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창작스토리

불 꽃 살(殺) (제19회)

by 허슬똑띠 2022. 6. 14.
반응형

 

용해되지 않는 애절한 응어리에 관한 이야기

 

55.유라온의 상상

 

숲이 우거진 산. 곳곳에 지하 벙커가 보인다.

비행기 소리가 들리면서, 상공에 나타나는 십여 대의 전폭기.

빠르게 지나가면서 뭔가를 투하하는 데,

지상에 가까워질수록 확연히 보이는 것은,

하얀 빛이 나는 거대한 주머니들이다.

 

이들이 지상에 닿자마자 터져 물기둥이 솟구친다.

곳곳에 떨어진 물들이 작은 폭포를 이루어 흘러내린다.

상당부분은 지하로 스며든다.

 

물이 잦아들 무렵 전폭기 십여 대가 다시 나타나고

같은 상황이 반복된다.

얼마 후 지하 기지와 지상에서 거대한 폭발음이 들리고

지진이 일어난 듯 땅이 갈라지며 산 전체가 검붉은 화염에 휩싸인다.

순식간에 그 지역일대는 완전 쑥대밭이 되고 만다.

 

56.다시 식당내부

 

제갈형사

그런 걸 누가 개발했데?

 

라온

우리 얘긴 아닌 거 같고...

또 정말로 그런 게 개발됐는지도 확실치가 않아.

 

제갈형사

과연 그런 게 가능할까?

 

라온

모르지만 시신을 보니 타고난 형태가 거의 유사해.

 

제갈형사

더 중용한 건, 몸속에서부터 불길이 터져 나오게 할 수 있냐 이거지.

 

라온

앞으로 그 점까지 알아봐야겠지...

 

57.회의실 (내부) (오전)

 

정면에 스크린이 내려져 있다. 신체가 대부분 불타버린 영상이 보인다.

이기수 과학수사팀장이 화면을 보며 설명하고 있다.

 

이팀장

여태까지 알려진 인체자연발화사고는

이번 사건과 외견상 차이가 많습니다.

(스크린을 가리키며)

자연발화는 다리 등 신체일부가 남아있는 반면,

 

장석태 강미나 현장 사진으로 화면으로 바뀌며,

 

이팀장 (계속)

이번 발생한 세 건 모두는 신체가 완전히 타버리고

가루 같은 재만 남았다는 점에서 확연히 다릅니다.

 

‘그럼 살인사건이 확실한 거네’ ‘범행에 사용된 것은 도대체 어떤 거야?’ 이런 얘기들이 오가며 웅성거리는데, 양반장이 질문을 한다.

 

양반장

차이점이 있기는 하지만,

이번 사건에 사용된 물질이 어떤 건지 밝혀지지 않는다면,

인체발화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할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자 제갈형사가 손을 들고 발언하기 시작하는데,

 

제갈형사

자료를 찾다보니 사람 몸을 재만 남게 할 정도로

화력이 말도 못하게 강한 특수물질에 대한 게 나오던데요?

 

이팀장

우리도 확인했던 자료인데, 근거가 희박한 것입니다.

신빙성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제갈형사

일급 군사비밀이든가 하면 믿거나 말거나 식 얘기만 떠돌고

확실한 정보가 없을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두 가지 종류가 함께 섞여야만 기능을 발휘한다던데...

다만 몸속에서도 작용을 할 수 있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팀장

계속 조사할 것입니다만, 아직까지 범행에 사용된 게 드러나지

않았다고 해서 그저 단순히 자연발화라고 할 순 없습니다.

인체자연발화현상처럼 보이도록 노린 범죄가 명백합니다.

 

분위기 착 가라앉는데,

 

수사대장

이팀장 말처럼 이번 사건들은 모두 명백한 살인 범죄입니다.

살인의 도구나 방법이 황당하기는 하지만,

그걸 밝혀내는 게 바로 우리 경찰의 임무입니다.

범인을 체포한다면 범죄에 사용했던 건 저절로 밝혀질 것입니다.

빠른 시일 내에 범인을 검거하도록 총력을 기우리기 바랍니다.

반응형

'창작스토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불 꽃 살(殺) (제20회)  (0) 2022.06.16
파이토레이드(PHYTORAID) (제9회)  (0) 2022.06.15
파이토레이드(PHYTORAID) (제8회)  (0) 2022.06.13
불 꽃 살(殺) (제18회)  (0) 2022.06.12
파이토레이드(PHYTORAID) (제7회)  (0) 2022.06.11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