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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스토리

불 꽃 살(殺) (제4회)

by 허슬똑띠 2022.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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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해되지 않는 애절한 응어리에 관한 이야기

 

8.수사반 (내부)

 

드문드문 비어 있는 사무실 창가 책상에 앉아 있는 강반장.

두 형사가 와서 탁자에 앉자 의자를 끌고 와서 조사결과를 듣는다.

 

강반장

특별한 건 없군. 그래도 돌연사라 단정 짓기는 일러.

부검결과 나올 때까지 각자의 최근 동향을 파악해봐.

 

알겠다며 제갈형사 자리를 뜨는데도, 김형사는 엉거주춤한다.

아직 볼 일이 남아 있어? 라는 듯 치켜보는 강반장.

얘기하기 쑥스러운 듯 뒤통수를 긁는 김형사.

 

강반장

왜?

 

김형사

저 바쁜 줄은 알지만... 오늘 먼저 좀 나가면 안 될까요?

 

강반장

(모르는 척)

장인어른이라도 돌아가셨어?

 

김형사

까딱하면 장인은 애시 당초 생기지도 않을 것 같아서요.

 

강반장

왜? 여자가 벌써부터 강짜를 부려?

 

김형사

것보다... 누님이 어찌나 성환지... 누님 성의를 봐서라도...

 

강반장

맘에 들긴 했나부지?

 

김형사, 가타부타 말이 없자 강반장, 뜸들이다 김형사를 치켜본다.

 

강반장(계속)

노총각 신셀 면치 못하면 다 내 핑계겠지?

 

김형사

(대뜸 꾸뻑)

감사합니다!

 

부리나케 제 자리로 가는데, 사무실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소리.

‘경사 났구만!’‘ 조만간 국수 먹게 생겼네!, 쑥스러운 미소를 짓는 김형사.

 

9.과학수사연구원 부검실 (내부)

 

내부가 드러난 유관석의 시신을 살펴보는 부검의.

곁에는 검시관이 따라서 세심히 보고 있다.

세밀하게 관찰하고 난 후 각종 검사기기로 검사하는 부검의.

출력되어 나온 자료를 검시관에게 보이며,

 

부검의

설포닐우레아 계열의 글리메피리드 성분과, 바이구아나이드 계열의 메트모르민 염산염, 그리고 치옥트산, 이 세 가지 성분이 검출됐어.

다량의 알코올도 나왔고. 이외에 독극물류는 발견되지 않았네.

 

검시관

그럼 독살은 아니네요. 그런데 이 분이 먹던 약에

치옥트산 성분 약은 없었거든요?

 

부검의

그렇다면 문제가 있군. 글리메피리드도 쇼크 위험이 있지만

치옥트산도 알코올에 예민하게 반응하지.

그래서 될 수 있는 한 술은 자제해야 하거든

 

검시관

주치의가 그런 점은 주의를 했을 텐데...

 

부검의

알코올 자체도 원인이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자료 한 부분을 가리키며)

사용하지 않았다는 치옥트산 성분이 발견된 것도 그렇지만,

검출된 수치가 무척 높다는 거야. 10에서 40그람정도의 치옥트산을

알코올과 함께 복용할 경우 치사 상태를 유발할 수도 있다는 임상실험결과가 보고된 적이 있어. 이게 바로 직접적인 사인이야.

 

검시관

혹시 따로 치옥트산 주사제를 사용했는지 확인해봐야겠네요.

 

10.수사반 (내부) (저녁)

 

강반장

조사결과는?

 

김형사

(자료를 건네며)

감식반 조사결과 모든 게 다 깨끗하답니다.

 

제갈형사

부검소견서에도 독극물은 검출되지 않았답니다. 헌데...

 

강반장

(자료를 들여다보며)

치옥트산 성분이 과도하게 검출되었다? 이걸 말하는 거야?

 

제갈형사

그게 직접적인 사인이랍니다.

 

김형사

그런 건 없었는데? 혹 부인이가 집어넣은 거 아닐까요?

 

강반장

어떻게?

 

김형사

노인네라 눈이 어두울 테니 슬쩍슬쩍 넣는다면야 모르겠지요?

 

제갈형사

집에서 발견은 안 됐지만 그럴 가능성은 있습니다.

 

김형사

더군다나 혼인신고가 돼있는 걸 보면 아무래도...

 

제갈형사

유관석씨가 그래라 했겠지요.

 

강반장

혼인신고 한지는 얼마나 됐어?

 

제갈형사

2주 쯤요.

 

강반장

2주 라? 그럼 시기가 됐다 판단한 건가?

 

김형사

만일 유서까지 바꿔치기했다면, 완전 독식이죠.

유관석씨 재산이 어마어마하다고 하던데...

 

제갈형사

상속재산을 노리고 계획적으로 접근했을 수도 있습니다.

 

강반장

(찡그리며)

장미꽃엔 가시가 있다 이거지? 이제부턴 그걸 찾아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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