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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스토리

서린, 그녀는 과연 그와의 인연을 이룰 수 있을까? (아찌<제19회>)

by 허슬똑띠 2022. 9.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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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꿎은 운명과의 가슴시린 사랑 이야기

 

S#37. 사무실 / 낮

 

이반의 사무실 내부. 책상 한편으로 서류들이 잔뜩 쌓여 있고 앞에 펼쳐 든 서류를 골몰히 들여다보는 이반. 순간 주머니를 만지면서 기대에 찬 눈초리.

그러나 휴대폰을 꺼내 들어 살펴보고 다소 실망한다.

 

유빙(F) 야, 짜르 나야 떠빙. 너, 요새 애하고 노는 재미에 푹 빠졌다더라.

이반 오랜만에 전화하면서 괜한 소리 하지 마라.

유빙(F)네가 장가 갈 생각은 아예 팽개쳐 둔 것 같아서 그런다.

이반 그렇지 않아도 나는 왜 그런가 하고 생각하고 있다, 임마!

 

이반은 소다미의 얘기가 나오자 슬그머니 부아가 돋으면서 엉뚱한데 화풀이하는 모습이다.

 

유빙F) 알았어. 알았다고! 그건 그렇고 오늘 사모아하고 한잔하기로 했다. 오늘은 빼면 안 돼!

이반 그래 알았다. 그렇지 않아도 한잔 하고 싶던 차다. 그래 사모아도 여전한 거지?

유빙(F) 그래! 다들 멀쩡해.

이반 그러면 너희 둘이 잘 간다는 그 집으로 가면 되지?

유빙(F )오케이. 이따 보자!

 

 

S#38. 주점 아바 / 밤

 

생음악 바인 아바의 내부. 붉고 파란 등이 천정을 수놓고 있다.

출입문을 열고 들어서는 이반. 들어서자마자 울리는 휴대폰 소리.

 

전화(F) 짜르! 어디쯤 오고 있냐?

이반 (내부를 둘러보며) 나 안보이냐?

 

마침 이반이 좋아하고 자주 부르던 Michael Cretu(미셸 크레투)의 Moonlight Flower(달맞이꽃)란 노래가 피아노 반주와 함께 흘러나오고 있다.

이반이 둘러본다. 그의 시선으로 보이는, 바의 한편에 설치된 무대에서 피아노를 치며 이 노래를 부르고 있는 여자.

칵테일 스탠드에는 유빙과 서모아 둘만이 앉아서 칵테일을 들이키고 있다. 그들 앞에서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는 남자 바텐더.

이반이 그들에게 다가가자 유빙이 한 소리한다.

 

유빙 야! 너는 엎어지면 코 닿을 덴데 우리보다 늦냐?

이반 어 미안! 시간 충분할 것 같아 걸어왔더니 제법 멀다야!

 

유빙과 서모아와 차례로 악수하면서 변명한다.

마침 노래가 끝나고 그들에게로 온, 피아노 치던 여자가 빙긋이 웃으며 '어서 오세요' 라고 이반에게 인사한다. 그러자 거드는 유빙.

 

유빙 어, 인사해, 이 분은 러시아 황제 짜르셔. 이반이라고 들어는 봤나? 요새 어린애하고 노는데 정신이 푹 빠져있지.

 

이반이 '이반입니다.' 라고 자신을 소개하자 그녀는 웃으면서 재차 고개를 까닥한다.

 

유빙 그리고 이 글래머는 서린이란 피아니스트인데 이 집의 주인이시기도 하지.

 

유빙은 그녀를 가리키며 이반에게 어때 잘생겼지 라고 하는 듯한 표정을 짓는다. 이반은 고개를 끄덕하며 유빙의 옆자리에 앉아 맥주를 주문한다.

서린은 몸매가 글래머 타입일 뿐만 아니라 얼굴마저 서구적인 마스크를 가지고 있어 동양미와 어우러진 묘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유빙 (귓속말로) 방년 28세. 상당히 육감적이야

이반 (빙긋하며 끄덕) …….

 

서서히 손님들이 들어차자 서린은 계속 여기저기 다니면서 인사를 하기도 하고 피아노에 가서 음악을 연주하기도 한다.

 

세 명은 자리에 앉아서 칵테일과 맥주를 마시면서 계속 대화를 나눈다.

 

유빙 짜르! 너 프레너미라는 말 들어 봤냐?

이반 물론이지. 친구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적이다라는 개념 아냐?

유빙 맞아! 지금 우리 회사의 중견책임자들을 보면 그것을 아주 잘 느끼겠더라고.

서모아 그래. 우리 회사도 엇비슷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성공적인 입지를 미리 만들기 위해서 일찌감치 물밑작업들을 엄청 하고 있다고 하더라고.

이반 우리 사회가 그렇게 만들고 있기 때문인 것 같아. 그러다 보니 먼저는 지연, 학연 등 인맥을 따지게 되지. 어떤 책에서는 아예 대놓고 이러한 인맥을 제일 중요하게 치던데 뭐.

서모아 그래서 페이스북이라든가 트위터 등 인맥을 형성하는 사이트들이 진을 치고 있는 것 아니겠어?

유빙 그게 다 성공이라는 사다리를 튼실하게 만들기 위한 것이지. 그런데 말이야, 그 사다리를 기어오르다 보면 어쩔 수 없이 한편으로는 친구이면서 이면에는 적이라는 묘한 관계가 형성될 수밖에 없지.

이반 그러면서 종종 선의의 경쟁은 인류발전을 위한 필요악이라고 떠들어 대지. 이렇게 허울 좋은 말로 포장하여 그러한 경쟁이 피가 튀도록 유도하곤 하는 것이 한편으로는 못마땅하기도 해.

 

모두를 고개를 끄덕인다. 나오던 음악이 조용해지자 다시 들리기 시작하는 피아노 소리. 이반은 살짝 고개를 돌려 피아노를 치고 있는 서린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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