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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스토리

서서히 짙어가는 사랑의 향기 (아찌<제11회>)

by 허슬똑띠 2022. 8.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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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꿎은 운명과의 가슴시린 사랑 이야기

 

S#19. 몽타주

 

지하철 전동차를 타고 가는 소다미와 이반.

둘이 나란히 서있는데 거울이 된 유리창에 비치는 두 사람의 모습.

분신들을 바라보며 판토마임을 하듯 눈과 얼굴표정으로 대화한다.

지하철역에서 밖으로 나오는 데 봄눈이 가볍게 흩날린다.

신기한 듯 손으로 눈송이를 받아보는 소다미.

 

무성한 이파리들이 바람에 살랑살랑 거리는 나무들이 줄지어 심어져 있는 강변을 걷고 있는 두 사람.

평소에 뒤로 묶고 있던 머리를 풀어 치렁치렁하게 늘어뜨린 머리카락이 봄바람에 날린다.

 

많은 사람들이 북적대고 있는 명동의 거리를 걷고 있는 두 사람.

건물의 불빛이 거리를 밝히고 있고 각종 네온사인이 사이키 조명처럼 비추고 있다.

각종 네온의 번쩍거림이 클로즈업되며 매우 강렬하게 비친다.

이 네온 빛에 오버랩 되어 나타나는 형형색색의 꽃들이 만발한 모습. 그 꽃들 사이에 살며시 보이는 두 사람.

 

S#20. 카페테리아 /낮

 

카페테리아 내부. 문 앞에서 소다미가 친구와 만나 반갑게 손을 잡고 안으로 들어와 주문대 앞에 줄을 선다.

 

잠시 후 자리에 앉아 음료수를 마시고 있는 두 사람..

 

소다미 정희야! 일은 어떠니?

정희 응! 재미있어. 어째든 우리는 행운이야.

소다미 정말 그래. 그런데 나는 고민이 하나 생겼어.

정희 뭔데? 재희 오빠하고 문제가 생겼니?

소다미 아니. 그 오빠는 나한테 여전해.

정희 그럼 새로운 남자가 나타난 거야?

소다미 그래.

정희 얘는 어쩜 그리 인기가 좋으니? 하긴 너만큼 생겼으면 그럴 만도 하지 뭐.

소다미 그런데 그 사람하고 나하고 띠 동갑이야.

정희 어머? 그럼 같이 입행한 거야?

소다미 아냐~~ 아주 고참이야.

정희 뭐? 그럼 한 바퀴 돈 띠 동갑이라는 얘기였어? 음, 뭐 그렇다 해도 별문제 없잖아? 요새는 그보다 더 나이차이가 많은 커플들도 많던데 뭐.

소다미 재희 오빠를 생각하면 만나자는 제의를 딱 거절해야 하는데 그게 잘 안돼. 그런데 문제는 갈수록 그 사람 눈길이 진지해지니 난감해.

정희 하기야 이미 한물간 사람들이 우리같이 신선한 처녀들에 눈독을 들일만도 하잖냐? 그런데 네가 딱 부러지게 거절 못하는 걸 보니 그 사람 매력적인가 보다!

소다미 호호호! 그런가?

 

S#21. 야외 /낮

 

부감화면으로 보이는 양평으로 향하는 4차선 도로.

화면이 서서히 도로에 가까워지면, 차량들 틈으로 달리는 꽤 큰 오토바이 한대.

헬멧을 쓰고 선글라스를 낀 이반이 앞자리에 보인다.

뒤에는 역시 헬멧을 쓴 소다미가 이반의 등에 얼굴을 대고 그의 허리를 붙잡고 있다.

그녀의 목에 두른 파란색 스카프가 바람에 흩날린다.

 

(시간경과)

롱숏으로 보이는 산의 모습과 유명산으로 향하는 언덕진 도로.

두 사람이 탄 오토바이가 구불구불한 도로를 달려오고 있다.

