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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스토리

텔레파시 동조라~ 햐, 가슴에 딱 와 닿는 말이네요. (별의 눈물(제11회))

by 허슬똑띠 2022. 1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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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별 공주와의 사랑 이야기

 

#31. 차 내부, 외부 / 오후

 

마치 연인과 드라이브하는 듯 기분을 내며 운전하고 있는 제리. 조수석에 앉아 있는 해조에겐 포만감이 그득하다.

 

해조 맛있어서 내키는 대로 먹었더니.. 이러다가 살찌겠어요.

제리 아무리 봐도 살찔 체질은 아닌데, 괜한 걱정하네요.

해조 (입을 삐죽) 사장님은 뭐든 다 좋게 좋게만 얘기하니 못~~~믿겠어요.

제리 하하.. 이거 큰일 인데. 어떻게 해야 해조씨를 믿게 하나?

해조 가끔 핀잔도 주시고 맘에 안 들면 안 든다 하고 좀 그러셔요.

제리 그럴 기회를 줘야 말이지요. (싱글싱글) 봐요! 오늘도 우리 해조씨 덕분에 또 큰 건수 하나 올렸잖아요? 그러니 내가 타박할 수 있나?

해조 또 그러신다~~ 그게 어디 저 혼자 때문이었나요, 뭐?

제리 (슬쩍 말 돌려) 근데 궁금하지 않아요? 어디로, 왜 가는 건지?

해조 다 이유가 있는데 괜히 이것저것 물어보면서 귀찮게 굴 필욘 없겠죠?

제리 이럴 때 보면 완전 도사 같아..

해조 해조도사~~ 아 그것도 괜찮네요. (아양 떨 듯) 그쵸?

제리 (빙긋) 알았어요! 앞으론 해조도사님이라 부를게요.

해조 깔깔.. 그러다가 사람들이 도사는~~ (굵은 음성) 무슨 말라깽이 같은 도사냐~ (본래 음성) 이럴 것 같은데요?

제리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후후.. 그렇담 이렇게 단 둘이 있을 때만 그럴 테니 걱정 붙들어 매두사이다.

 

제리의 시점. 왕복 4차선 도로가 2차선으로 좁아지는데.. 반대편 차선 쪽 거리가 꽤 떨어진 곳에서 달려오는 트럭이 보이고.. 바로 그 뒤로 정신없이 바싹 트럭을 뒤 쫓아 오며 빵빵대는 승용차가 얼핏 눈에 띤다. 그 때 제리 앞을 달리던 차가 속도를 높이자 간격이 벌어진다. 순간 앞차를 추월하기 위해 잽싸게 그 사이로 들어오는 승용차. 동시에 해조가 뒤돌아본다. 그녀의 시점으로.. 제리의 차에 바로 붙어 따라오는 차들이 보인다. 끼이익~ 트럭이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는 날카로운 소리가 울려 퍼진다. 제리가 기겁하여 급정지 하려고 하나 브레이크가 전혀 말을 듣지 않는 듯 어쩔 줄 몰라 한다. 해조는 전혀 놀라지 않고 태연하다.

 

차 외부로 장면 바뀌며 슬로모션으로 펼쳐지는 모습. 제리차와 거의 충돌 일보직전에 반대 편 차선으로 튀어 오르며 급선회하는 승용차. 붕~ 날라서 건너편 밭에 쿵 하고 떨어진다. 길게 타이어 자국을 남기며 그대로 전진하다 둑길에 부딪치고 나서 겨우 멈춘다. 슬로모션 풀리면.. 그제야 제리의 차가 멈춘다. 가슴을 쓸어내리며 휴~ 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해조가 괜찮은지 바라보는데 아무렇지 않다는 듯 싱끗 웃는다. 함께 싱끗 하면서도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제리. 차에서 내려 그 승용차를 바라본다.

 

제리 (갸웃) 내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네. 어떻게 저리 날아갈 수 있다냐?

 

어느 틈에 옆으로 다가온 해조 역시 놀랍다는 표정 짓는데 부러 그런 인상이다.

 

해조 대~단한 묘기였네요!

제리 묘기? 정말 저들이 그런 묘기를 부렸을까?

해조 그런데 별 수 없네요. 나쁜 짓 하니 저렇게 벌 받지요.

제리 (해조를 멀뚱히 바라보며) 나쁜 짓? 벌 받은 거라고?

 

다른 차에서도 사람들이 내려 사고 난 차로 슬금슬금 접근한다. 그것을 보고 제리도 해조의 말을 확인해보고자 나서려는데, 앞과 뒤 편 멀리에서 들려오는 경찰 사이렌 소리. 사람들이 도로 차에 타고 길을 비켜준다. 잠시 후 부근에 도착한 경찰차에서 경찰관들이 뛰쳐나온다. 그 모습을 보다가 해조를 바라보며 황당해 하는 제리.

