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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스토리

매스컴에서는 티토노스에 비유하여『티토좀비』라 칭했다. (DH바이러스(제13회))

by 허슬똑띠 2022. 1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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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힘들어 지는 좀비들과의 싸움

 

7(계속)

두 사람은 경찰특공대의 좀비환자 추적팀을 쫓아다니며 우선적으로 요양원의 경비원을 찾았다. 요행히도 겨우 한 명을 잡을 수 있었다. 그에게 마약을 미끼로 약을 제조하는 기지에 대해서 캐보았다. 허사였다. 위장요양원의 경비원들은 약을 제조하는 아지트가 어디에 있는지를 몰랐다. 필요시 중간 보스에게 요청해서 그곳으로부터 약품을 공급 받으면 이를 납치해온 노숙자들에게 투약하거나 진통제를 나누어주는 일만 했을 뿐이다. 이조직의 우두머리는 조직전체가 한꺼번에 위험에 노출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단위 조직별로 일종의 방화벽을 구축하는 관리 방법을 쓰는 듯 했다. 그만큼 영리하기 짝이 없었다.

시간이 흐르자 리더라는 인물의 지휘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던 이들은 진통제의 공급이 달리자 개별 행동이 잦아진 것으로 추측됐다. 고통 해소를 위한 마약 구입자금을 마련하려는 것으로 보이는 도둑질과 강도짓이 심심치 않게 보고되었던 것이다. 이에 따라 이들에 대한 수색작전의 성과가 오르기 시작했다. 이런 소용돌이 속에 고통을 해소하지 못한 좀비환자들 중에서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고 절망하여 스스로 자살을 시도하는 존재들이 나타났다. 수용소에서 목격한 바는 있지만 고통은 그 당시를 잊게 만들었던 것이다. 독약을 마시거나 목을 매달아보기도 하고 분신까지 시도했지만 모두 허사였다. 이들의 자살 시도를 발견하여 보도한 매스컴에서는 티토노스에 비유하여『티토좀비』라 칭했다. 또한 불사약을 먹으면 체내에 조성되는 불사인자를 박단미의 말을 인용하여『DH바이러스』라 명명하기도 했다.

 

티토좀비 사태로 코너에 몰린 경찰은 악랄한 범죄의 효과적인 수사를 위하여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했다. 마고도와 오장석도 이곳으로 파견되어 지금까지 수사해온 과정과 이익용 등을 추적해서 얻은 성과 등을 보고했다. 수사본부는 노숙자 수용소 건으로도 드러나지 않은 조직의 실체와 우두머리 소재 파악을 최우선 순위로 삼고 수사 인원의 대부분을 이 방향으로 투입했다.

그 사이에 오회장이 급사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후에 진초희에게 들은 바로는 유리배의 행방불명이 장기화되자 갈수록 초췌해갔고 진초희에게도 평소 보였던 따스한 미소와 다정한 몸짓을 거의 보이지 않았다. 나날이 건강상태가 급격하게 나빠진 상황에서 티토좀비소식을 듣자 불로장생의 꿈이 완전히 물거품이 됐다하여 극심한 충격을 받았던 것 같았다. 달리 생각하면 유리배의 손에서 그 기술이 벗어났기 때문에 오회장이 화를 입지 않은 셈이었다. 이것도 진초희에게는 천만다행이지 않은가. 이따위 비약을 세상에 나오도록 한 장본인이 이를 수습하지 못한 채 먼저 이승을 하직했다 해서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었다.

 

범죄 수사와는 별도로 티토좀비들의 추적, 생포 작전이 지속적으로 시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사태는 쉽게 진정되지 않은 채 새로운 사태가 발생했다. 한 청년이 울면서 경찰서에 찾아와 동네의 편의점을 고소했다. 그곳에서 생수를 사 마시고 난 후 불사약을 복용한 뒤에 나타나는 증세를 겪었다는 것이다. 티토좀비가 되었다는 것은 심하게 상처가 난 뒤에 자연 치유가 되는 상태로 입증되었다. 경찰은 청년을 비상진료팀으로 보내는 한편 해당 편의점으로 달려갔다. 가게 주인을 불러 설명한 뒤 그곳에 진열되어 있는 각종 음료수는 모두 수거하여 곧바로 도착한 트럭에 옮겨 실었다. 가게는 잠정적으로 영업중단 조치되었다.

