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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스토리

참, 희한하네! 마치 모든 걸 다 알고 있는 것 같잖아? 별의 눈물(제13회))

by 허슬똑띠 2022.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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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별 공주와의 사랑 이야기

 

#37. 거리, 커피숍 내부

 

술집을 나온 직원들. 상기된 얼굴로 서로 손을 흔들다가 각자 흩어진다. 해조도 가려는데 정팀장이 그녀를 잡는다.

정팀장 실장님! 제가 모셔다 드릴 게요.

해조 걱정하지 마세요. 저 혼자 갈게요.

정팀장 그러면 잠시 시간 좀 내주시겠어요?

해조 (선뜻) 그래요. (좀 떨어진 곳의 커피숍을 가리키며) 저 커피숍에서 차 한잔하고 갈까요?

 

이 말과 함께 앞장서서 커피숍으로 향하는 해조. 정팀장도 부리나케 뒤쫓아 간다. 커피숍 내부로 장면 전환되면.. 자리에 앉아 주문한 커피를 앞에 두고도 커피는 입에 댈 생각조차 하지 않은 채 머뭇거리기만 하는 정팀장.

 

(장면 교차)

친구들과 함께 음식점에서 나오는 제리. 각자 갈 길을 가기 전 마무리 하느라 얘기하면서 잠시 서성인다. 그 때 제리가 무슨 느낌이 왔는지 흠칫하며 얼핏 커피숍으로 시선을 돌린다. 그의 시점으로 보이는.. 웃으며 다정스럽게 대화를 나누고 있는 듯한 해조의 모습. 맞은 편에는 남자가 등을 돌리고 앉아 있다. 보통 사이가 아닌 듯 보인다. 깜짝 놀라 한 친구 뒤로 가서 자신을 가린다. 잠시 후 서로 작별의 손짓과 함께 흩어져 가는 친구들을 바라보며 주춤거리는 제리. 이내 고개를 젓고 마침 빈 차로 오는 택시를 잡아 탄다.

 

(시간 경과)

제리가 택시를 타고 떠난 뒤 얼마 후 커피숍을 나서는 두 사람. 해조가 정팀장을 다독거리는 모습. 그러나 그의 얼굴은 쓰디 쓴 약초를 들이킨 표정이다. 해조가 손짓을 하며 떠나가자 거의 울상이 된다. 그 자리에서 그녀가 완전히 보이지 않을 때까지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본다.

 

#38. 택시 내부

 

스쳐 지나는 밤거리의 불빛을 무심히 바라보고 있는 제리. 순간 화면 디졸브 되면.. 차창에 어른거리는 해조의 얼굴. 제리가 깜짝 놀라자, 이내 사라지고 다시 디졸브 되면.. 남혜미의 얼굴이 어른거리다 사라진다. 고개를 내젓는다.

 

(플래시 백)

사람들이 드문드문한 커피숍에 심각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남혜미. 제리가 헐레벌떡 상기된 얼굴로 들어와 마주 앉는다.

 

제리 무슨 일 있어?

혜미 ..

제리 갑자기 왜 그래?

혜미 죄송해요.

제리 뜬금 없이 죄송하다니?

혜미 우리 모든 걸 없었던 일로 해요.

제리 (멍해지는) ..

혜미 다시 부모님이 반대하셔서.. 도저히 견딜 수가 없네요.

제리 (어처구니 없어) 벌써 허락을 다 받아 놓았던 건데, 새삼스럽게 이제 와서 다시 또..

혜미 그게..

제리 (심각) 단지 그것 뿐만은 아닌 것 같은데..

혜미 아니에요.

제리 (심기 불편한 어투) 최근 떠도는 얘기가 전혀 근거가 없었던 건 아니었어.

혜미 오해하지는 마세요.

제리 (단호한) 알았어!

 

그대로 일어서서 나가는 제리.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혜미의 표정에는, 아까 같지 않게 해결했다는 듯한 밋밋하면서도 희미한 미소가 어린다.

 

(다시 택시 안)

휴대전화가 울린다. 흠칫 놀라면서도 기대에 찬 표정으로 전화기를 꺼내 드는 제리의 모습이 클로즈업 되고..

 

#39. 밤거리

 

길거리에 서서 휴대폰으로 전화를 거는 해조의 얼굴이 오버랩 되어 나타난다. 장난기가 잔뜩 어리어 있다.

 

해조 재미있게 놀다가 잘 들어가셨어요?

제리 (F) (덤덤하게) 아니.. 이제 들어가고 있어요. 그런데 어쩐 일로..

해조 어째 기운이 없으신 것 같다? 저도 아직 안 들어갔는데 뭔 일 있었어요?

제리 (F) 아니요. (모르는 척) 여태 뭐하고 있었어요? 해조씨야 말로 무슨 일 있었어요?

해조 (장난기) 누가 은근히 저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하네요.

제리 (F) (당혹감 누르며) 응~ 데이트하고 있었구나?

해조 깔깔깔.. 데이트요? 글쎄요?

제리 (F) 왜요? 좋은 일 아닌가요?

해조 헤헤.. 별로요.

제리 (F) 거 참 이상하네? 여태 쭉 만나던 사람 아니었어요?

해조 (장난기) 그러긴 하죠. 허지만 사장님은 뭐 그러시지 않나요?

제리 (F) (헷갈리는 듯) 나도? 하긴 그런 셈이긴 하네..

해조 깔깔깔.. 제가 이런 말해서 기분 안 좋으시지요?

제리 (F) (당황) 아.. 아니 그보다도.. 해조씨가 좋은 사람 만나는 게.. 기분 나쁠 게 뭐 있겠어요?

해조 (진지) 그래 말하셔도.. 저 사장님 기분 잘 알아요. 기분 푸시고 조심해서 들어가세요.

제리 (F) 그럼 그 사람은?

해조 깔깔깔..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된답니다.

 

(플래시 백)

 

정팀장 저, 실장님은 왜 여태 결혼 안 하고 계세요?

해조 (웃음) 때가 안 돼서 그렇죠, 뭐.

정팀장 얼굴도 아름다우시고 마음씨도 고우신데..

해조 그렇게 봐주셔서 고마워요. 그러나 그거 하고 별개인 것 같네요.

정팀장 실장님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 지금껏 용기를 못 내고 있었는데.. 저.. 사실 실장님을 좋아하고 있거든요.

해조 (무척 놀라는 듯) 어머! 이걸 어쩌죠?

정팀장 (실망스러워) 왜요? 사귀는 분이 계신가요?

해조 그게 아니고요, 중요한 이유가 있어요.

정팀장 (놀란 표정) 무슨 이윤데요?

해조 정팀장께서는 2대 독자 이시잖아요?

정팀장 그거 하고 뭔 상관 있나요? 독자라서 싫으신가요?

해조 그런 것 때문이 아니라.. (귓속말 하듯) 저 사실 석녀예요.

정팀장 (당황) 예?

 

정팀장이 말을 잃고 민망해서 시선 둘 곳을 몰라 한다. 잠시 썰렁해지는 분위기. 해조가 부드럽게 달래면서 일어서도록 한다.

 

(다시 길거리)

해조가 통화를 끝낸 뒤 미소를 그득 머금고 총총히 사라져 간다. 화면 바뀌면.. 택시에 앉아 있는 제리의 얼굴이 나타난다. '참, 희한하네! 마치 모든 걸 다 알고 있는 것 같잖아?' 놀라 중얼거리면서도 흐뭇한 미소가 흘러넘치고 생기가 팍팍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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