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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스토리

범인체포과정에서 입은 예상치 못한 피해 (파이토레이드(PHYTORAID) (제34회))

by 허슬똑띠 2022. 8.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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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람기자와 가리은의 빗나간 대면 순간

 

40. 추격(계속)

그 때 정거장 방향과 그 반대 방향에서 몰려 오는 요원들과 경찰특공대의 모습이 나타났다. 윤경위를 안고 있는 가리은의 모습을 발견한 차대장과 장팀장이 그들에게로 뛰어 왔다. 윤경위의 모습을 살피면서 차대장이 다급하게 물었다.

"아니 어떻게 된 거야? 괜찮은 거야?"

"일단 위급상황은 벗어 난 것 같습니다."

장팀장이 요원을 바라보며 큰소리로 외쳤다.

"빨리 후송조치 해!"

그러면서 미안한 표정으로 물었다.

"아니 그런데 어쩌다 당했어? 윤경위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은 사람인데?"

가리은이 자신이 죄지은 듯이 설명했다.

"상황이 안 좋았습니다. 저 녀석이 부러 이렇게 갈라진 곳으로 우리를 유인했더라고요.

그리고는 전동차를 이쪽으로 달려오도록 하고 거기에 신경 쓰는 사이 윤경위님이 급습을 받았습니다. 저 놈이 뒤에서 순식간에 칼을 휘두르는데 방법이 없었습니다. 죄송합니다."

구급대요원들이 달려와서 다솜에게 응급조치를 하고 난 뒤 들것에 옮겨서 급하게 들고 나갔다. 가리은이 따라 나서며 권총을 장팀장에게 넘겨주었다.

"저도 따라가 보겠습니다."

차대장이 고개를 끄덕이며 어서 가보라고 손짓을 했다. 장팀장이 권총을 받아 챙겨 넣으면서 요원들이 일으켜 세워 끌고 가는 범인을 힐끗 바라 보았다.

그러면서 피범벅이 된 범인의 얼굴을 가리키며 다소 장난기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어이쿠야! 저렇게까지 짓이겨 노믄 어쩌노? 아무리 좋아하는 사람에게 중상해를 입혔다고 해도 말이지."

아무말 없이 들것에 실려 후송되는 윤경위를 다급히 뒤따라 가는 가리은을 따스한 눈길로 바라보고 있던 차대장의 얼굴에 조용한 미소가 번졌다.

'내가 사람 하나는 잘 보았어, 정말!'

41. 경찰병원

많은 환자들이 보호자들과 함께 붐비는 정경을 보면 아픈 사람들이 정말 많구나 하는 느낌이 저절로 난다. 비록 지금 이 시간 역에 가보면 모든 사람이 여행하는 것으로 보이겠지만.

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도 이 곳 병원에서도 출발역 역할을 할 때가 있다. 천국행이냐 지옥행이냐 아니면 단순히 잠깐 그곳을 휴가지 삼아 떠나는 것이냐는 전혀 알 수는 없어도 연일 그런 기차를 타는 사람이 꽤 있으니까.

수술실 앞에서 가리은과 수사대 요원 몇 사람이 긴장된 표정으로 왔다 갔다 하고 있었다. 가리은은 수술실문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답답한지 창가로 가서 창밖의 공기를 들이마셨다.

그 뒤로 오경사가 따라 오며 그의 어깨를 어루만지며 위로했다.

"너무 걱정하지 마. 생명에는 전혀 지장 없고 그리고 앞으로 근무하는 데도 아무런 장애가 없다고 했으니까……."

가리은이 뒤돌아섰다.

"그나 저나 저만하기 다행이지, 생각만 해도 분해 죽겠어요."

"그런 상황이라면 천하장산들 당해내겠냐고? 저만 한 것도 천운이야."

"그러긴 해요. 사실 윤경위님이 아니었음, 저도 지금 이렇게 멀쩡하게 있지 못할 뻔했는데요."

그 때 수술실부근에서 윤경위가 나온다고 누가 큰소리로 말했다.

