. 급하게 경사진 산 중턱쯤에 안개로 인하여 윤곽이 드러났다 사라지곤 하는 것을 반복하던 중 도로가 나타났다. 이리저리 구불거리며 이어지는 도로 아래는 벼랑이 버티고 있는데 도로 왼편 멀리서 ‘빠아아앙!’하는 자동차 경적 소리와 함께 여러 개의 전조등 불빛이 나타났다. 서너 개의 불빛이 안개로 인하여 둥글게 어우러져 보였다. 안개 속에서 점차 커져오는 엔진.. 2022. 6. 1. 파이토레이드(PHYTORAID) (제1회) 레지던트 실종사건 1. 프롤로그 198X년 초여름. 회색빛의 구름들이 높게 드문드문 창공을 수놓고 있는 가운데 시선 접근을 막고 있던 태양의 둥근 자태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었다. 그와 함께 뜨거운 빛의 힘이 대부분 사그라들면서 불그스레한 기운만 점차 강해져 가는 가운데 더위에 지친 듯한 무성한 잎새들을 드리우고 있는 나무들 사이로 우중충한 건물들이 보였다. 서울 모 대학의 의대부속병원 병동들인데 붉은 벽돌의 벽채 사이사이로 틀어박힌 창문들이 석양의 햇빛을 받아 분홍빛 보석과도 같이 반짝거렸다. 병원의 건물을 들러싸고 있는 나무들은 가끔 약하게 바람이 불어 올 적마다 더위를 털어 내듯 넓적한 이파리를 흔들어 대고 있었다. 드문드문 늘어서 있는 벤치에는 정원의 나무들이 그늘을 드리우고는 있으나 아직도 남아있.. 2022. 5. 3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