경찰은 청년이 구입했다는 날의 편의점 CCTV를 확인해보았으나 특별한 것은 보이지 않았다. 다만 한 가지 수상쩍은 것이 있었다. 청년이 생수를 구입하기 전 30분 전에 들어온 40대 남자의 행동이었다. 그는 편의점에 들어오자마자 음료수 냉장저장고로 곧장 갔다. 생수병 2개를 꺼내 가방에 넣었다가 도로 꺼내 안에 들여놓았다. 화면을 반복적으로 들여다보던 조사관이 “바로 저거다.”하고 소리쳤다. 그는 생수병을 사려다 그만 둔 것이 아니었다. 그가 꺼낸 생수병의 포장지가 달랐다. 즉 생수병을 바꿔치기 한 것이다. CCTV에 나타난 사내의 몽타주를 배포하고 현상 수배하였으나 오리무중이었다.

 

비상진료팀은 서둘러서 이 청년을 정밀 검진해 보았다. 예상한대로 불사 바이러스 성분이 검출되었다. 경찰은 티토좀비 중에서 불사약을 챙겨 가지고 있던 존재의 행위일 것으로 추정했다. 이들은 사전에 구입한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생수나 음료수병에 약을 주사기로 슬며시 주입한 한 뒤 슬쩍 바꿔치기 한 것이다. 그들이 다짐했던 복수의 대상이 마구잡이식이 된 셈이었으나 곤혹스럽게 좀비환자들이 들고 다니는 불사약의 양이 얼마인지 전혀 알 길이 없었다. 발칵 뒤집혀진 관계 당국은 일차적으로 모든 매장에 공급되어 판매중인 음료수에 대해 판매중단 조치를 내렸다. 음료생산업체에게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음료수 공급 잠정 중단 조치가 이어졌다. 모든 관계 공무원들을 동원하여 전국적으로 물건들을 수거했다. 환수 조치되는 물건은 환불하도록 했다. 전국지역 곳곳에 설치된 검사장으로 보내진 음료수에 대한 성분분석이 계속되었다.

 

의외로 많은 물량의 음료수병에서 불사약 성분이 검출되었다. 다만 수거 전에 그 성분이 들어있던 음료수가 과연 얼마나 일반인들 손에 들어갔을 지는 아무도 몰랐다. 당국은 그 후로 자진 신고자가 없어 감염된 사람이 없을 것이라 안심했지만 이것은 오판이었다. 후에 간접 확인한 바로는 이를 마시고 티토좀비가 된 사람은 거의 젊은 층이었으나 자진 신고하지 않았고 수자도 상당수가 되는 것으로 보였다. 이외에 인터넷이나 SNS 등을 통해 스스로 티토좀비를 원하는 사람들을 모집하는 글들이 수시로 올라왔는데 자발적 좀비들이 생겨나고 있는 것으로 추측은 되었지만 당국이 완전히 봉쇄하기 전까지 그 수가 얼마나 될지는 파악하기 쉽지 않았다.

대통령의 특별담화가 발표되었다. 초․중․고등학교에 무기한 휴교령을 내렸다.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하고 외출 시에는 항상 여러 사람이 함께 동행 하는 등 최대한의 주의를 기우리도록 당부했다. 졸지에 억울한 병에 걸린 사람들의 빠른 회복을 위해서라도 이를 치료할 수 있는 약을 신속하게 개발할 것을 약속했다. 또한 감염환자들의 실상에 대해 실례를 곁들여가며 호기심 때문에 스스로 좀비환자가 되는 어리석은 우를 범하지 말도록 신신당부했다. 마지막으로 환자들에게는 꼭 치료될 것이므로 차분하게 특별히 준비한 비상진료소에서 응급조치를 받으며 기다려줄 것을 간절히 호소한다고 했다.

