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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스토리

인류리셋음모에 관한 보고서(제11회)

by 허슬똑띠 2022. 4.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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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노아의 방주

 

라온은 조심스럽게 실화인지 가공인지 확인할 수 없는 사람과 영장류의 교잡실험 이야기를 바탕으로 신인간종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라온님 정말로 대단한 상상력이세요. 그런데 만약에 말이죠, 이를테면 변형된 노아의 방주 프로젝트 같은 것으로 현 인류가 멸종위기에 몰린다면 정말로 하이브리드와 같은 그런 새로운 종을 만들려 할까요?"

"상상이지만 계획출산의 가설을 대입한다면 그럴 가능성도 있지 않을 까요? 제가 상상했던, 인간과 고릴라의 혼혈이 아닌... 아예 고릴라를 가지고 유전자조작을 해서 완전 새 인종을 탄생시킬 수도 있겠지요? 모두가 상상 그 이상의 상상에 지나지 않는 거지만 서도요. 제가 농담이 지나쳤나 봐요. 우리 이제 이 주제는 여기서 일단락하시는 게 어떨까요?"

라온은 그녀의 손을 잡았다. 폴라는 그가 잡은 손을 어루만지면서 생각에 잠겼다. 라온은 공연한 이야기로 그녀를 혼란스럽게 만든 건 아닐까 걱정스러웠다. 하지만 또 라온의 생각을 읽었는지 그를 보며 싱끗 웃었다.

“우리, 창조론과 진화론에 대해 다양하게 이야기했었잖아요? 그런데 말이죠... 진화론이 갖고 있는 또 다른 불합리한 점이 떠오르네요."

"폴라님 사고의 샘도 무궁무진하신 것 같네요."

라온은 괜한 걱정했다싶어 웃음을 머금었다.

"저도 계획출산의 가능성이 전무 하다고는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건 바로 이런 점에서예요. 우리 인간과 동물과의 격차는 실로 어마어마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는 제 생각만이 아닐 거예요. 비록 영장류라 칭하는 유인원 종류가 우리와 엇비슷한 점이 제일 많다고는 하지만 일정한 한계가 분명함을 알 수 있잖아요? 뛰어난 지능을 소유한 유인원을 교육시키다가 인간과 필적하는

유인원으로 거듭 난다는 영화이야기는 있지만 그건 상상의 산물에 지나지 않는 거죠. 차라리 인공지능이 더 인간과 가깝다고 할 수도 있겠네요. 인간이 자신의 손으로 만들었으니 의당 그럴지는 모르겠지만요. 옆길로 샜는데... 진화론이 주장하는 이론적 논거를 바탕으로 추론해보았어요. 인간이 동물의 계통에서 진화되어 왔다는 이론을 좀 더 확대적용해본다면... 현재 지구상에는 우리 인간 속과는 다르게 발달한, 그러면서도 사람과 겨눌만한 그런 종.... 물론 외모는 나름대로 특이하게 생겼을 수도 있는, 그런 종을 볼 수도 있어야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답니다. 한데 지금껏 그런 종은 눈을 씻고 찾아보아도 찾아볼 수 없었잖아요? 아~~ 물론 물고기 꼬리를 했지만 사람과 다를 바 없는, 인간왕자를 사랑한 인어 이야기도 있고, 평소엔 인간의 외모를 하고 인간들과 섞여 살고 있다가도 인간과 섹스를 하면 원래의 표범모습으로 되돌아간다는 캣피플 이야기들도 있긴 하지만, 이것은 상상속의 존재일 뿐이라는 거죠. 이러한 점들을 감안한다면 결국은 계획출산의 가설에 무게가 실리는 것이 아닐까요?"

그녀는 말을 마치고 쑥스러운 웃음을 웃었다.

"어휴 대단한 추론입니다. 말씀을 들어보니 계획출산 가설에 힘이 실리는 것 같기는 하네요. 그래서 이 가설로부터 신이란 존재의 본질에 대한 색다른 견해도 나오는 가 봅니다."

