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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스토리

하이퍼 스페이스(Hyper Space)를 염두에 두고 하는 얘기? (별의 눈물(제1회))

by 허슬똑띠 2022. 10.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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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별 공주와의 사랑 이야기

 

#. 인트로

 

크고 작은 별들이 수없이 흐트러져있는 우주의 모습이 펼쳐진다. 스크린 왼편에서 천천히 나타나는 작은 파란 지구. 스크린 중앙에 오자, 익스트림 패스트모션으로 확대된다. 동아시아 지형이 나타나는가 싶더니 이내 어둠에 잠긴 대한민국 영토, 곧바로 무수한 불빛이 넓게 터져 오르고 있는 지역의 모습이 이어진다. 정상화면으로 전환되면.. 롱숏으로 보이는 휘황찬란한 서울 도심부의 야간 전경. 서서히 한 빌딩 상단의 전광판이 클로즈업 되면서 화면에 가득 찬다.

 

뉴스가 진행되고 있다. 거대한 성운, 태양, 그리고 지구가 차례로 나타나는 우주공간을 배경으로 여자 앵커가 멘트하고 있다.

 

앵커 오늘 오후 6시경에 지구의 외기권(外氣圈)부근에서 우주쇼가 벌어졌다고 합니다. 천문대에 따르면 순간적으로 파르스름한 빛이 나타났다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고 하는데 무엇 때문에 그런 현상이 나타났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김상범 리포터가 취재했습니다.

 

천문대를 배경으로 남자 리포터의 모습이 나타나고 앵커와 계속 교차한다.

 

리포터 이 현상은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여러 국가에서 관측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에 대한 원인은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태양풍이 지구의 기권에 접근하다가 우주 먼지에 굴절되면서 극지방의 오로라와 같은 현상을 일으킨 것이 아닌가 추측하고 있을 뿐입니다.

앵커 이와 같은 현상이 처음입니까?

리포터 약 1년 전에도 이와 유사한 현상이 나타났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만 그 당시에도 원인은 밝혀내지 못했다고 합니다.

앵커 유에프오 연구단체에서는 이것이 외계 비행체와 관련 있는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입니까?

리포터 미국의 한 유명한 협회에서는 이런 현상이 바로 유에프오가 어떤 방법으로 멀고 먼 우주에서 날아오는 지를 말해주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즉 빛보다 빠른 장치를 이용하여 수천 광년이나 걸리는 우주공간을 일순간에 공간 이동하여 이곳 지구부근에 도착할 때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앵커 과학자들은 이에 대해 어떤 해석을 내리고 있습니까?

리포터 공상소설이나 영화에서 종종 나오는 하이퍼 스페이스(Hyper Space)를 염두에 두고 하는 얘기라면서, 이는 단지 이론이나 상상에 불과한 것일 뿐이지 그렇게 단정 지을 만한 근거는 아니라는 의견입니다.

 

갑자기 전광판이 꺼진다. 줌 아웃 되면.. 다시 롱숏으로 보이는 도심. 모든 건물에서 차례로 불빛이 꺼지기 시작한다. 곧바로 암전되며 그 위에 떠오르는 타이틀.

 

별. 의. 눈. 물

 

#1. 어느 사무실 내부 / 심야

 

암전 상태에서 기묘한 음악이 낮게 흐르고.. 서서히 드러나는 책상, 원탁 테이블, 서류함들의 실루엣. 창문 블라인드의 좁은 공간 사이로 아주 여리게 어리는 빛. 소리 없이 출입문이 열린다. 물 흐르듯 들어오는, 20센티미터 정도 크기의 물체 두 개. 팥알 크기만 한 눈 네 개가 어둠 속에서 약하게 빛을 발하며 두리번거린다. 이와 함께 몸체 한 쪽에서 점멸하는 흐릿한 불빛도 보인다. 사뿐하게 책상위로 튀어 올라 이리저리 둘러보는 두 물체의 실루엣. 잠시 후 책상 앞쪽 아래로 사라진다.

