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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스토리

불 꽃 살(殺) (제27회)

by 허슬똑띠 2022.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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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해되지 않는 애절한 응어리에 관한 이야기

 

 

73.조사실 (내부/외부)

구현석, 35세, 약간 곱슬머리에다 탄탄한 체격, 캐주얼한 복장.

제갈형사와 마주 앉아 있다.

제갈형사

구현석씨! 불타죽은 장석태, 유현덕씨와 친한 친구지요?

 

구현석

네, 고등학교 때부터 단짝이었습니다.

제갈형사

당신도 친구 두 사람처럼 죽고 싶지 않으면

솔직하게 얘기하는 게 좋을 겁니다.

구현석

(어리둥절)

네? 무슨 말씀이신지....

제갈형사

5년 전 경기도 양평에서 일어난 교통사고 알죠?

구현석

그런데요? 흔히 일어나는 교통사고하고

저와 무슨 관련이 있다고 그러십니까?

제갈형사

이봐요! 당신들 세 사람이 장난치다가 사고가 난 거 아닙니까?

구현석

뭔 얘깁니까? 난 전혀 몰라요.

제갈형사

잘 생각해보라고요. 장석태, 유현덕, 그리고 강미나가 왜 죽었는지.

구현석

(딱 잡아떼면서)

내가 어떻게 압니까?

 

제갈형사

잘 들어요! 당신이 계속 잡아뗀다면 당신도 똑 같이

불타 죽어도 우린 모릅니다.

구현석

(놀라)

뭐라고요?

(이내 기막히다는 듯)

지금 나에게 겁주는 겁니까?

제갈형사

그런 게 아니라 상황이 그렇다는 걸 설명하는 겁니다.

세 사람이 그 사고와 모두 연관이 있었던 사람들입니다.

그러니 솔직하게 다 털어놓는 게 신상에 이로울 겁니다.

구현석

(핏대 올리며)

이보슈! 그런 흉악범을 잡는 게 경찰이지,

이따위로 죄 없는 사람한테 협박공갈이나 하는 게 경찰입니까?

 

제갈형사

(기가 막혀)

알다시피 워낙 신출귀몰하니 잡을 때까지 시간이 필요한 거고!

그 사이 무슨 일이 발생할 지도 모르기 때문이란 말입니다!

끝까지 잡아뗀다면 할 수 없죠.

 

구현석

잡아떼는 게 아니라 없는 일을 자꾸 꾸며 내놓으라니

어이가 없어 그런 거 아닙니까.

제갈형사

끝내 털어놓지 않는다면야 우리도 별 수 없죠.

구현석

자꾸만 있지도 않은 일을 들먹거리지 마슈!

조사실을 나서면서 ‘정말 재수 옴 붙었네’라고 내뱉는다.

구현석을 바라보는 제갈형사의 눈에는 쌍심지가 돋는다.

제갈형사

(조사실을 나오며 혼잣말)

정말 일말의 양심조차 없는 새끼군.

 

김형사

(사라지는 구현석 뒷모습에 대고)

야 임마! 우리가 재수 옴 붙었다, 네가 그런 게 아니고.

(제갈형사에게)

선배님, 저 자식 인간새끼도 아니네요.

제갈형사

관둬, 모두 제 팔자지. 그런데...

저거 멋대로 돌아다니다 죽으면 우리도 골치 아픈데...

그래 되기 전에 어떻게 하든 범인을 잡아야 되는데.

 

김형사

겉으론 저래도 속으론 엄청 똥줄 탈겁니다.

한 순간 갈 수 있다는 걸 알 텐데 아무리 강심장이라도...

제갈형사

아니 어쩌면 오히려 잘된 건지도 몰라.

역으로 저놈을 미끼로 쓰는 거야.

김형사

(낄낄)

그럼 저놈만 잘 쫓아다니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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