"신의 실체요?"

 

"UFO에 대한 이야기들은 수시로 들리는데 저는 일단 이를 외계인 우주선으로 지칭하겠습니다. 일부 사람들의 주장이기는 하지만... 이렇게 표현하는 이유는 그 주장이 꼭 맞지 않는다는 의미를 내포하기도 하지만 꼭 틀린다고 단정 짓지도 못한다는 뜻에서입니다. 어쨌든 이들의 관점에서 보면 UFO는 지금뿐만 아니라 고고학적으로 증명된 고대사회에서도 그랬을 것이고 어쩌면 선사시대의 인간 종들에게도 목격되었을 것이라는 겁니다. 이런 목격담은 계획출산과 직접 연결되기도 합니다. 즉 선사시대의 인간 종들 앞에 출현한 UFO에서, 당시와... 아니 지금과 비교해도 인간보다 수만 배나 엄청나게 우월한 외계인이 미개하기 짝이 없는, 인류만이 판치는 지구에 내려왔을 수도 있고 더 나아가서는 이들 고대 인간을 불쌍히 여겨 살짝 유전자 조작을 해서 지능을 업그레이드 했을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거죠. 이렇게 현생인류가 탄생되었기 때문에 모든 종교는 집단적 기억 속에, 그 외계인으로부터 받았던 유전자조작에 관한 기억을 간직하고 있을 것이라는 얘깁니다. 다시 말하면 자신들을 탄생시킨 외계인이 두말 할 것 없는 창조주가 될 것이고... 그러다보니 이는 바로 창조설에 대한 불변의 믿음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그런 설... 설... 설입니다. 창조설을 기반으로 하는 종교에서는 당연히 어림 반 푼어치도 없는 소리라 일축할, 기도 차지 않는 소리일 테지만 서도요."

"라온님 대단하시네요! 만일 그러시다가 성직자분들에게 엄청 혼쭐나는 것은 아닐지 모르겠네요."

폴라는 걱정스러운 듯 말하고 나서는 입을 가리고 웃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외계인에 대한 폴라의 의견이 궁금했다. 폴라는 생각의 샘에서 이들을 끄집어내도록 하는 신박한 능력이 있는 듯 했다.

“폴라님! 방금 얘기한 UFO에는 당연히 외계인이 있었을 텐데 그들은 과연 어떻게 생겼을까요? 지금껏 상상 속에서 만들어진 그 존재들은 우리 인간의 모습과 상당히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데 정말로 그럴까요?“

이 질문에 다소 당혹스러운 듯 하던 폴라가 미소를 도로 찾으며 대답했다.

“외계인이 만일 현세 인간의 출현에 관여했다고 가정한다면 그들은 어느 누구를 모델로 했을까요? 아담과 이브를 창조하신 신께서도 자신의 모습을 형상화하셨다고 하지 않았나요? 이와 비슷한 논리가 적용될 것 같아요.“

“그럼 그 외계인들이 지금 우리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겠군요.”

“그럴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진화라는 개념에 대해 이렇게 생각해요. 우리가 말하는 진화의 속성에는 인류에게 아직 동물적 요소가 상당부분 남아있다는 전제가 깔려있다고 판단되어요. 그러나 진화를 거치다보면 이러한 요소들은 제거될 거예요. 게다가 오랜 동안 수천번의 진화과정을 거치면 진화는 더 이상 작동하지 않게 되고 더 이상 진화란 개념은 무의미하지 않나 싶어요. 게다가 그런 진화를 거듭하다보면 돌고 돌아 제자리로 돌아오는 거죠. 그래서 외계인들은 우리와 거의 닮은 꼴 상태이지 않을까요? 정말 그런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요. 호호호호!”

“그럴 가능성이 없지는 않겠네요. 참 대단하신 폴라님입니다.”

이 말에 폴라의 얼굴이 부끄럽다는 듯 상기되었다. 이렇게 라온의 칭찬을 끝으로 두 사람의 대화는 마무리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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