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창작스토리

불 꽃 살(殺) (제15회)

by 허슬똑띠 2022. 6. 6.
반응형

 

용해되지 않는 애절한 응어리에 관한 이야기

 

 

39.국과수 (내/외부) (낮)

부검의

(잿더미를 가리키며)

이건 저번 장석태의 완전한 재판입니다.

그 때보다 더더욱 분석해볼 건덕지가 없어요.

더군다나 소화기 포말액과 섞여 뒤죽박죽입니다.

부검실을 나서면서,

제갈형사

이거 정말 인체자연발화현상 아닌가요?

 

김형사

술자리 있던 것에서도 나온 게 별것 없었다니 말입니다.

제갈형사

클럽에 있던 사람들한테서도 수상한 것은 없었고요.

 

강반장

사건이 터지자마자 재빨리 튀었을 수도 있어.

그러니 무턱대고 이상한 현상 탓만 할 순 없지.

.

김형사

그렇담 저렇게 만드는 게 진짜 있기나 한 걸까요?

강반장

이 친구야, 그걸 밝혀내는 게 우리 임문지 몰라서 그래?

제갈형사

강미나에게도 원한을 가진 사람이 있는지 알아봐야겠네요.

 

40.Y일식집 (내부) (밤)

 

룸의 벽에 기대어 있는 유현덕이 정면으로 보이고

그와 마주앉아 있는 사내는 옆모습만 보인다.

유현덕

(술잔을 집어 들며)

야, 현석아! 돌태 그 새끼 홀라당 불타죽은 것도 그런데

강미나 그 기집앤 왜 똑같이 뒈진 거냐?

남자

(역시 잔을 들며)

후~~ 글쎄 말이다. 이미 쫑 난지가 언젠데 무슨 부창부수라고.

혹시 미나가 사귀던 놈이 있었냐?

유현덕

그건 나도 모르지.

남자

짜식, 장가가고 나서도 계속 강미날 데리고 놀았던 거 아냐?

유현덕

왜? 미나 사귀던 놈이 그걸 보고 두 년 놈을 죽였다고?

설사 그랬다고 해도 그렇게 불태워죽일 수 있을까?

남자

휘발유 같은 걸 잔뜩 먹이고 나서 불꽃놀이 하는 그런 걸

처넣은 거 아닐까?

유현덕

에이 아무리 그래도 가루만 남을 정도로 타버리겠어?

남자

그러면 인체자연발화라고? 정말 허무맹랑한 얘기야.

아닌 밤중에 홍두깨도 아니고...

(한숨)

제길 이미 죽어버렸는데 자꾸 따져봐야 무슨 소용이야.

그것보다도 상속문제는 어떻게 되가?

그러자 유현덕이 사내에게 얼굴을 들이밀더니 목소리를 낮춘다.

 

41.특별수사대 회의 (내부/외부)

 

형사들과 과학수사요원들이 앉아있는 장방형 형태의 회의실.

단상 좌우로는 강명구 형사1반장과 양의모 형사2반장이 자리 잡고 있고,

단상엔 특별수사대장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특별수사대장

부장님 지시로 오늘부터 특별수사대를 운영합니다.

앞으로 1반은 장석태 사건을 전담하고 강미나 사건은 2반이 담당합니다.

두 건 다 인체자연발화현상과 유사하다고는 하지만,

정황으로 볼 때 특수 살인일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이번 사건과 유사한 발화를 일으킬 만한 물질의 존재여부를

과학수사계와 협조해서 다각도로 조사해야 할 것입니다.

다만 인체발화라는 자연 현상과 대비해볼 필요도 있으므로

그런 현상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도 병행하도록 하십시오.

회의실을 나서며,

강반장

이제부터 본격적인 실적경쟁에 돌입한 거나 다름없어!

유관석 건은 거의 해결됐으니 빨리 마무리 짓자고.

김형사

제갈선배님 있는 데 선수를 뺏기기야 하겠습니까?

강반장

(제갈형사를 빤히 보며)

장석태건도 자신 있는 거지?

제갈형사

듣도 보도 못한 사건이라....

강반장

어째든 요번에도 실력발휘하리라 믿겠네!

 

42.양평 지방도로 (오후)

 

신1에서와 같은 시각, 같은 곳의 길. 통행하는 차들이 뜸하다.

지그재그 형태의 오르막 차도 옆 공간에 서있는 검은 색 승용차.

옅게 선팅 된 유리창으로 희미하게 어른대는 여인.

차에서 도로 건너편 대각선 방향의 벼랑 쪽으로 화면 이동하면,

길 가장자리에서 두리번거리는 양복 입은 남자의 뒷모습이 보인다.

갑자기 남자가 비명을 치르며 버둥거린다. 몸에서 튀어나오는 불꽃.

화염을 남기며 그대로 아래로 추락한다.

(소리) 끼익~~ 마침 지나던 승용차 한 대가 급정거한다.

다급하게 내린 남자운전자가 그 쪽으로 달려가고,

(운전자의 시선으로 보이는) 벼랑 중간에 걸린 몸뚱아리.

계속 솟아나는 불꽃으로 불길이 주위로 번지고 있다.

운전자가 급하게 휴대폰으로 신고한다.

불타는 남자의 모습을 보았던 다른 운전자들도 달려온다.

오가는 차들이 2차선 차도의 양옆으로 정차하고,

그 바람에 도로가 주차장을 방불케 되어가고 있는데,

사고지점에서 꽤 떨어진 곳에 세워져 있던 흰색 승용차가

슬그머니 대열에서 빠져나오더니 반대 방향으로 사라진다.

 

반응형

'창작스토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불 꽃 살(殺) (제16회)  (0) 2022.06.08
파이토레이드(PHYTORAID) (제5회)  (0) 2022.06.07
파이토레이드(PHYTORAID) (제4회)  (0) 2022.06.05
불 꽃 살(殺) (제14회)  (0) 2022.06.04
파이토레이드(PHYTORAID) (제3회)  (0) 2022.06.03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