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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스토리

그러나 쏘냐를 힘들게 하고자 한 것은 아냐. (아찌<제28회>)

by 허슬똑띠 2022.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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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꿎은 운명과의 가슴시린 사랑 이야기

 

S#65. 백화점 / 오후

(O.L)

백화점 내부. 신발 코너에서의 이반과 소다미.

역시 군데군데 작은 크리스마스트리가 장식되어 있다. 두 사람은 이리저리 진열된 부츠를 들러본다. 소다미가 진열대 한 곳에 머물러 부츠 하나를 선택한다.

직원이 부츠를 포장하는 동안 이반이 결제한다. 무척 기뻐하는 소다미를 지긋한 눈길로 바라보는 이반.

길 다니기 어려울 정도의 인파가 몰려 있는 백화점 건물 외부.

이반과 이반의 팔짱을 낀 소다미가 나란히 많은 사람들이 들락날락 거리는 백화점 문을 걸어 나온다. 소다미는 쇼핑백을 들고 있다. 수많은 인파 사이로 빠져서 지하도로 들어가는 두 사람.

 

#66. 커피전문점(거리) - 외곽도로 / 낮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커피전문점. 즐거운 표정을 짓고 있거나 들떠 있는 사람들. 역시 그러한 표정의 사람들이 수시로 출입문을 들락날락 거리고 있다. 이반이 앉아서 역시 미소를 머금고 창밖을 내다보고 있다. 그의 앞에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큰 종이 잔이 놓여 있다.

연말을 맞이하여 분주하게 오가는 사람들과 차들이 뒤범벅이 되어 있는 거리의 정경. 소담스러운 함박눈이 내리는 모습.

출입문이 여닫힐 적마다 찬바람이 부는 소리와 함께 약간의 눈발이 몰아쳐 들어오곤 한다.

휴대폰의 시간을 확인하는 이반. 클로즈업되어 나타나는 화면에는 한시 반을 가리키고 있다.

 

이반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며 혼잣말) 무슨 일이 있나?

 

잠시 후 이반이 결국 전화를 한다.

전화(F) 전화기가 꺼져 있어…….

 

이반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마름 침을 꿀꺽 삼키더니 다시 또 전화를 걸어보나 마찬가지다.

그는 의자에 푹 기대어 눈을 감는다. 기다림과의 전투태세이다.

 

빨장의 스포츠카 안. (교차)

운전을 하고 있는 빨장 옆에 앉아있는 소다미는 안절부절이다.

와이퍼가 연신 눈을 닦아내고 있는 전면 유리 외에는 모두 눈으로 덮여 있어 보이지 않는다.

앞에 보이는 전진차량이나 앞에서 마주 오고 있는 차량이나 모두 흰 눈을 흠뻑 뒤집어쓰고 있고 엉금엉금 운행하고 있다.

 

커피숍 내부. (교차)

눈을 감고 있던 이반이 탁자 위의 휴대폰을 들어 시간을 확인한다.

클로즈업 되어 나타나는 액정 화면에는 4시를 가리키고 있다.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고 일어서는 이반.

천천히 입구로 향해 나간다.

 

음식점 앞. (교차)

많은 차들이 세워져 있는 주차장으로 들어서는 빨장의 빨간 스포츠카.

겨우 빈자리를 찾아내어 차를 주차하고 내리는 빨장과 소다미.

소다미의 얼굴은 불만으로 퉁퉁 불어 있다.

그런 것에 전혀 개의하지 않는다는 빨장의 표정.

엉거주춤하는 소다미의 팔을 잡고 음식점 안으로 들어간다.

 

거리. (교차)

함박눈을 그대로 맞으며 복잡한 거리를 걷고 있는 이반.

겨울바람이 거세게 부는 소리.(E)

점퍼의 옷깃을 세우고 눈도 바람도 아랑곳 하지 않고 계속 걸어간다.

 

시외도로. (교차)

빨장의 스포츠카가 서울로 향하여 오고 있다.

함박눈은 끊이지 않고 여전히 내려 도로에 싸이고 있다.

중간 중간 중장비들이 나와서 눈을 치우고 있다.

 

아파트 단지 앞. (교차)

땅거미가 내리기 시작하자 주위가 빠른 속도로 어두워진다.

동시에 거리에 빛나던 불빛이 더욱 화려하게 번진다.

건물 여기저기에는 새해를 축복하는 현수막 장식물이 걸려 있다.

소다미의 아파트 근처까지 걸어온 이반은 온통 눈투성이다.

 

S#67. 소다미 집 부근 공원 / 밤

 

그녀 집 앞의 공원. 이곳도 온통 눈 세상이다.

어둑한 공원을 군데군데 세워져 있는 보안등이 밝혀주고 있다.

보안등 역시 눈을 함박 뒤집어쓰고 있으나 나름 빛을 발하고 있다.

빛이 내리비추고 있어 훤한 부분은 어둠 속에 갇힌 곳보다 더욱 더 새하얗게 빛나고 있다.

이반은 뽀드득 소리를 내며 그들만의 단골자리인 벤치에 간다.

바닥에 수북하게 싸인 눈을 손으로 치우고 앉아 두 손을 점퍼 주머니에 집어넣고 그대로 꼼짝하지 않는다.

어둠이 깊어 갈수록 함박눈은 모든 것을 덮어가고 있고 바람도 거의 불지 않는다. 적막한 설국의 정경 그 자체다.

이반은 내라는 눈을 모두 뒤집어 쓴 채 그대로 앉아있다.

거의 눈사람이 되어 가다시피 하는 순간, 주변나무들이 살짝 흔들리더니 눈이 조금씩 흩날려 떨어지면서 검은 그림자가 나타난다. 소다미다.

그녀는 동상이 되어버린 그의 온 몸을 털어내고 나서는 무릎을 꿇고 앉아 소리 없이 운다.

이반이 일어서서 그녀를 부축해 안는다. 그리고는 그녀의 눈에서 눈물을 닦아준다.

 

이반 (조용한 미소) 쏘냐가 올 줄 알았어. 그러나 쏘냐를 힘들게 하고자 한 것은 아냐.

소다미 (자신의 뺨을 이반의 뺨에 비비며) 미안해요. 나도 아찌가 이럴게 기다릴 줄 알았어요. 다음부터는 조심할게요.

 

그렇게 포옹하고 있는 그들의 주변에 갑자기 불어오는 바람이 눈을 잔뜩 뒤집어쓰고 있던 나뭇가지를 뒤흔든다.

눈이 털려나면서 앙상한 나뭇가지들 모습을 드러낸다.

(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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