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창작스토리

파이토레이드(PHYTORAID) (제19회)

by 허슬똑띠 2022. 7. 5.
반응형

 

계속되는 검거 작전(2)

24. 섀도우의 체포

사이버범죄 수사대 회의실에 수사요원 전원이 앉아서 오늘 오후에 진행할 체포작전 세부 사항을 듣고 있었다. 차대장이 전반적인 진행계획에 대해 간단히 코멘트하자 이어서 장팀장이 작전계획의 구체적인 사항에 대한 설명에 들어갔다. 작전계획을 들은 수사요원들은 곧바로 자신의 자리로 돌아와서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에 대한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그리고 기동타격대에도 작전 통지가 되어 그곳도 출동 준비하느라 부산했다.

행동개시 한시간 전.

크고 작은 건물들이 길 주변에 밀집하여 있는 번화한 거리에 덩치 큰 시내버스들이 온통 길을 휘저으며 다니고 있고 이들이 정차하고 출발하면서 사람들의 모양새가 수시로 바뀌고 있었다. 보도 위에도 조그만 가게와 길가에 물건을 주욱 늘어놓은 노점상들을 요리저리 비켜가며 많은 사람들이 오가고 있었다. 많은 건물 가운데 다른 것보다 약간 키가 큰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회색의 우중충한 건물로 높이가 약간 높다는 것 빼고는 다른 빌딩에 견주어 별다른 특징이 없어 보인다. 다만 1층에 삼면이 모두 투명한 유리창으로 둘러싸인 제법 규모가 큰 커피숍이 있다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일 것이었다.

그 커피숍은 한창 유행하는 스타일로서 테이블간의 공간도 제법 넓어 시원스러워 보이며 커피 류 등의 음료수 외에 쿠키와 같은 간식류도 함께 판매하고 있는 곳이었다. 오후의 한가로운 시간이지만 약간 파르스름한 빛이 도는 유리창 너머로 많은 사람들이 테이블을 메우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 커피숍을 중심으로 주변의 곳곳에는 수사요원들이 여러 타입으로 변장하고 잠복해 있었다.

커피숍에서 얼마 멀지 않은 보도의 인파 속에 한 갈색 머리의 외국인이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커피숍 방향으로 오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이리 저리 둘러보던 그는 지나가는 20대 초반의 여자에게 손짓을 했다. 좀 떨어진 노점가게 옆에서 신문을 보고 있는 허름한 차림의 남자가 그들을 힐끗 힐끗 쳐다보면서 잠시 두 사람의 대화에 귀를 기우렸다.

"Hello! Excuse me! (여보세요? 실례합니다.)"

그러자 여자가 약간 당황하다가 곧바로 대답했다.

"Hi! (안녕하세요!)"

"May I bother you for a minute? (잠깐 시간 좀 내주실래요?)"

이제는 자신감을 얻은 듯 여자가 당당하게 대응했다.

"Sure! No problem. (네, 괜찮아요.)"

"I have to travel a lot for my job. But this is my first trip to Korea. So I'm stranger here. (나는 일 때문에 여행을 자주 다니는데 한국은 처음이라 낯서네요.)"

"Ah! I understand. What can I do for you? (네 알겠습니다. 뭘 도와 드릴까요?)"

숙녀의 거침없는 질문에 외국인이 주변을 두리번거리면서 대답했다.

"Please let me know the shortest way to the bank, the Woori Bank. (우리은행으로 가는 빠른 길 좀 알려주실래요?)"

"Do you mean bank branch? (지점을 말하는가요?)"

"Yha! The Woori Bank branch. (네, 우리은행 지점.)"

그녀가 외국인에게 손가락으로 방향을 가리키면서 대답했한다.

"I see what you mean. It's not far from here……. It's within easy walking distance. Go straight on this road …… until you see …… a white five-story building. The Woori Bank branch is on the first floor. (네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여기서 멀지 않아요. 걸어가도 되거든요. 이 길로 쭉 가시다 보면 5층짜리 흰색 건물 1층에 있어요.)"

"Oh, I see! You're English is very good! And I really do appreciate your Kindness. (알겠습니다. 영어를 무척 잘하시네요. 친절하게 알려주셔서 대단히 고맙습니다.)"

"You're welcome. That's my pleasure. (천만에요.)"

그들의 대화가 시작될 때 잠깐 힐끗 바라보았던 노점상점 부근의 점퍼는 이미 그 외국인에게 관심을 두지 않고 다른 곳을 둘레둘레 보고 있었다. 외국인은 대화를 나눴던 여인에게 감사의 표시를 하고 가리켜 준 방향으로 걸어가며 인파 속에 묻혀갔다.

행동개시 30분 전.