 

제리 정말인가 본데? 희한하네. 해조씨는 저걸 어떻게 알았지요?

해조 (빙긋) 그냥 감이죠. 이제 우리 갈 길을 가시지요.

 

해조가 별로 관심 없어 하며 차에 오른다. 계속 풀리지 않은 의문을 잠재운 채 '감이라' 중얼거리며 차에 오르는 제리.

 

#32. 경기도 H시 교외

 

따가운 햇살이 쏟아지고 있다. 숲이 우거진 낮은 산자락이 주위를 감싸고 있는 지역. 지은 지 얼마 안 되어 보이는 제법 큰 2층 건물이 들어서 있고 그 뒤편으로는 넓은 공지가 자리하고 있다. 부동산 사무실 사람을 앞세워 건물에서 나오는 제리와 해조. 이제는 주변을 걸으며 살펴본다. 해조가 받쳐 든 양산이 두 사람에게 그늘을 만든다. 해조가 손부채를 부치면서 제리에게도 부쳐준다. 손수건으로 땀을 닦던 제리가 그녀를 바라보며 미소 짓는다.

 

부동산 어떠신가요? 준공 떨어지고 나서 얼마 안 돼 급매물로 나온 거라.. 보신대로 아주 말짱합니다.

제리 (해조 바라보며) 연구소 자리로는 아주 적당한 것 같은데.. 해조씨 보기엔 어때요?

해조 네. 사무실에서도 거리가 그리 멀지도 않고.. 우리가 필요로 하는 적절한 규모로도 보이고.. 참 괜찮은 것 같아요.

제리 (부동산으로 고개 돌리며) 좋습니다. 가격도 비교적 싸고.. 그런데 이렇게 나온 걸 보면 무슨 사연이 있을 듯 한데..

부동산 건물이 완공되자마자 부도를 아주 크게 맞았나 봅니다.

제리 사업하는 사람입장에서 참 안 됐네요.

부동산 (웃으며) 부동산이란 다 임자가 있다고 하지 않습니까? 우리 사장님에게 돌아갈 운명이었다~ 좋게 생각하세요.

제리 알겠습니다. (해조 바라보며) 지금 계약서 작성해도 되겠지요?

해조 (선뜻) 그러세요.

 

잠시 후 부동산 사람이 떠나간다.

 

제리 난 너무 놀랐어요. 어떻게 이곳에 대해 알고는 그렇게도 완벽하게 조사해 놓았는지.. 하기야 해조씨가 한두 번 그런 건 아니니까, 별로 놀 날 일도 아니기는 하지만.

해조 전 그저 사장님의 눈빛으로 나름 추측해본 건데.

제리 하하.. 해조씨가 수시로 내 맘 속을 들어왔다 가는 것 같아 겁나네요.

해조 호호.. 전혀 겁나는 표정 아니신데요? 혹시.. 사장님과 나의 주파수가 딱 맞는 건 아닐까요? 그래서 자주 텔레파시 동조가 일어나는 거겠죠.

제리 텔레파시 동조라.. 햐~ 가슴에 딱 와 닿는 말이네.

 

싱글싱글 웃으며 그 자리를 떠나는 제리의 발걸음은 아주 경쾌해 보인다. 차를 세워둔 부근의 작은 가게 앞에 멈춘다. 제리가 해조에게 앞에 놓여있는 평상을 가리키며 가게 안으로 들어간다. 해조가 나무그늘이 져있는 자리에 앉아 부채질을 하며 기다린다. 가게에서 나온 제리가 음료수를 건네며 해조 옆에 앉는다.

 

제리 전에 다니던 회사를 떠나기 전 나름 검토를 많이 해봤더랬지요. 그러다가 호영이한테 '알 바이오 그라'얘길 듣고 반짝 떠오른 게 있었어요.

해조 그게 바로 소닉 블룸(Sonic Bloom)과 관련 된 것이었군요.

제리 맞아요. 농업진흥청에서 개발을 추진한다는 '녹색그린음악농법'이라는 거였어요.

해조 이미 '그린 음악'이라 해서 특허를 받은 것도 있다던데..

제리 해조씨도 잘 알고 있네요. 그것보다.. 오히려 난 거기에서 힌트를 얻은 셈이죠. 식물세포의 활동을 엄청 촉진시켜 주는 '알 바이오 그라'와 궁합이 잘 맞는.. 새로운 형태의 소닉 블룸.

 

이때 화면 위로 자막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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