 

장면 전환되면.. 책상 오른 편 아래 서랍에 바싹 붙어 있는 두 개의 실루엣이 보인다. 물체 하나에서 불빛이 조금 전보다 강하게 반응한다. 서랍이 스르르 열린다. 그 안에서 단속적으로 터져 나오는 파르스름한 빛줄기. 하나가 그 안으로 튀어 들어간다. 잠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그대로 나온다. 대화를 하는 것처럼 보이는 두 물체. 소리는 나지 않는다. 다른 하나가 고개를 끄덕이고 나서 손짓을 하자 서랍이 닫힌다. 주저주저하는 모습이 어떻게 하여야 할지 망설이는 듯하다.

 

하나가 다른 하나에게 책상 위를 손짓하는 듯 하더니 다시 책상위로 튀어 올라가는 두 물체. 검은 컴퓨터 모니터 화면 위에 희미하게 어른거리는 두 물체의 실루엣. 하나가 손짓을 하자 본체가 작동한다. 훤하게 밝아지는 모니터 빛에 그들의 모습이 완연히 드러난다. 마치 걸리버 소인국 사람과도 같다. 우주복과 유사한 아주 특이한 복장을 하고 있다. 모니터 화면이 스크린에 꽉 차고.. 낮은 조명이 비추고 있는 어느 가정집의 거실 내부가 나타난다. 아무도 보이지 않고 조용하다. 모니터 화면은 이들의 손짓에 따라 거실 구석구석을 보여준다. TV옆에 놓인 디지털시계가 2시를 가리키고 있다. 유심히 살펴보다가 하나가 고개를 끄덕이자 화면 꺼지며 다시 암전.

 

#2. 경기도 N시 교외 전원주택 외부 / 이른 아침

 

화면 밝아지면.. 스크린을 가득 채우는 연두색 잔디밭. 카메라 팬 하면.. 꽤 넓은 정원을 둘러싼, 1미터 정도 높이의 하얀 철책 담장이 펼쳐진다. 이어서 단층의 전원주택과 건물 옆 주차장에 세워진 승용차 한대가 보인다. 이 때 현관문 열리며 나오는 남자. 30대 중반, 중키의 호리호리한 체격에 넥타이를 매지 않은 양복차림. 철컥 자동으로 잠기는 문소리와 함께 그의 얼굴에서 스톱모션. 화면 아래 부분에 팍팍 뜨는 자막.

 

자막 : 본명 제리상. 통상 줄여서 제리라 부른다. 모 IT기업 전무.

 

스톱모션 풀리면.. 정원을 휘 둘러보며 차로 향하는 제리. 잠시 후 낮은 엔진 소리와 함께 차가 출발하여 대문에 접근한다. 대문이 자동으로 열리며 집 밖으로 화면 전환되면.. 잘 다듬어진 비포장도로가 나타난다. 얼마 동안 달려 나가자 앞에 나타나는 2차선 포장도로. 우회전하여 속도를 내기 시작한다. 화면 롱숏으로 빠지면.. 왕래하는 차량들이 드문드문한 비교적 곧은길이 보이다가 커브길이 나타난다. 잠시 후 커브를 돌아 사라지는 차. 자막이 천천히 떠오른다.

 

자막 : 1년 전

 

#3. 강남의 한 빌딩, 회사 사무실 내부 / 아침

 

넓은 내부 공간을 장식하고 있는 파티션과 책상들.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사무 공간 옆쪽으로 응접실과 방들이 이어져 있다. 천정에 드문드문 형광등이 빛을 발하고 있다. 출입구 유리문 너머로 제리가 나타난다. 문 앞에 서서 보안체크기에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듯 보인다. 곧바로 문이 열리며 제리가 들어선다. 안으로 살짝 열려있는 방문 사이로 얼굴을 빼꼼 내미는 20대 중반의 여직원.

 

제리 좋은 아침! 오늘도 일찍 나오셨네!

여직원 안녕하세요? 전무님.

 

제리가 자기 방으로 향하는 데 여직원이 안으로 들어가려다 도로 나온다.

 

여직원 참, 사장님은 좀 늦으신다고 했어요. 7시에 킬리만자로호텔인가.. 거기에서 중요한 손님과 조찬 약속이 있답니다.

제리 그래? 어젠 아무 얘기 없었는데..

여직원 방금 전화 왔었어요. 어제 밤 갑자기 약속이 되셨다 하네요.

 

대꾸 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자기 방으로 향한다. 그의 얼굴에 피어나는 씁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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