왼편으로 보이는 계곡 왼편으로, 창공에 날고 있는 갖가지 화려한 색의 행글라이더들이 보인다. 그 화면을 배경으로 들리는 말소리.

 

소다미 저것 좀 봐! 정말 짜릿하겠다.

이반 그러면 우리도 배워서 타볼까?

소다미 글쎄요?

 

언덕 위. 원거리에서 두 사람이 탄 오토바이가 나타난다. 점차 가까이 다가오다가 언덕을 다 오른 오토바이가 카메라를 스쳐 지나가면서 내리막길로 내려가는 모습. 서서히 멀어지면서 사라져 간다.

(F.O)

 

S#22. 이반의 집 / 아침

(F.I)

 

이화가 주방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다.

싱크대 옆의 건조 통에 그릇들이 꽉 찰 무렵 이화가 아들을 부른다.

 

이화 내 아들 이반!

이반 (소리) 네~

이화 오늘 나랑 데이트 하지 않을래? 봄이 무르익어가니 모처럼 봄바람 쏘이고 싶네.

 

그 말이 마치 처녀가 애인에게 응석부리는 듯한 말투다.

주방에서 마무리를 다 한 이화가 이반의 방으로 향한다.

 

화면은 이반의 방으로 바뀌고 이화가 들어온다.

책상에 앉아 컴퓨터 모니터에 열중하고 있던 이반이 두 팔을 쭉 뻗고 뒤로 크게 기지개를 켜면서 그녀를 바라본다.

 

이반 (싱글거리며) 에이 엄마, 웬 봄바람이시옵니까?

그건 그렇다 치고 바람이 났으면 애인하고 바람몰이 하셔야지 나와 다니면 쓰나요~~

이화 (장난 삼아 뾰로통한 표정을 지으며)얘는 참. 내가 이 나이에 애인이 있으면 뭐하겠냐? 다 늙어 버벅대기만 할 텐데 뭐. 그러니 젊은 네가 내 애인 좀 해주라.

 

그러면서 이반의 목덜미를 쓰다듬으며 사정하듯 한다.

이화의 두 팔을 잡으며 이반은 계속 싱글거린다.

 

이반 (선심 쓰듯) 오늘은 그럼 손해 보는 셈치고 나이든 애인과 함께 놀아 볼까나?

이화 그래 내 아들 이반 최고다. 오늘은 젊은 애인하고 기분 좋은 날 보내게 됐네~~~ 오늘은 네 오토바이를 타고 가자. 그래야지 정말 봄 기분을 만끽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반 무섭지 않아요?

이화 그럼!

이반 '내 아들 이반'을 믿나이까?

이화 당근이지

이반 당근? 어마마마도 그런 말 쓰십니까요?

이화 말밥!

이반 말밥? 크흐흐~~ 졌다!

 

거실에는 열려있는 문으로 불어오는 바람에 커튼이 출렁대고 있다.

처녀 같은 표정으로 생글생글 웃으며 방에서 나오는 이화.

서둘러 안방으로 들어간다. 열린 문으로 보이는 이화의 모습.

화장대에 앉아 화장을 시작하는 그녀에겐 흥겨움이 가득하다.

잠시 후 그의 방을 나와 안방으로 가는 이반. 이화의 등 뒤에서 한 아름 안는다. 이화가 그의 손을 잡고 어루만진다. 잠시 그녀의 머리에 얼굴을 대고 체취를 음미하던 이반이 그녀의 뺨에 키스한다.

이화의 어깨를 살짝 어루만지고 난 뒤 호기롭게 방을 나간다.

현관문으로 향하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이화.

 

이반 (소리)오토바이 좀 단단히 손봐야겠어요. 오늘은 아주 특별한 애인을 모시고 가니까.

 

현관문 닫히는 소리와 함께 멀어져 가는 이반의 발자국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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