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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스토리

전동차 탈취범인의 꼬리를 잡다 (파이토레이드(PHYTORAID) (제32회))

by 허슬똑띠 2022. 8.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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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추적하는 두 사람

 

38. TV중계

 

한 전철역 출입구 앞에서 이를 배경으로 기자가 폭주 전동차 사건을 특보로 중계하고 있었다.

'지금 지하철에서는 미증유의 사건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괴한이 지하철 통제 시스템을 장악하고 수많은 시민이 타고 있는 전동차 한대를 볼모로 거액의 돈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도시철도공사는 어떤 경로로 시스템이 장악되었는지 전혀 파악을 하지 못한 채 전전긍긍하고 있을 따름입니다.'

기자의 멘트가 끝나자 TV카메라에는 스튜디오의 앵커가 나오면서 속보를 진행했다.

 

‘방금 탈취된 전동차 내에서 보낸 휴대폰 영상통화가 연결되었는데요, 통화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영상 휴대폰에 나타난 20대 초반의 여자와의 대화가 시작되었다.

‘여보세요? 유비에스 방송입니다. 잘 들리십니까?’

‘예 잘 들립니다.’

‘지금 타고 계신 전동차 칸에는 몇 분이나 타고 계신가요?’

‘한 40여분 정도 되는 거 같아요.’

‘전동차는 아직도 계속 달리고 있나요?’

‘예~~ 정말 무서워 죽겠어요.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 날 수 있어요?’

그러자 그 여자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다 같이 '무서워 죽겠어요, 살려주세요!'하는 소리가 들렸다.

 

‘자초지종을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전동차가 역에 거의 정차해서 내리려 하는데 문이 열리지 않는 거예요. 그래서 잠시 늦는가 보다 했더니 그냥 다시 출발하더라고요. 그래 난리가 났죠.

그런데 다음 정거장에서는 아예 설 생각도 안하고 그대로 지나치더니만 지금까지 계속 이모양이예요.‘

‘무슨 일 때문인지는 알고 계십니까?’

‘차내 방송으로는 운전 장치고장이라고 해서 처음에는 그런 줄 알았죠. 그런데 사람들이 휴대폰으로 여기 저기 전화해보니까 그게 아니더라고요. 정말 무서워 죽겠어요. 빨리 구해주세요!’

‘알겠습니다. 지금 지하철 공사를 비롯해서 관련 기관들이 모두 나서서 방법을 찾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고 기다리시기 바랍니다.’

 

‘얼마나 기다려야 하나요?’

‘곧 구출 작전이 개시될 것이니까 차분히 기다려 주시기 바랍니다. 혹시 범인이 직접 방송한 적은 없습니까?’

‘전혀 없어요.’

‘승객 중에 이번 일로 다치신 분은 없나요?’

여자가 다소 안도의 표정으로 대답했다.

‘예! 없어요.’

그러면서 휴대폰 영상이 끊어지고 앵커의 발언이 이어졌다.

'부실한 보안체계가 문제입니다. 얼마 전에는 증권거래소가 오늘처럼 속수무책으로 해커의 공격을 당하는 등 우리 사회에 만연한 안전 불감증이 이러한 대형 사고를 부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지하철공사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전 전철역에 구급차를 대기 시켜놓고 …….'

 

39. 폭주 전동차(3)

 

지하철 종합사령실로 돌아온 윤경위와 가리은이 사령실 내의 기기 앞에서 계속 모니터를 감시하기 시작했다. 직원들 역시 난감한 표정으로 침울하게 자리를 지키면서 감시 모니터나 기기들을 살펴보고 있다.

이 때 고요한 공기를 흩어 놓으며 휴대폰 음악벨 소리가 들렸다. 실장이 전화를 받으며 표정이 굳었다. 손으로 휴대폰을 가리고 얘기를 전했다.

"지금 범인과 사장이 통화하고 있는데 오늘 자정까지 천만 달러가 입금이 안 되면 아까 얘기한대로 하겠다고 협박하는 것 같다는 군요."

그러자 가리은이 손짓했다.

"아 잠깐요! 이 녀석이 내부회선에 접속하여 통화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실장님! 그 편에 얘기해서 통화를 조금만 더 끌도록 해주시죠!"

 

그러자 실장이 휴대폰으로 상황설명을 했다. 윤경위가 기대에 찬 눈빛으로 물었다.

"접속 위치가 잡힌 것 같아요?"

"네! 그 접점을 확실하게 메모리 시켜야 되겠어요. 이 놈이 실수를 한 거 같아요. 우리가 운이 좋은 거죠."

가리은이 계속 조작하자 모니터 화면이 바뀌더니 희미하게 한 남자가 나타났다. 온통 복장이 검은 색이고 얼굴도 검은 복면을 하고 있었다. 가리은이 직원을 바라보며 물었다.

"이 곳이 어디쯤인지 아시겠어요?"

 

그 직원이 직원 모니터를 자세히 살펴보면서 중얼거렸다.

'여기는 전동차가 다니는 터널의 대피소 같은데…….'

순간 모니터에서 복면을 한 사내가 사라졌다. 직원이 당황하여 어쩔 줄 몰라 했다.

"어이쿠! 확실히 파악하기도 전에 나가버렸네!"

그러자 가리은이 아무렇지 않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괜찮습니다. 위치를 메모리 시켜 놓았으니까요. 여기 모니터에서 깜빡이는 점의 위치를 살펴봐 주세요."

직원이 서류 보관함에서 도면을 꺼내어 책상 위에 펼치며 손가락으로 여기 저기 짚어보았다.

"여기는 그 전동차가 다니는 터널인데……"

 

그러다가 한 지점을 가리켰다.

"아까 무정차로 지났던 역에서 그리 멀리 않은 곳에 있는 긴급대피장소 입니다."

윤경위가 나서면서 가리은에게 채비토록 했다.

"됐습니다! 가리은씨! 나와 먼저 그 곳으로 가자고요."

그런 다음 한 직원에게 부탁했다.

"우리 대장님에게 연락해서 우리 요원들과 특공대를 빨리 그곳으로 보내달라고 해주세요."

직원이 걱정스러워하며 기다렸다가 함께 가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하자 윤경위는 단호하게 말했다.

"아닙니다! 그 놈이 우리가 추적해낸 것을 눈치 채고 이동할 가능성도 있으니 먼저 덮쳐야 합니다."

이 말과 함께 가리은과 상황실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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