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해되지 않는 애절한 응어리에 관한 이야기
85.수사반
제갈형사의 모습과 강반장의 모습이 오버랩 되면서,
전화 통화하는 강반장이 나타난다.
제갈형사(F)
반장님, 확인됐습니다. 범인은 분명 이연입니다.
그런데 남자 이연이 아니고 여자 이연입니다.
강반장
그럼 어제 얘기했던 게 그대로 맞아떨어진 거야?
제갈형사(F)
예! 완벽히 변한 것 같습니다. 그 병원에서는 아니지만,
분명 어딘가에서 얼굴 성형까지 했던 것 같습니다.
강반장
그래? 성형수술까지나?
제갈형사(F)
아마도 사무친 원한이 상상을 초월하는 것 같습니다.
어째든 이젠 여자 이연을 찾아내는 일만 남았습니다.
곧 올라가겠습니다!
강반장
알았네. 수고했어. 이번에도 완벽하게 큰 거 한 건 했네!
86.해운대 비어 앤 칵테일 바 (내부) (밤)
은은한 조명 아래 흘러간 가요가 나지막하게 흐르고 있다.
다솜
결혼하기 전에 우리들만의 약혼 여행 했던 게 생각나네요.
라온
(맥주 한잔 들이켜고)
그래! 해운대에 왔다가, 경주로 가면서 비 쫄딱 맞고
엄청 감기 걸리고... 그래도 어쨌든 환상적인 여행이었어.
다솜
전 집에 가서 변명하느라 온갖 고초를 다 치렀던 건 모르죠?
라온
다 압니다, 다솜 아씨! 바로 이 사람이 원흉이로소이다.
다솜
뭐 꼭 서방님 탓만 할 순 없지요.. 저도 공범이니까요.
이 말과 함께 환하게 웃는 두 사람의 뒤쪽으로 다소 떨어진 자리엔
낮은 조명 아래 홀로 앉은 여인의 모습이 흐릿하게 보인다.
뚜렷해지면, 앞머리는 단정하게 자르고 양쪽으로 길게 늘어뜨린
머리에다 그린 듯한 얼굴선, 하얀 피부가 매력적이다.
선글라스를 쓰고 있으나 라온과 다솜을 지켜보는 듯한 시선.
이때 흘러나오는 조용필의 단말머리.
“그 언젠가 나를 위해 꽃다발을 전해주던 그 소녀,
오늘 따라 왜 이렇게 그 소녀가 보고 싶을까
비에 젖은 풀잎처럼 단발머리 곱게 빗은 그 소녀“
노래가 계속되면,
그리움과 비애가 교차하는 표정이 얼굴전체로 번짐과 동시에
선글라스 아래로 불빛에 반짝이는 이슬방울이 보이면서
점차 흐릿해지고 노래가 계속 이어지는 가운데,
“못 잊을 그리움 남기고 그 소녀 데려간 세월이 미워라”
다시 다솜과 라온의 모습이 또렷해진다.
라온
어떤 면에선, 이연 그 친구 정말 안됐어.
다솜
그 사람 사랑의 깊이라든가... 상실의 충격... 절절이 느껴지네요.
처절한 복수심 이것도 이해가 되요. 지나치다는 생각은 들지만.
라온
나도 안타깝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어.
다솜
이미 잠적해버린 건 아닌지 모르겠어요.
라온
한편으론 그래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어.
더 이상 살인을 저지르지 말고. 이런 내가 잘못일까? .
다솜
그 맘 저도 알아요. 그래도 죄 값은 받아야하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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