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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스토리

인류리셋음모에 관한 보고서(제12회)

by 허슬똑띠 2022.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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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여행 1

 

의외의 주제를 가지고 사로의 의견을 나누고 난 후 잠자리에 들었다. 잠들기 전에 여느 때처럼 침대에 누어 홀로그램의 새로운 영상을 감상하고 있었다. 거의 끝날 무렵 폴라가 생각난 듯 홀로그램을 이용한 재미있는 경험을 해주겠다고 했다. 순간 마치 초신성이 폭발하면서 내는 섬광과도 같은 것이 찰나에 스쳐지나 갔다고 느껴져 부신 눈을 비벼대고 바로 보았다. 어느새 두 사람은 이상한 공간에 와있었다. 영화 스타트랙에서 본 것 같은 우주선 내부였다. 폴라가 앉아 있는 자리는 조종석으로 보였다. 바로 앞의 창처럼 보이는 커다란 모니터에는 복잡한 우주세계가 비춰지고 있는데 변화가 무쌍했다. 이곳이 혹시 폴라의 상상셰계가 아닐까 하는 놀라움도 잠시였다. 꿈에서나 그려보던 우주공간을 폴라의 안내로 현실처럼 편히 체험할 수 있어 즐거워지기 시작했다. 잠시 후 좌측입니다 하는 안내 말이 흘러나오기에 물었다.

"이게 뭐죠?"

"ISNS랍니다."

"ISNS요?"

"인터스텔라 네비게이션 시스템의 약자인데 항성 간 항법장치란 거죠."

“오호~~ 그럼 이게 멀리 떨어진 우주를 비행할 때, 가려고 하는 행성에 정확히 갈 수 있도록 안내해주는 것이로군요. 그럼 우리가 타고 있는 이 우주선의 속도는 광속 정도는 되는 건가요?”

"광속보다 빠르지요. 이것은 중성자별에서 나오는 펄서를 이용한 시스템인데요, 초공간에서 우주비행을 할 때 정확히 목적하는 곳을 갈 수 있도록 해주는 장치랍니다."

눈이 둥그레진 라온은 말을 잊었다.

"그리고 라온님의 생각이라면서 말씀하셨던 초초광속 우주 고속도로와 같은 개념으로 BWH라는 게 있어요. 블랙앤화이트홀인데 우주를 순간 이동할 수 있는 통로를 칭합니다."

상상으로만 여겼던 것을 직접 보니 신기하기만 했는데 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우주선내의 불빛이 깜박깜박 거리는 것 같더니 폴라가 지구에서 가장 가깝다는 4.2광년 거리의 프록시마 센타우리 별에 왔다고 했다. 정말 사진으로만 보았던 그별 모습이 바로 앞에 있었다. 벌어진 입을 다물기도 전에 폴라가 말했다.

“여기 별이 BWH의 비밀 문을 여는 암호를 아는 데입니다.”

어리둥절해졌다. 우주 어느 곳이라도 이 홀을 통해 자유롭게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던가?

“그걸 알아야하나요?”

“그럼요! 그래야 홀로 들어갈 수 있는 문 위치를 알 수 있고, 또 그리로 들어 갈수 있어요. 참~ 이런 통로를 이용할 수 있도록 자동안내장치가 존재 할 것이라는 추측은 하지만 어디에 있고 어떻게 작동하는지 세세한 것은 아직 밝혀진 바 없어요. 하지만 분명 이것이 작동되고 있으니까, 순간이동은 그야말로 눈 깜박할 새 보다 더 짧은 찰나인데 충돌사고로 우주선이 사라졌다는 보고가 없었던 것으로 보아 틀림없이 존재한다고 봐야할 것 같아요. 이젠 잠시 우리별과 비슷한 행성을 구경해볼까요?“

“정말 그런 행성이 있을까요? 우리 과학자들이 우리 지구와 거의 같은 환경을 가진 그런 데를 찾기 위해 엄청 노력하고 있다는데...”

“전 우주에는 우리 태양계와 거의 유사한 그런 곳이 셀 수도 없이 많다는데 없다는 것이 도리어 이상하지 않을까요? 다만 아직 찾아내지 못하고 있을 뿐일 거예요.”

“그렇다면 왜 그들은 우리를 방문하지 않을까요?”

