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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스토리

불 꽃 살(殺) (제14회)

by 허슬똑띠 2022. 6.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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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해되지 않는 애절한 응어리에 관한 이야기

 

 

35.X나이트 클럽 (내부) (밤)

 

사이키조명이 어지럽게 난무하고 있고.

단상에는 밴드가 신나게 연주하고 있는 가운데,

플로어에서 사람들이 정신없이 춤을 추고 있다.

이들의 모습이 단속적으로 보였다 사라지곤 한다.

 

화면은 상당부분 자리가 비어있는 좌석 쪽으로 이동하다가,

아무도 없는 어둑한 테이블에 멈춘다. 안주접시와 술병들이 널려있다.

슬그머니 화면 내로 들어오는 한 여인. 챙이 넓은 모자를 쓰고

선글라스를 끼고 있어 이제 도착한 듯 보인다.

 

바로 앞에 있는 가득 찬 맥주잔을 상대편 빈 잔으로 바꾼다.

백에서 작은 맥주병을 꺼내 다 따르고 난 뒤 빈 병을 도로 넣는다.

그녀에 관심을 두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조용히 자리를 뜨는 여인.

 

곧이어 음악이 잦아든다.

남녀들이 한두 명씩 제 자리로 돌아와 좌석을 채운다.

흥분을 가라앉히듯 잔을 들고 건배를 외치고 술을 마신다.

왁자지껄 떠들어 대는 소리가 시끄러운 음악소리에 묻힌다.

 

(시간 경과)

다시 자리가 비자 종전의 그 자리로 여인이 또 나타난다.

똑 같은 행동을 반복하고 사라지는 여인.

 

(시간 경과)

휴식이 끝나고 다시 음악이 연주되자 사람들이 무대로 몰려든다.

울려대는 음악에 맞추어 신나게 춤추는 사람들.

갑자기 여자 한명이 비명을 지르며 마구 몸을 비튼다.

순간 몸에서 강열한 불꽃이 터져 나오기 시작한다.

 

순식간에 무대는 아수라장이 된다. 멀찌감치 물러서는 사람들.

함께 춤추었던 여자들이 ‘저걸 어째?’하며 어찌할 바를 모른다.

여기저기서 터지는 비명 소리.

버둥대다가 결국 바닥에 쓰러져 꼼짝도 하지 않고 계속 불타는 여인.

주변에 불길이 옮겨 붙기 시작한다.

 

여인의 몸에서 불꽃이 잦아들 즈음 소화기를 들고 달려오는 웨이터들.

정신없이 소화액을 뿌려댄다. 완강히 버티던 불길이 서서히 꺼진다.

소화액을 뒤집어썼지만 여인은 신16에서의 장석태 잔해와도 같다.

내부의 전등이 모두 켜지자 실내가 훤해지면서,

들이닥치는 정복 경찰관들.

 

주변에 폴리스 라인을 설치하고 경계에 들어간다.

지구대장이 웨이터들에게 지시를 내린다. 곧장 클럽 출입문이 봉쇄된다. 어안이 벙벙한 채 술렁이는 사람들.

 

36.수사반 (내부)

 

형사들이 한두 사람씩 자리를 뜨고 있다.

점차 빈자리가 눈에 띠게 많아진다.

강반장은 옆의 탁자에서 두 형사와 회의를 하고 있다.

강반장이 답답한 표정으로 몸을 뒤로 젖힐 때 책상의 전화벨이 울린다.

 

강반장

네~ 강명귭니다. 네? 뭐라고요?

이거 환장하겠네. 알겠습니다.

 

전화기를 놓자마자 책상을 쿵 치며 일어서서 웃옷을 집어 든다.

궁금해 하는 두 사람에게 ‘가지!’라는 턱짓을 하며 나서는 강반장.

 

37.나이트 클럽 (내부)

 

경찰관들이 한 사람씩 소지품을 검사하면서 내보내고 있다.

막 들어선 강반장과 두 형사는 곧장 사건 현장으로 향한다.

시커멓게 불탄 자국 한 가운데 깔려있는 시신의 잔해를 살펴본다.

경계를 서고 있는 경찰관으로부터 상황설명을 듣는다.

 

뒤이어 도착한 화재감식반원들이 조사를 시작한다.

감식반요원들이 테이블에서 현장 촬영과 채증작업에 들어가고,

강반장과 두 형사는 룸으로 향한다.

 

38.클럽 룸 (내부)

 

20대말에서 30대 중반의 남자 셋, 20대 중반에서 후반의 여자 두 사람.

불안한 표정으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세 사람이 들어서자 모두들 하던 말을 멈춘다. 긴장한 표정들.

김형사의 요구로 모두 소지품을 앞에 내어놓는다.

김형사가 차례차례 살펴가는 동안,

 

제갈형사

당혹스럽겠지만 사실대로 말해줘야 합니다.

 

그 말에 모두들 고개를 끄덕인다.

제일 나이가 많은 사람을 바라보며,

 

제갈형사

회식자리였던 거 같은데.

 

남자1

그렇습니다. 과 회식을 하고 있었습니다.

 

제갈형사

사고를 당한 분은?

 

남자2

강미나라고 합니다.

 

제갈형사

평소 몸이 안 좋았던 아니었습니까?

 

남자1

전혀요.

 

제갈형사

여기 와서는?

 

서로 바라보다가 모두 고개를 젓는다. 소지품 검사를 끝낸 김형사.

‘이상 없네요.’라고 하자 소지품을 집어넣는 사람들.

 

김형사

강미나씨 쪽엔 누가 앉았었죠?

 

남자1이 남자3과 두 여자를 가리키자,

 

김형사

평소와 달리 보인 건 없었나요?

 

남자3

전혀 없었어요.

(그러면서 두 여자에게 동의를 구한다)

 

제갈형사

강미나씨가 춤추러 나갔을 때 혹시 남아있던 사람은요?

 

남자1

모두 나갔다 함께 들어오곤 했습니다.

 

그러자 모두들 고개를 끄덕인다.

 

제갈형사

알겠습니다. 각자 연락처를 적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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