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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스토리

이반과 함께하는 새 삶의 시작 (아찌<제5회>)

by 허슬똑띠 2022. 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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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꿎은 운명과의 가슴시린 사랑 이야기\

 

S#5. 병원 / 오전

(Dis.)

출산실 내부의 병상에 누워 있는 이화의 모습.

눈을 감고 있는 그녀의 얼굴이 매우 창백하다.

눈물이 흥건하게 고여 있는 눈.

그녀의 주변에는 의사와 간호사가 서있고 의사가 갓난아기의 발목을 잡고 엉덩이를 찰싹 두들긴다.

그러자 아기가 '앙앙'하고 울기 시작한다. 의사가 눈을 뜬 이화에게 아기를 보여준다.

아기를 바라보며 이화가 또 눈물을 흘리다가 옆으로 모로 눕는다.

 

병원의 홀 내부.

환자와 보호자들이 수시로 들락거리고 있는 병원의 출입문을 열고 들어오고 있는 한기자.

 

(인서트)

1979년 5월21일을 표시하고 있는 한 쪽 벽면에 걸려있는 날짜 판.

 

이화의 병실.

입원실 문이 열리면서 간호사가 우는 갓난아기를 안고 들어와서 그녀에게 넘겨준다.

이화는 아기를 받아 들고 정면으로 바로 보다가 가슴에 안고 깊게 포옹한다. 그러나 울음을 참느라 어깨가 들먹거린다.

엄마 품에 안기자 울음을 멈추고 색색거리던 아기는 이화가 토닥거려주자 잠이 든다.

이 때 한가지가 들어오고 카메라가 뒤로 빠지면, 입원실 모습이 멀어져 가면서 병원건물외부가 나타나고 그 건물의 유리창으로 이화와 한기자의 모습이 보인다.

 

S#6. 이화의 집 / 새벽

 

서서히 어둠이 가시고 있는 주택가의 집 창문이 나타나면서 화면에 점차 확대된다. 확대된 창문으로 한기자와 아기가 자고 있는 모습이 나타나다가 방으로 바뀌는 화면.

이 때 문이 살며시 열리면서 이화의 모습이 나타난다.

슬며시 방안으로 들어오는 그녀의 얼굴이 퉁퉁 부어있다.

그 기척에 한기자가 깨어나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러자 이화는 그에게 안쓰러운 미소를 짓더니 아직도 잠에 빠져 있는 아이를 들어 품에 안는다.

 

이화 정말 죄송해요. 그리고 너무 감사해요. 조금 더 주무세요.

제가 아침식사를 준비할게요.

한기자 나는 괜찮아. 출근하다가 들면 되지 뭐. 힘들 텐데 아이나 잘 보며 오늘은 편히 쉬어. 아줌마 오시면 애 잘 봐달라고 하고.

 

그러면서 한기자는 그녀를 뒤에서 꼭 껴안으며 등 뒤를 다독거리다가 방을 나간다.

 

(플래시 백)

한기자가 건네주는 어머니 유화의 자살 통지서.

순간 어찔하며 쓰러질 휘청거리는 이화를 한기자가 붙잡는다.

그러자 이화가 한기자의 품에 안겨 어깨가 들먹이도록 흐느낀다.

 

이화 (울음 섞인 소리) 저의 행동거지하나를 잘못함으로 해서 일 년 사이에 아빠와 엄마를 모두 돌아가시게 했어요. (목이 메어) 저는 어쩌면 좋아요?

한기자 (그녀를 토닥거리며) 이화나 아버님이나 어느 누구의 잘못도 아니야. 모든 것은 하늘에서 정해진 대로 일어난 것이니, 마음을 추슬러야 해. 돌아가신 어머니의 뜻도 그러하다는 것을 이해하고.

이화 (계속 흐느끼며) 네, 알겠어요.

 

다시 그녀의 집 방안.

이화는 따뜻한 표정으로 아이의 볼에 입맞춤한다. 그 때 아이가 살며시 눈을 뜨며 함박 미소를 짓는다.

(Dis.)

 

S#7. 어린이 대공원 / 낮

(Dis.)

 

한기자와 이화의 손을 잡고 깡충깡충 뛰며 즐겁게 웃고 있는 어린 이반. 따사로운 햇빛이 가득한 공원에는 어린아이들과 그들의 부모들로 분비고 있다. 가끔 불어오는 훈풍이 나무들과 화초들을 지나쳐와 사람들의 옷자락과 머리카락을 흩날리곤 한다.

 

한기자 (이반의 손을 들어 올리며) 이 녀석이 벌써 이렇게 자랐네.

이화 (한기자를 바라보며) 모두 한기자 아저씨 덕분이에요. 저 혼자였으면 어림도 없었을 거예요.

한기자 (하하하!) 무슨 소릴. 다 이게 우리 이화의 능력이지.

 

순간 이화의 얼굴에 희미하게나마 발그스레한 빛이 감돈다.

 

한기자 그나저나 이화도 이제는 앞날을 생각해보아야 되지 않나 싶은데…….

이화 (표정이 어색해지며) 저는 이반만 있으면 되요.

한기자 역설적이지만 이반을 위해서라도 마음을 돌려 좀 진지하게 생각해야 되지 않을까?

이화 아이 싫어요. 그런 얘기는.

한기자 응. 그래? 알았어. 이화의 마음을 모르고 내가 공연한 이야기를 했네. (이반을 바라보며) 자 반아! 우리 놀이기구 타러 갈까?

이반 네 아빠!

 

이반이 한기자를 아빠라고 부르는 소리에 이화는 놀라서 손으로 입을 가리며 슬며시 이반과 한기자를 번갈아 본다.

그러면서 그녀의 표정에는 억눌린 슬픔이 서린다.

그러나 한기자는 이반의 말에 전혀 놀라는 기색 없이 그 말에 호응이라도 하는 듯 이반을 벌떡 치켜세운 다음 목말을 태우고 사람들 틈을 빠져 나간다.

이반이 얼굴에 웃음기를 가득 띄우고 뒤를 돌아다보며 이화에게 빨리 오라는 손짓을 해 보인다.

그런 그들을 바라보는 이화의 얼굴은 웃음 가운데에서 울음이 터져 나오려는 듯한 묘한 표정으로 가득하다. 그러한 표정을 감추려는 듯 그녀는 다시 두 손으로 입을 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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