“아마도 우리가 그들의 오고 가는 것을 눈치 채지 못했을 수도 있겠지요. 다른 관점으로는 누군가가 아주 적절히 비유한 얘기가 있어요. 우리가 하등 동물에 대해 관심이 있더라도 그들과 대화하려 하지 않는 것처럼 그들도 그렇게 우리를 본다는 거지요. 그냥 무시하고 가는 거죠. 우리와의 문명의 차이가 극심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우리와의 차이가 몇 단계차이에 지나지 않는다면 그들도 우리처럼 이곳으로 오지 못하는 거지요. 자 그럼 출발합니다!”

 

화려한 은하가 멀리서 나타났다 하면 어느새 멀어지고 새로운 은하의 모습이 나타나는 장면이 잠시 계속되다가 어느 항성계에서 장면전환의 속도가 늦춰지더니 한 행성이 조그마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빠르게 가까워질수록 눈에 익은 모습으로 변해갔다. 일시 멈추었는데 파란 빛으로 밝게 빛나는 모습이 지구별과 똑 닮은 행성이었다. 급속히 줌업되면서 숲이 우거진 산과 정글들의 광경이 전개되었다. 이어서 끝없이 펼쳐진 평원 위를 달리는 장면이 계속되었다. 더욱 가까이 다가가자 수많은 동물들이 자유롭게 뛰어놀고 있는 모습이 확연히 보였다. 곧 이어서 푸른 바다가 나타났는데 온갖 바다 생물들이 유유히 유영하고 있고 날치와 같은 물고기들이 해수면위로 높게 뛰어 오르기도 했다. 물고기 떼가 대형 물고기 형태를 그리며 수면 바로 밑을 흐르듯이 가는 곳에는 수많은 새떼들이 이들을 사냥하느라 분주하게 오르내리고 있었다. 희한한 것은 오가는 배는 하나도 없는 대신 가끔 바다 속에서 어마어마하게 큰 잠수함 형태의 유람선이 부상하는 것이다. 표면위로 떠올라 상부가 돔 천장이 열리듯 갈라지면 사람들이 선실에서 나와 배의 난간 주변에 몰려들어 이러한 바다의 풍광을 감상하는 모습이 보이고는 했다. 화면이 계속 변하면서 바다 속 장면으로 이어졌다. 수없이 많은 둥근 유리관처럼 생긴 투명터널들이 끝도 없이 이어져 있었다. 그 안에서는 수시로 열차처럼 생긴 것들이 엄청난 속도로 그림자처럼 스쳐지나가고는 했다.

“저건 <언더씨 하이퍼루프(Undersea Hyper Loop)>라고 불리는 ‘순간 고속 화물수송용 홀’이랍니다. 모든 물건들의 교환은 이것을 통해 이루어지지요. 사람들이 타고 이동하는 캡슐형태의 홀은 저것과 병행하여 설치되어 있어요.”

폴라가 마치 그곳을 다녀온 듯 설명해주었다.

“대단하네요. 그런데 폴라님은 어찌도 그리 잘 알고 계시나요?

이 말에 폴라는 머뭇거림 없이 답했다.

“나름대로 우주에 대해 많이 관찰하고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니 감각적으로 그렇게 느껴지데요. 매트릭스와 같은 영화를 보면 상상이라고는 하지만 현실과 상상이 구분이 가지 않는 기분을 느끼듯 말이죠.”

라온이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자 설명을 계속했다.

“사람들이 장거리를 움직일 때는 아무나 이용할 수 있는 공용 ‘순간이동 장치’를 통해 목적지로 간답니다. 그리고 비교적 가까운 거리를 이동 할 때에는 몸에 간단히 지니고 다닐 수 있는 휴대용기기를 사용한답니다.”

“텔레포테이션에 대해서는 계속 실험하고 있다던데 그리 쉽지는 않겠지요. 우리도 빨리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네요.”

“머지않은 장래에 아주 간단한 장치는 나오지 않을까요? 그런 희망을 안고 이젠 지구로 돌아갈까요?”

말이 끝나기도 전에 파란별 지구가 눈앞에서 우리를 만기고 있었다. 우주선으로 올 때처럼 아주 짧은 순간 머릿속이 다시 깜깜해졌다가 밝아졌다. 홀로그램의 작동이 멈춘 것이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것처럼 침대에 누워있었는데 라온은 아직도 선명한 우주여행에서 좀처럼 깨어나지 못했다.

 

아래 용어들은 개인적으로 지어낸 것이오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ISNS(Inter Stella Navigation System의 약자로서 항성간 항법장치)

BWH(Black n White Hole의 약자로서 우주를 순간 이동할 수 있는 초공간 통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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