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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스토리

몽풍삼매(夢風三梅) (제5회)

by 허슬똑띠 2022. 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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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 골동품은 실제 존재하는가

 

은신처로 돌아오면서 가온은 공중전화로 제이슨에게 연락하여 자기 보석함에 대한 얘기를 했다. 제이슨 역시 매우 흥미 있어 하며 자기가 귀국하기 전에 사전조사를 해두고 통보해달라고 했다. 가온은 제이슨이 오기로 한 날까지 꽤 시간이 있었으므로 틈틈이 김중훈의 집 보안상황과 그 주변을 조사하면서 찍은 사진 등을 제이슨에게 보냈다. 나중에 가온이 제이슨으로부터 들은 바로는 가온의 연락을 받기 전에 그렇지 않아도 한국으로 돌아와서 할 일이 두 가지가 있었다고 했다. 하나는 자신의 비즈니스 건이었고 다른 건은 그의 정보원으로부터 모 조직이 꾸미고 있는 범죄계획에 대한 것이었다. 구체적인 사항은 모른다고 했으므로 이를 조사하고 사전에 이를 방지할 계획을 세우는 일이었다. 제이슨은 그렇지 않아도 국내에서 비즈니스를 진행하면서 주요 인사들을 초청하여 대접할 장소가 필요했기 때문에 집을 빌리고자 했었다. 그런데 가온으로부터 보석함 얘기를 들은 후 계획을 변경했다. 당초 일정보다 10여일 앞당겨 귀국해서 그 기간을 활용하기로 했다. 그래서 긴급히 지인에게 부탁하여 한 집은 친구의 명의로 그리고 비즈니스 목적으로 묵을 집은 자신의 명의로 빌려달라고 했다. 친구는 궁금해 했지만 군소리 없이 처리해주었다. 두개의 집은 김중훈의 저택 바로 인근에 있었는데 제이슨 명의로 빌린 집은 주인이 외국에 나가면서 집안의 집기들은 대부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편했다. 중요한 물품은 지하실에 두고 문을 잠가두었다고 했다.

 

며칠 후 제이슨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자기가 도착했으니 곧바로 보자고 했다. 예상 날짜보다 빨라 의아해 했으나 즉시 제이슨이 오라고 한 곳으로 찾아갔다. 그곳으로 가면서 가온은 놀랐다. 김중훈이 사는 동네였기 때문이다. 제이슨이 미리 집을 구해놓았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가 도착한 곳은 김중훈의 집에서 도로 대각선 건너편에 있는 집이었다. 반갑게 가온을 맞은 제이슨은 보석함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듣고 나서 그 정도의 얘기만으로 그것이 과연 김중훈의 집에 있다고 백퍼센트 확신할 수 있느냐 물었다. 가온은 보석함을 조사했던 사람이 오랜 동안 여러모로 확인했으니 틀림없을 거라 하면서도 다소 찜찜한 표정을 지었다.

“만에 하나라도 김중훈에게 그 보물이 없다면 죽도 밥도 안 되지. 이것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은데?”

 

그러면서 방법을 제시했다. 김중훈에게 일주일 내에 그 보물을 탈취해갈 것이라는 협박장을 보내 그의 반응을 떠보면 그것이 거기에 있는지 여부를 간접적으로 알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어차피 그는 이런 협박을 받았다고 해도 경찰에 신고하지 않을 것이 분명하므로 그것은 신경 쓸 것 없을 것이다. 또한 이것이 김중훈 집의 경비 상황을 파악하는 계기도 될 것이라고 했다. 방향이 결정되자 우선 김의 집 주변을 재 조사해보기로 했다. 가온은 스타렉스차량을 렌트하여 장비를 싣고 김의 집 부근을 점검하다가 담장의 은밀한 곳에 소형감시카메라를 설치했다. 이어서 컴퓨터로 협박장을 작성하여 그의 집 우편함에 넣고 인근에 주차된 차량의 모니터로 상황변화를 주시했다. 예상한 반응이 왔다. 갑자기 그의 집 주변 내외부에 시시티브이가 추가 설치되고 집 건물 주변에 보안등이 추가가 되었다. 사설경호요원들로 보이는 인물들이 집 건물의 도처에 배치되었다.

 

다음 날에는 금고설비 회사의 차가 도착하더니 기술자가 그의 집을 들어갔다. 이러한 일련의 조치들이 그의 집에 보물이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확인해 준 셈이었다. 감시카메라로 전송되어 온 화면을 증폭장치로 음성을 확대하여 그의 집에서의 대화내용을 엿들었다. 김중훈의 집으로 들어간 금고기술자들과의 대화를 통하여 지하실에 아주 견고한 형태의 금고가 설치되어 있고 추가로 보안장치를 하고자 온 것임을 확인했다. 김이 기술자들에게 지하실을 보여주겠다고 하더니 곧 말소리가 사라졌다. 아마도 지하실로 들어가 작업을 하는 것 같았다. 가온은 그 사이 기술자들이 타고 온 차에 추적 장치를 부착하고 차 안에서 기다렸다. 이들이 일을 마치고 타고 간 차량을 따라가서 그들의 소재지를 확인한 다음 얼마 후에 그 곳을 찾아가서 그 기술자들의 신원을 확인하였다.

 

이상에서 파악한 내용을 중심으로 상의했다. 그때까지 파악한 것으로 종합해보면 직접 집안으로 침투하는 것은 위험부담이 많을 뿐만 아니라 한정된 시간 내에 지하실로 통하는 문을 찾는 것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판단되었다. 따라서 지하터널을 파고 지하실로 접근하는 방법이 가장 무난할 것으로 결론지었다. 제이슨은 이미 그러리라 생각하고 있었던 같았다. 귀국하기 전부터 준비해왔던 내용을 설명하면서 김중훈 집 설계도면과 기타 도면들을 꺼냈다. 구체적인 계획을 마무리 짓고 나서 함께 변장한 다음 제이슨이 금고기술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집 안에 금고를 설치하고자 하는데 비용이라든가 금고의 안정성 등에 대해 집에 와서 자세히 설명해줄 수 있겠는가 물었다. 방문하겠다고 한지 한 시간도 못되어 기술자 두 사람이 집으로 찾아왔다. 그들은 팸플릿과 설계도면을 놓고 금고의 세부 내용과 장점 등을 열심히 설명했다. 제이슨이 비용을 물어보면서 슬쩍 이 정도보다 더욱 비씨고 견고한 특별금고는 따로 없는지 떠보자 두 사람은 서로 눈치를 보다가 상급자로 보이는 기술자가 슬그머니 운을 떼었다.

 

정확하게 누군지는 말할 수 없지만 얼마 전에 그런 것으로 바꾼 사람이 있다고 했다.

“호! 그 사람은 대단한 재력가인가 보네요.”

제이슨이 그러면서 가온을 바라보며 능청스럽게 말했다.

“뭐, 우리도 그 정도쯤이야 안 되겠냐?”

가온이 웃으며 당연하다는 듯 손으로 과장되게 표현하자 두 사람은 몸이 달기 시작한 것 같았다. 제일 비싼 제품을 다시 판매할 기회가 왔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들은 그 금고를 설치하려면 장소를 정확히 알아야 거기에 맞게 조정하고 완전히 준비하는데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제이슨이 먼저 어느 곳에다 설치할 것인지 검토할 동안 그 금고를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데 필요한 사항을 추가적으로 알려줄 것을 부탁했다. 그리고 수고스럽지만 내일 다시 와서 그 금고의 은밀한 부분까지 설명해줄 것을 요구하자 그들은 찜찜해 하면서도 결국 승낙하고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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