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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스토리

감쪽같이 사라진 불꽃살인범 (불꽃살(殺) (제38회 / 마지막)

by 허슬똑띠 2022. 7.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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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해되지 않는 애절한 응어리에 관한 이야기

 

94. 다시 낡은 공장 건물 (계속)

이 말에 나가려다 말고 눈시울을 붉히는 이연.

그러다 감정이 복받치는 지 눈물을 주룩 흘린다.

계속 머뭇머뭇 거리며 골똘히 생각하더니

백팩에서 다른 통을 꺼내어 유라온 앞에 턱 놓는다.

 

이연

마지막 희망은 남겨두고 가지.

 

건물 밖으로 사라지는 이연.

 

이연

(소리만)

(말소리 점점 멀어져 가며)

당신과 얘기를 하다 보니 속이 풀리고 생각이 달라졌어.

당신이 무슨 죄가 있겠어. 그건 해독제야.

 

돌연 연민의 정으로 찡해지는 라온.

 

라온

(혼잣말)

저 친구, 천성이 전혀 악독하진 않은 것 같은데.

 

팔과 다리가 묶인 라온이 비비적거리며 병에 다가간다.

서서히 열이 오르는지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른다.

뚜껑을 따려고 입에 대자 마개가 툭 떨어진다.

 

라온

(혼잣말)

진짜로 날 죽이려는 생각은 아니었나 보네

 

병 꼭지를 입에 물고 누우면서 꿀꺽꿀꺽 마신다.

다 마시자 곧바로 구토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옆으로 누워 약물을 멀리 뿜어대자, 부서진 집기와 벽으로 날아간다.

약물에 닿자마자 곧바로 불길이 치솟아 오른다.

결국에는 건물전체에 번지기 시작한다.

 

95.건물 (외부/내부)

 

도착한 강반장 일행과 경찰관들.

망연자실하여 거세게 타오르는 건물을 바라보고만 있다.

뒤따라 도착한 다솜이 발을 동동 구르며 안 돼! 안 돼!하고 울부짖는다.

제갈형사가 그녀를 안고 달랜다.

 

(소리) 무전기 소리와 함께 소방차를 부르는 다급한 음성.

 

(시간 경과)

소방차가 도착했을 즈음에는 건물이 완전 소실된 상태이다.

소방차를 뒤로 하고 건물 잔해 속으로 들어가는 강반장 일행과 경찰관들.

윤다솜도 조심스럽게 뒤따른다. 모두 여기저기 잔해를 뒤져본다.

무너진 건물 벽과 벽 사이의 틈을 발견하고 급히 달려가는 김형사.

 

김형사

(소리만)

여깁니다!

 

모두 우르르 달려간다.

김형사, 틈 사이에서 누군가의 팔을 끌어당기며,

 

김형사

유라온씨 같은데요.

질식해서 기절한 것 같아요. 구급대원 좀 불러주시죠.

 

모두들 달려들어 라온을 꺼내어 들고 밖으로 나간다.

응급 킷과 들것을 들고 달려오는 구급대원들.

엉망진창인 라온을 보며 울음을 터트리는 다솜.

 

96.구급차 옆

 

옆에서 간호하며 지켜 있다가 라온이 깨어나자,

다솜이 그를 붙잡고 웃음 반 울음 반섞인 목소리로,

 

다솜

내가 부주의해서 서방님을 죽일 뻔 했어요.

 

라온

(웃으며 농담조)

훌륭한 추리선생님께서도 실수하실 때가 다 있으시네!

 

제갈형사

(갸우뚱)

뭔 소리야?

 

라온의 제보로 특공대원들이 건물 주변과 그 일대의 수색에 들어간다.

 

제갈형사

이연이라는 놈, 자넬 죽이려고 불을 싸지르고 달아났구만!

 

라온

....

 

제갈형사

그런데 자네가 이런 일을 당한 걸로 보면 전에 한 얘기가 맞는 것 같아. 경찰내부에 정볼 흘리는 누군가가 있음이 분명해.

 

구급차에 실리는 라온의 시선으로 보이는,

경찰특공대를 뒤쫓아 가는 김형사의 모습이 멀어지는 데,

 

라온

(소리만)

(단호히)

아냐 내 판단이 잘못 되었어. 그런 존잰 없어!

 

제갈형사

(멀뚱)

.....

 

라온이 탄 구급차가 출발한다.

 

97.강변

 

주변의 숲과 강변을 수색하는 경찰특공대.

건물에서 꽤 떨어진 비탈에 불길이 스러지는 것이 보인다.

다가가서 확인하나 사람 형태의 재만 남아있다..

감식반을 호출하는 사이 김형사가 재속을 살펴본다.

겨우 인식할 정도의 권총 잔해물을 찾아낸다.

 

98.병원 입원실 (내부) (낮)

 

병상에 누워있는 라온 곁에 앉아 다솜이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병실 문이 열리고 성큼 성큼 들어서며 인사하는 제갈형사.

다솜이 웃으며 비켜주자 라온 옆으로 온다.

 

제갈형사

감식을 해보긴 했는데 아무런 것도 잡아낼 수 없데!

다만 라온이 자네를 위협했다던 권총 잔해는 발견됐어.

그러니 그 잔해가 이연의 것이라고 볼 수밖에.

 

라온

(속으로)

그게 과연 이연의 주검이었을까? 결코 아닐 거야.

 

생각과는 다르게 말없이 웃으며,

제갈형사의 말에 동조하듯 고개를 끄덕이는데,

 

제갈형사

요번 사건을 가지고 멋있는 작품을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라온

(살짝 미소)

끔찍한 경험을 했지만 멋진 소재임에는 틀림없을 것 같네.

 

이 말과 함께 치료 잘하라며 제갈형사가 나가자 다가온 다솜에게,

 

라온

자기의 사랑을 억울하게도 참혹하게 떠나보내야만 했다면,

그에 상응하는 방법으로 복수를 하는 걸

무조건 탓만 할 수는 없지 않을까?

 

말없이 라온의 입에 입맞춤 한 다음 창밖을 가리키는 다솜.

붉은 꽃들이 소담스럽게 피어있는 꽃나무가 보인다.

 

99. 에필로그

 

붉은 꽃들이 거대한 불꽃들로 변하면서 화면을 꽉 채우다가,

불꽃들이 다시 담홍색 복사꽃으로 변해가는 가운데,

유민과 이연의 모습이 오버랩 되어 나타나고,

푸른 초원과 다시 오버랩 되면서 손을 맞잡고 달려가는 두 사람.

 

잠시 후 꽃나무 사이로 아담한 집이 나타나고,

‘꿈을 찍는 사진관’의 간판이 보이자

그곳으로 빨려 들어가 듯 사라지는 두 사람.

 

유민(보이스 오버)

(즐거운 목소리)

오빠! 같이 꿈을 찍었던 사진을 찾으러 가요!

 

이 말과 함께 화면으로 떠오르는,

 

엔딩 크레딧.

 

(참고) 엔딩 크레딧 : 본 영화가 끝나고 종영되기 전에 스크린 자막을 통하여 영화 제작과 관련된 상세 정보, 배급사, 제작사, 감독, 주요 연기자 및 제작진 등을 소개하는 장면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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