그 전갈에 가리은과 오경사도 급히 수술실로 향했다. 눈을 감고 있는 윤경위가 누어있는 수술용 침대가 막 수술실에서 나오고 있었다. 병원직원이 그 침대를 끌고 입원실로 향하자 모두 그 뒤를 따랐다. 잠시 후 병실의 침대에 누워있는 윤경위가 약간 붓기 있는 얼굴이지만 미소를 짓고 있었고 차대장, 장팀장 그리고 가리은이 병상 주변에 함께 서있었다.

윤경위와 잠깐 이야기하던 차대장이 장팀장과 함께 병실을 나서면서 가리은을 바라보았다.

"은이는 사무실 신경 쓰지 말고 윤경위 잘 보살펴 줘!"

가리은이 거수경례를 하며 씩씩하게 대답했다.

"옛썰! 이전보다 철저하게 보디가드 하겠습니다."

장팀장이 빙긋 웃으며 농담을 던졌다.

"가리은 좋겠다! 좋아하는 사람 옆에 계속 죽치고 있게 되어서……."

"몰라서 그렇지요, 아픈 사람 위로하는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인데요……."

그러면서 웃자 윤경위가 따라 웃으며 인사했다.

"심려 끼쳐 죄송합니다. 감사합니다."

차대장이 그녀에게 잘 있으라는 손짓과 함께 농담조로 말했다.

"나를 걱정하게 만든 죄로 가리은이 감시하게 하는 거야."

윤경위가 약간 상체를 일으키며 답례했다.

"앞으로 조심하겠습니다."

손을 흔들며 병실을 나서는 차대장과 장팀장을 가리은이 뒤쫓아 나간 뒤 얼마 후 한기자가 큼직한 과일바구니를 들고 병실을 들어섰다.

윤경위가 예상 밖이라는 표정을 지었다.

"어인 일로 예까지 오셨나이까?"

"내가 안 오믄 되겠서요? 근데 얘기 듣던 거와 다르게 멀쩡하네?"

"왠걸요. 죽었다가 방금 살아났습니다."

"천하의 윤경위님이 그럴 리가 있나? 근데 내가 제일 늦었나 봐?"

"아이 아무렴 어때요. 이렇게 와주신 것 만해도 황송한데요."

"대단한 활극이었다던데?"

"창피해서 말 못하겠네요…… 실제는 같이 갔던 사람이 날 구해 준거나 진배없어요."

"윤경위가 당했다는 얘길 듣고는 처음엔 믿기지 않던데 그만한 이유가 있었더라고. 어째든 이만하기 천만 다행이네.

참! 모두들 떠났는데 유부남이 처녀형사 옆에 혼자 있는 것도 그러지요?"

그러면서 눈을 찡긋했다.

"그럼 난 이만 가볼게요. 몸조리 잘하소. 자주는 못 옵니다. 그런데 사실 윤경위가 나 같은 사람 또 오기를 바라겠나 싶네요. 하하!"

다솜이 웃으며 이에 응수하듯 답했다.

"글쎄, 전혀 틀린 말은 아니것 같기두 하네요."

"알았네요. 민폐 안 끼칠게요. 몸조리 잘 하시드라고."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세요!"

한기자가 웃음 띤 얼굴로 손을 흔들며 병실을 나갔다. 한기자가 나가고 난 얼마 후 문이 열리며 가온이 들어 와서는 병상 주위를 이리 저리 둘러보았다.

"이제야 조용해졌군요. 이젠 좀 쉬어야 해요. 아직 더 안정해야 된다니까."

이말을 하면서 과일 바구니를 보고 그것을 정리하면서 물었다.

"그새 누가 왔다 간 모양이네요."

"아 신문사 기자님이세요. 좋으신 분이죠. 엘에이 특파원으로 갔다 돌아 온지 얼마 안 되요.

음…… 엄마가 오실거니까 가리은씨도 그만 돌아가서 쉬세요.

요번 일로 많이 힘들게 했네요."

"정말 그랬어요! 수술실에서 나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가슴이 얼마나 답답하던지……. 또다시 '지못미'라는 말을 해야 되지는 않나 해서요."

"이제는 아무 걱정하지 말아요."

윤경위가 가온을 바라보며 잔잔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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