1층의 커피숍과 정 반대 방향의 건물들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그 중에서 역시 별다른 특징은 없으나 오래되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표식이라도 하는 듯 벽면 군데군데 회칠이 벗겨져 있는 건물이 보였다. 그 건물은 건너편 커피숍과 약간 대각으로 마주보고 있는 데 2층 유리창가에 누군가 어른거리는 모습이 나타났다. 한 남자가 유리창 언저리에서 쌍안경으로 거리를 관찰하고 있는 듯 한데 유리창이 더러워서 어렴풋이 보였다.

그 방향에서는 커피숍과 그 주변의 상황이 한 눈에 잡혔다. 그 때 멀리 아까 그 외국인이 인파 속에서 다시 나타나더니 방향을 틀어 커피숍으로 들어갔다. 문을 열고 들어 간 그는 입구 부근에 서서 커피숍 내부를 천천히 둘러보다가 주문대로 가더니 거기에 서있는 여자종업원에게 뭐라고 하면서 조그마한 봉투를 건네주었다.

이 때 건너편 2층에서 쌍안경으로 관찰하던 남자가 그 외국인을 유심히 관찰하고 있었다. 외국인이 봉투를 건네준 종업원에게 가볍게 인사를 하고 나가면서 종전에 오던 방향으로 갔다. 조금 걸어오더니 버스정류장 바로 직전의 왼편 골목길로 들어가 사라지는데 2층의 쌍안경은 그를 계속 주목해서 살피고 있었다.

행동개시 5분전.

아까보다는 사람이 줄어든 커피숍으로 노이즈가 들어왔다. 그도 출입구 쪽에서 내부를 휙 둘러보더니 주문대에서 커피를 주문하고는 한 쪽 테이블로 가서 앉았다. 그가 주문한 커피를 들고 한 모금 마시고 있는데 '노이주씨 계시면 계산대로 와주십시오'라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노이즈가 약간 흠칫하다가 일어서서 계산대로 갔다.

여자종업원이 그를 보더니 아까 외국인으로부터 받았던 봉투를 건네주었다. 그는 그 자리에서 봉투 속의 메모를 확인하더니 앉았던 자리를 한번 쳐다보다가 이내 커피숍을 나서면서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 서서 잠시 통화했다.

"시간을 2시간 연기하잡니다. 어떻게 할까요?"

전화기에서 '그러면 잠깐 당신 볼일 보고 지금처럼 5분 전에 자리에 다시 와있게!'라는 목소리가 들렸다.

노이즈는 전화기를 닫고 잠시 망설이다가 버스정류장으로 걸어갔다, 버스정류장 바로 직전의 골목길을 지나칠 때 아까 들어갔던 그 외국인이 빠른 걸음으로 나오더니 노이즈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무언가를 묻는 것처럼 하더니 노이즈를 붙잡고 그 골목길로 끌고 들어가 사라졌다. 커피숍 건너편 건물 2층의 창가에서 누군가가 이 모든 과정을 쌍안경으로 감시하고 있는데 바로 차대장과 윤경위였다.

 

쌍안경으로 외국인의 행동을 계속 지켜보고 있던 차대장이, 노이즈가 외국인과 함께 골목으로 들어가자마자 쌍안경을 윤경위에게 넘겨주고 휴대폰으로 곧바로 지시를 내렸다.

"장팀장! 노이즈가 버스정류장 바로 아래에 있는 골목으로 어떤 외국인과 들어갔다. 모두 그리로 집합하고 주변을 봉쇄하라고 해! 노이즈와 함께 가는 외국인을 잡아! 바로 그 놈이 섀도우야!"

그리고 다시 기동대에 그 주위를 완전히 포위해줄 것을 요청했다.

통화를 끝내기가 무섭게 차대장과 윤경위도 급하게 계단을 내려왔다. 윤경위가 번쩍이는 경광등을 높이 올리면서 두 사람은 도로를 무단 횡단하여 그 골목길로 뛰어들어갔다.

도로 사방에는 기동대원을 가득 실은 경찰트럭들이 사방에서 몰려들고 있고 도착한 트럭에서는 특공대원들이 부랴부랴 내려 그 주변을 에워싸기 시작했다. 거리의 사람들은 영문들 모르는 채 그들에게 자리를 비켜주며 군데군데 모여서 쑤군댔다.

 

반응형

'창작스토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불 꽃 살(殺) (제30회)  (0) 2022.07.07
로즈파피(Rosepoppy) 다시보기(13회~16회)  (0) 2022.07.06
불 꽃 살(殺) (제29회)  (0) 2022.07.04
파이토레이드(PHYTORAID) (제18회)  (0) 2022.07.03
불 꽃 살(殺) (제28회)  (0) 2022.07.02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