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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스토리

너는 내 운명? (아찌<제8회>)

by 허슬똑띠 2022. 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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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꿎은 운명과의 가슴시린 사랑 이야기

 

S#12. 은행외부 / 낮(계속)

 

지하주차장에서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두 사람. 빼곡히 주차되어 있는 차들 의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다가 흰색 소나타로 향하는 두 사람이 클로즈업된다.

카메라가 전체 주차장을 모습을 담고 있다가 두 사람이 탄 차를 쫓아 지상으로 올라가면, 눈이 내리는 건물 외부의 모습.

 

차가 거리로 나아가 사라지면서 건물 앞으로 변하는 화면.

출입구 앞의 공간은 눈이 치워져 있으나 계속 내리는 눈이 쌓이고 있다. 그 주변의 나무들에도 눈이 많이 쌓여 가지가 늘어진 상태다.

들락거리는 많은 사람들 가운데 아까 그 여학생의 모습이 나타난다.  소다미다.

검은 색 코트를 걸친 소다미는 우산을 펴 든다. 잠시 건물 앞 공터에 서서 어린아이처럼 우산을 제쳤다 다시 썼다가 하면서 내리는 눈을 희롱하고 있는 소다미. 그러다가 우산을 제치고 하늘을 올려다본다.

그녀의 시선으로 보는 회색 공간을 가득 채우며 내리는 눈송이들.

그녀의 눈에는 자신을 축복하는 수없이 많은 작은 꽃송이와도 같다.

얼굴에 눈을 그대로 맞고 있는 그녀에게는 어려운 일을 해내고 난 뒤 즐거워하는 표정이 가득하다. 미소 가득한 얼굴이 화면에 꽉 찼다가 원위치 된다.

엄청나게 쏟아지는 눈과 함께 복잡한 거리로 나서면서 인파 속으로 소다미의 모습이 점점 묻혀 간다.

 

S#13. 사무실 내부 / 낮

 

남자 직원과 함께 사무실로 들어서는 소다미.

검은 외투를 입고 긴 머리를 뒤로 얌전히 묶은 모습이다.

곧바로 부장실로 들어가는 두 사람. 유리창 너머로 부장과 인사를 하고 잠시 앉아서 얘기를 나누는 모습이 보인다.

잠시 후 함께 나온 그들은 사무실을 차례로 돌기 시작한다.

 

직원 안녕하십니까? (소다미를 가리키며)이번 기업금융부에 발령받은 소다미양 입니다.

소다미 (생글생글 웃으며) 안녕하세요? 소다미 입니다. 여기에서 일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예쁘게 봐주세요.

 

카메라 빠지면서 사무실 전체 정경이 나타나면, 서무직원과 함께 사무실을 한 바퀴 돌면서 인사를 하는 소다미의 모습.

인사부 직원은 부서의 직원들과 잠시 얘기를 나누다가 인사를 마치고 다가온 소다미에게 '일 잘해!'라고 하면서 나간다.

서무직원이 그에게 인사를 하고 소다미를 안내하여 빈자리로 간다. 그녀에게 몇 가지 일러주는 동안 궁금한 듯 직원 여럿이 그녀의 주변에 몰려든다.

 

(시간 경과)

 

검은 양복차림의 이반이 서류를 들고 사무실로 들어온다. 과장 명패가 붙은 자리로 가서 '다녀왔습니다.'라고 보고한다.

그의 옆에 있는 둥근 테이블에 앉아 서류를 올려놓으며 앉자, 과장도 컴퓨터 작업하던 일을 중지하고 테이블로 와 앉는다.

잠시 서류를 보면서 이반의 보고를 받는 과장.

고개를 끄덕이며 이반을 바라보더니 '아주 좋았어!'라고 한다.

그의 얼굴에는 만족스런 웃음이 그득하다.

보고를 끝낸 이반도 기분 좋은 듯 미소 지으며 일어서서 성큼성큼 자기 자리로 향해간다.

도중 멈칫하며 사무실을 휘둘러본다.

그의 시선이 한 곳에 머문다. 빈 자리였음을 알고 있는 듯 갸우뚱한다.

그리고는 무언가에 이끌리듯 시선이 향한 곳으로 걸어간다.

등을 보이고 앉아 있는 소다미. 컴퓨터 모니터를 보면서 이것저것 찾아보느라 정신이 없다.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설마 하는 표정을 짓던 이반이 확신이 든 듯 '소다미'라고 작은 목소리로 부른다.

흠칫하던 소다미가 뒤돌아서더니 깜짝 놀라면서 일어선다. 말을 잇지 못한 채 두 손으로 입을 가리고 어쩔 줄 모른다.

이제는 처녀티가 물씬 풍기는 소다미의 표정에는 놀라움만큼 반가움도 깃들어 있다.

이반도 아무 말 없이 그녀에게 악수를 청한다.

놀라움과 희열이 뒤섞인 감정을 억누르는 모습이 역력하다.

 

(Cut to)

이반의 방안. 환하게 불이 켜져 있다.

침대에 누어서 멍하니 천정을 바라보고 있는 이반.

 

(인서트)

부감화면으로 보이는 넓은 들판. 두 갈래 철길이 쭉 뻗어 있다.

평행으로 끝없이 이어지다가 지평선으로 다가가면서 하나로 합쳐진 듯 보이는 철길

 

다시 침대에 누워 있는 이반.

 

이반(독백) 이것은 단순한 시험이 아니야.  운명이야. 나를 보고 놀라는 표정은 진실 그 자체였어.

 

중얼거리는 이반의 눈이 매우 아름답게 반짝인다.

 

 

S#14. 은행 / 저녁

 

사무실 안은 형광등 불빛으로 훤하다. 창 밖에는 땅거미가 내리기 시작하지만 적지 않은 직원들이 자리를 지키며 일에 열중하고 있다. 이반은 커피 한잔을 뽑아 들고 은행 출입구 방향의 창가로 가서 밖을 내려다본다.

이반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부감화면.

퇴근 하는 소다미가 건물 밖으로 나오고 있다.

(교차 화면) 그녀를 바라보는 이반의 얼굴. 아쉬움이 그득한 눈초리.

나오자마자 주변을 둘러보던 소다미가 이면도로 입구 방향으로 손짓을 한다. 카메라가 그 방향을 따라가면, 빨간 가죽 부츠를 신고 검은 가죽 재킷을 걸친 젊은 사내가 건너편 종각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다소 흐릿하게 보인다. 그의 옆에는 거대한 할리데이비슨이 버티고 있다.

머리는 다소 짧게 단정하게 깎았으며 하얀 피부에 귀공자 스타일이다. (교차 화면) 이반은 어디서 본적이 있는 얼굴이다 싶어 그가 누군지 생각해 내느라 오만상을 다 쓴다.

 

건물외부의 이면 도로 초입.

청년이 소다미를 발견하자 그녀에게 손을 들어 아는 체를 한다.

소다미는 반가움을 표시하며 그에게 다가가 뭐라고 얘기한다.

소다미가 아니라는 듯 손짓을 해 보인다.

그러나 그 청년은 막무가내로 소다미에게 파란 헬멧을 씌우더니 오토바이에 태우고 시동을 건다.

(소리) 묵직한 엔진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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