 

구구절절한 호소는 좀비환자들에게 전혀 먹혀들지 않았고 그들의 공격은 계속되었다. 따라서 피해가 확산되지 않도록 하려면 무엇보다도 티토좀비들을 치료보호소로 보내야 하나 스스로 노출되는 존재들 외에는 정확한 소재파악이 쉽지 않았다. 방법을 강구하던 중 한 지휘관이 묘안을 냈다. 유인책을 쓰자는 것이다. 수용소에서 이들에게 진정제라고 제공했던 것은 변형마약이었음이 밝혀졌는데 이들은 마약을 공급받지 못하면 고통을 감내하기 어려운 약점이 있다. 설상가상 이것을 구할 수 있는 방법도 단절되다시피 한 상황이다. 겁이 난 마약유통 판매조직원들은 좀비들을 상대하려 하지 않았다. 많은 돈을 준다 해도 허사였다. 마약 성분이 들어 있는 약품들도 철저히 관리하도록 조치했기 때문에 마약류에 접근하기는 불가능했다.

이런 약점을 이용한 유인작전이 시행되었다. 마약을 팔겠다는 제보를 은밀하게 퍼뜨렸다. 이들을 유인하는 것이 우선적인 목표지만 고통을 완화시켜 주면 다루기가 쉬어질 것이라는 점도 계산에 넣은 것이다. 처음에는 이것이 덫일 수도 있다는 약삭빠른 존재들의 제지로 접근해 오는 좀비들이 거의 없다가 일거에 무너지기 시작했다. 바로 눈앞에 보이는 마약의 유혹을 이겨내기에는 육신의 고통은 말할 것도 없고 심적인 고통이 너무도 컸던 것이다. 줄줄이 판매처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철문가운데 난 조그마한 구멍을 통해 주사기와 실제 마약을 제공했다. 돈을 내지 않아도 제공했다. 이들은 받아드는 즉시 주사기로 마약을 주입하였다. 고통이 갈아 앉으면서 모처럼 만의 평화를 음미하는 것 같았다. 이 때 중무장한 경찰특공대가 한 사람당 5명씩 달려들어 입부터 막고 움직이지 못하도록 단단히 묶었다. 이런 방법으로 상당수의 좀비환자들을 치료감호소로 호송할 수 있었다.

이 작전에도 말려들지 않고 끈기 있게 숨어있던 좀비들은 더욱 공격적으로 변해갔다. 대담하게도 경비가 느슨한,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장소에 불시에 떼 지어 나타나 공격하고 달아나고는 했다. 신속히 철도역이나 버스 터미널 같은 주요 교통이용시설 및 지하철 등에 대한 경계인원을 대폭 증강시켰다. 경계 병력이 배치되지 않은 곳과 순찰이 취약한 지역에서는 가능한 한 실외활동을 자제하도록 했다. 위험지역으로 분류된 곳은 잠정적으로 외출과 통행이 금지되었다.

이어서 잔유 좀비들에 대한 주도면밀한 수색이 시작되었는데 이에 대처하기 위하여 이들은 불사라는 점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젊은 티토좀비들이 주축이 되어 그들만의 특이한 신호를 통해 20명에서 30명 정도의 인원이 모아지면 추적하는 병력들을 역습하기 일쑤였다. 병사들은 완전무장을 헸지만 인정사정없이 물어뜯는 바람에 겁에 질리기 시작했다. 무차별 사격을 가하여 우선 저지는 했으나 이들을 호송하려하면 다시 벌떡 일어나 달려드니 공포에 질려 후퇴할 도리밖에 없었다. 이렇게 역으로 그들에게 쫓기는 웃기지도 않는 상황이 종종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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